장애인 고용 사회적기업 대표, 무주군청 앞에서 5일 단식 투쟁...왜, 무슨 일 때문에?

[단박 인터뷰] 조명기구 생산 무주군 사회적기업 신대상 대표

2022-08-05     박주현 기자
 8월 2일부터 무주군청 앞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한 사회적기업 대표 신대상 씨.

35도의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 쬐는 8월 2일부터 무주군청 앞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한 신대상(48) 씨는 무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무주 토박이자 조명기구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의 대표다. 

그런 그가 6일 오전까지 닷새 째 군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인 이유는 뭘까? 제보를 받고 그와 전화와 카톡 등으로 인터뷰를 시도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유일한 조명기구 생산 사회적기업이지만 다른 기업에 일감 몰아줘...'소외'”

왜 단식 농성을 하는가?

"4년 전인 2018년 무주군청으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의 혜택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장애인들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는데도 무주군은 처음 약속과 달리 혜택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로를 말해도 도무지 들어주지 않는다. 무주군은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보다 어디에 투자하는지 모르는 기업에게 오히려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소외되고 있는 것에 화가 나서 단식 농성을 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산하며, 직원은 몇 명인가? 

"전기 조명기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업체다. 예비 사회적기업인으로 장애인을 고용하여 운영하고 있는 업체로 4년 전에는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 5명, 기술자(직원) 3명 등 9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뒤따르면서 장애인 5명을 포함해 기술자 1명 등 6명으로 인원이 줄었다." 

신대상 대표가 단식 농성장에 내 건 호소문 표지판. 

무주군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고 싶어 단식까지 하게 된 것인가? 

"4년 전 무주군청으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의 혜택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그간 9억여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사회적기업의 육성 목적은 '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 도모와 취약 계층 및 지역주민에게 안정적 일자리 제공, 국가가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 절감 등에 있다'고 당시 들었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에 대해 지자체는 ‘우선 구매를 통한 영업망 확장’, ‘관공서 영업망으로 안정된 회사 운영’, ‘수익 환원을 통한 지역주민과 화합’, ‘수익의 70% 사회 환원’ 등을 유도하며 지역에서 인력 고용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함에도 무주군은 지역의 사회적 기업보다는 다른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점을 시정하도록 건의하고 애로를 말해 왔지만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사회적기업 인정 후 연간 5천만원 가량 지원...인건비도 안 돼” 

무주군에 투자하는 기업보다 어디에 투자하는지 모르는 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들이며 어떻게 차별을 받는다는 것인지? 

"2020년 무주군으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후로 군에서 지원(발주) 받은 계약 금액은 연 평균 5천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직원들 인건비도 되지 않는다. 다른 비 사회적기업이나 외지업체들의 발주 물량과 금액의 10%에도 못 미친다. 수억 원을 투자하고도 별 혜택도 없어서 무주군청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목적과 우선 지원 약속 등의 취지를 제기하면 담당 부서에서는 ‘일감을 안 준다고 떼를 쓴다’고만 말한다."  

조명기구를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이 지역에 몇 군데나 되는가? 

"무주와 진안, 장수를 포함해 우리 회사 단 한 군데 밖에 없다." 

다른 업체들이 수주한 금액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3년 동안 25억원에서 30억원 사이로 알고 있다." 

무주군에선 매년 반딧불이축제를 하고 있는데, 조명기구의 수요가 많이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적기업은 그와 무관하다."

무주군 관내에 사회적기업은 몇 개나 있는지?

"5-6개 정도로 알고 있다." 

다른 사회적기업들도 어려움이 많은지? 

"주로 농업분야의 사회적기업이 많다. 인력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어서 1-2명이 운영하는 곳도 있다. 대부분 인건비와 시설비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주군은 '사회적기업 인증서 있다고 무조건 특혜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무주군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신 대표.

장애인들을 비교적 많이 고용하고 있는데 다른 곳과 지원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사회적기업 인증서로 무조건 특혜를 줄 수 없다는 게 군청의 입장이다. 최근 3년 동안 군청으로부터 지원(발주) 받은 금액은 1억 4천여만원이다. 그러나 인건비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심정이 어떤가? 

"무주군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좀 더 나은 지원 조건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싶다." 

오늘(6일) 오전에 군수와 면담을 요청했다고 들었는데. 

"단식 농성 닷새 만인 오늘 오전에 군수가 잠깐 들렀다. 바쁘다며 9월 5일에서 7일 사이에 면담 일정을 잡아 다시 하기로 했다." 

군수에게 어떤 내용을 얘기하고 싶은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좀 더 확대해 달라고 할 것이다. 특히 지역의 장애인 근로자들이 불안한 고용에서 벗어나 좀 더 나아지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 보기 위한 방안과 대책을 요구할 생각이다."

“9월 초 군수와 면담 가진 후 다시 단식 농성 재개 여부 결정할 것”

왜 이달 중에 면담을 하지 않고 9월 초에 일정을 잡았는가?

"무주군은 반딧불이축제가 해마다 큰 행사이다 보니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예정된 축제 기한을 피해 일정을 잡은 것이다."

단식 투쟁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일단 오늘까지 하고 군수가 면담을 허락했으니, 면담 결과를 보면서 다시 단식 투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반딧불이축제에 조명기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혹시 올해 행사에는 참여하는지? 

"우리 회사가 조명기구를 생산하는 지역 내 유일한 사회적기업이지만 전혀 무관하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