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홈에서 제주에 1:0 승리... 최근 8경기 6승 2무 '리그 2위' 유지
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7월 30일 토요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와 제주유나이티드가 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맞붙었다. 일진일퇴. 양 팀은 90분 내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결과는 전북이 가져갔다.
전북은 후반 18분에 터진 문선민의 골을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전북은 2위, 제주는 4위의 리그 순위를 유지했다. 같은 시각에 열린 경기에서 선두 울산은 강원을 2:1로 잡았다. 전북은 선두 울산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유지하며 우승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통산 100번째 맞대결이었다, 또 올 시즌 세 번째의 격돌이기도 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제주가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전북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19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인 전북은 제주에게만 네 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지난 15라운드에서 제주에 패한 이후, 최근 8경기에서 6승2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제주를 꺾음으로써 전북은 2연패를 설욕함과 함께 팀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문선민, 골 넣은 뒤 관제탑 세리머니 대신 김상식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
전북은 4-3-3, 제주는 3-4-3의 포메이션으로 전반을 시작했다. 주장 홍정호가 부상으로 빠진 전북의 중앙 수비수로는 박진섭과 윤영선이 나섰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박진섭은 중앙 수비수로서도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팀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전북이 그간 최소 실점을 기록한 데는 홍정호와 함께 박진섭의 공이 컸다.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양 팀 모두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섰다. 서로 수비를 두텁게 하며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간 탓에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에 가장 돋보인 선수는 전북에서 뛰다 제주로 옮긴 최영준이었다. 중원에 위치한 최영준은 제주의 공격 시발점역할을 하는 한편, 중원에서 전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과 제주의 남기일 감독 모두 후반에 다섯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젊은 피’ 박진성과 강상윤이 빠지고 김보경과 김진수가 들어왔다. 후반 7분에는 사타구니 부상을 당한 백승호를 대신해 이승기가 투입됐다.
남기일 감독도 후반 11분 제르소와 한종무를 빼고 구자철과 김주공을 들여보냈다. 5분 뒤에는 전북이 한교원을 빼고 문선민을 투입했다. 문선민은 들어간지 3분만에 골을 성공시켰다. 맹성웅이 끊어낸 것을 김문환이 전방으로 간결하게 찔러줬고, 이를 문선민이 결대로 밀어 넣어 골로 만들었다. 시즌 마수걸이 골이었다. 문선민은 골을 넣은 뒤 관제탑 세리머니 대신 김상식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문선민은 경기 뒤 “힘든 시기가 있었다. 감독님이 특훈도 시켜주셨다. 그런 마음을 담아 포옹했다”고 말했다.
끝까지 우승 경쟁 이어가기 위해 선수들 모두 축구화 끈 바짝 조일 때
제주가 세 명의 선수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남기일 감독의 의지가 돋보였다. 후반 43분, 김상식 감독도 부상을 호소한 김문환을 대신해 최철순을 투입했다. 양 팀의 공방이 오고 갔지만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고 홈팀 전북이 승점 3점을 챙기며 마무리되었다.
이날 5,138명의 관중이 전주성을 찾았다. 주말 경기임에도 좀처럼 예전의 관중 수가 복원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골이 터졌을 때 북측 서포터석 쪽에서는 시원한 물줄기가 뿌려지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승리의 ‘오오렐레’도 경기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 박지성 전북현대 어드바이저가 모처럼 전주성을 찾아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최근 전북의 베테랑 선수들과 회동하는 자리를 갖고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전북은 7월 19일부터 27일 사이 일본에서 치러진 동아시안컵 대회에 모두 여섯 명의 핵심 선수가 참가했다. 이로 인해 23라운드와 24라운드 경기가 뒤로 미뤄졌다. 올 시즌은 리그 일정에 워낙 변수가 많아 선수들이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일류첸코와 이용이 팀을 떠나는 등 선수단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끝까지 우승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선수들 모두가 축구화 끈을 바짝 조일 때다.
/김병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