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식 남원시장 ‘대학 졸업’ 왜 명확히 못 밝히나?...‘허위학력 의혹’ 경찰 조사 심상치 않다

[뉴스 큐레이션] 2022년 8월 3일

2022-08-03     박주현 기자
남원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시장이 걸어온 길'(캡쳐)

‘원광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소방학 박사)’

남원시청 홈페이지 ‘열린 시장실’에 공개된 최경식 시장의 학력이다. 다른 자치단체장들과는 달리 고교나 대학 졸업 내역은 없고 대학원 졸업 내역만 공개해 놓고 있다.

최경식 시장, 선거 후에도 허위학력 의혹 여전...대학 졸업 내역 ‘두루뭉술’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대학 졸업 허위학력 기재 논란이 불거져 경찰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도 최 시장의 최종 대학 졸업에 관해서는 선거가 끝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KBS전주총국 8월 2일 뉴스(화면 캡처)

앞서 지방선거 기간인 지난 5월 24일 KBS전주방송총국이 개최한 남원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무소속 윤승호 후보는 현 시장인 당시 민주당 최경식 후보를 상대로 학력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혹이 커졌다. 

이날 방송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최 후보에게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이 맞냐?“고 묻자 최 시장의 답변은 명료하지 않았다. 그러자 윤 후보는 “한양대를 졸업한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동문 인명록에도 없다고 하는데, 몇 학번이며 어디 캠퍼스를 나왔느냐?”고 재차 묻자 최 후보는 "요즘 선거법은 학력위조면 선거할 필요도 없다. 그냥 아웃된다”고 어물쩍 받아넘겼다.

그러면서 "학력과 관련해 선관위에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허위학력 밝혀질 경우 시장직 상실 우려...11년 전 혼란 재연될 수도 

JTV 8월 2일 뉴스(화면 캡처)

최 시장의 허위학력 의혹과 논란은 결국 선거 이후 고발사태로 이어져 사법당국에 의해 진위가 가려지게 됐다. 자칫 허위학력으로 밝혀질 경우 남원시는 11년 전 뼈아픈 '시장 중도 낙마' 사례를 또다시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남원시에선 지난 2011년 6월 9일 윤승호 당시 남원시장이 허위사실 유포로 시장직 상실과 함께 시장 선거를 중도에 다시 치른 사례가 있다. 최 시장의 허위학력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에 대해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일 오후 1시 30분께 당사자인 최 시장을 직접 불러 조사했다. 

최 시장의 허위학력 쟁점은 한양대학교 졸업장 여부와 원광대학교 소방학 박사 등 2가지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시장은 언론에 보도자료를 통해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이라고 표기했지만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실제로는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의 학점 이수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은 평생교육원으로 불리는 학점은행제 교육훈련기관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시행하는 학점 이수와 학위 취득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다. 

경찰 ‘한양대 졸업’ 보도자료, ‘소방행정학 박사’ 표기 등 중점 조사 

경찰은 한양대 측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확보해 최 시장이 '한양대 졸업'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것과 관련해 언론계 인사의 참고인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최 시장이 소방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놓고 소방행정학 또는 행정학 박사로 표기한 점도 허위학력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법리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장은 선거 기간에 '소방학 박사' 학위를 유권자 등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행정학 박사', '소방 행정학 박사' 등 3개를 혼용해 선관위로부터 지난 5월 31일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을 목적으로 학력을 포함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볍게 넘길 사안 아님에도 명료한 해명 부족” 

최 시장은 “고의성이 없었다”며 이날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시장직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 시장은 명확한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잇단 의혹 제기에도 답변을 회피하면서 논란만 키운 최 시장은 이날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야 처음으로 언론에 입장을 밝혔지만 이 역시 명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 시장은 이날 경찰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학력 기재에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던 데 대해서는 그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수사기관에 충분히 조사에 응했으니까 뭔가 좋은 판단이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최 시장에 대한 허위학력 부분의 조사와 법리 검토를 마무리 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