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투자협약' 체결만 하면 끝?...'사후관리 부실', 오겠다는 기업들도 놓쳐

전북 현안들 잇단 '물거품' 무엇이 문제인가?(2)

2022-08-01     박주현 기자

민선 7기 시절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완주군 등이 투자 협약을 맺었다며 자랑했던 외지 대기업들의 잇단 투자 철회 통보로 민선 8기 ’김관영호‘ 전북도정이 수습에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이 바람에 민선 8기 전북도정이 야심차게 공언한 '기업유치'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투자 계획이 무산된 사업과 관련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이와 관련해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톺아보기로 한다. 다음은 그 두 번째 편이다. /편집자주  

 완주군 쿠팡 유치 무산...김관영 지사 "'플랜B' 있다?"

전주MBC 7월 28일 뉴스(화면 캡처)

쿠팡의 완주군 유치 무산에 따른 실망이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투자 철회 또는 유치 무산이 있었지만 그동안 전북도와 완주군이 쿠팡 유치를 앞두고 너무 과대 포장해 언론에 홍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를 떠 안은 민선 8기 전북도정의 고민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수습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여론의 뭇매는 물론 책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내몰린 때문이다. 

28일 전주MBC는 “쿠팡 유치 지속, 다른 곳으로 검토"란 제목의 기사에서 완주군이 유치에 실패한 쿠팡과 관련한 문제점 등을 짚었다. 

기사는 ”민선 8기 출범 후 한 달을 맞은 김관영 도정이 기업 유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대규모 투자협약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등 만만치 않은 현실“이라며 완주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던 쿠팡이 분양가 갈등 등으로 최근 투자를 접은 데 대해 김관영 지사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북에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SK그룹과 컨소시엄 업체들 새만금에 통큰 2조원 투자하겠다더니... 

KBS전주총국 7월 26일 뉴스(화면 캡처)

"완주 이외에 도내 다른 시군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방법을 찾겠다"고 전한 기사는 ‘쿠팡 유치 플랜B’에 관해 “김관영 지사는 ‘이 문제 때문에 기업 유치에 관한 기세가 꺾여서는 안 된다. 쿠팡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설득해서 '플랜B'를 가지고 노력할 것이다’며 또 ‘투자협약 당시 60만원 대였던 분양가가 80만원 대로 오른 것이 적절했는지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새만금 수상 태양광 개통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SK의 2조원 대 새만금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 기사는 “이날 김 지사는 ‘굉장히 중요하게 챙기고 있다"며, 최근 송·변전 설비 사업자가 선정된 만큼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 11월 24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지역언론들은 “국내 대기업인 SK그룹과 컨소시엄 업체들이 새만금에 통큰 2조원을 투자하게 됐다”고 크게 반겼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

SK, 새만금에 ‘통큰 투자’한다더니 3개월 만에 '파열음'...왜?

2020년 12월 24일 군산 GSCO에서 열린 SK컨소시엄 투자협약식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장관, 최태원 SK회장, 송하진도지사,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강임준군산시장 및 참석자들이 새만금에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 구축 300여개의 기업유치, 2만여명 고용창출등 2조원 투자계획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SK컨소시엄은 1조 9,70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4개 동을 조성하고, 2029년까지 12개 동을 추가 설치해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전북도는 밝혔다. 더불어 창업 클러스터를 2023년까지 1천억원 투입해 구축한다는 내용도 강조했었다. 

이밖에 SK의 창업 클러스터 및 데이터센터 구축은 300여 개의 기업유치와 더불어 2만여 명의 누적 고용 창출, 20년간 8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는 물론 현대중공업·GM대우 철수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라며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기반시설 갖추지 않고 기업 유치하면 끝...얇팍한 사고·안일한 대처 '문제' 

그런데 현재 군산지역 전력 계통망으로는 SK컨소시엄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 이런 지적이 협약식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나왔다. 군산시가 ‘변전소 송전용량 증설’을 요청했지만, 담당기관인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송전용량 신설 및 증설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5년까지 SK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송전계통 보강이 필요하지만, 한전이 새만금 지역 송전계통연계를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차질이 예상됐다. 이 같은 문제점이 전북의소리를 비롯한 일부 언론을 통해 올 연초부터 제기됐지만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민선 7기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적극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올해 완주군이 유치하기로 했다가 무산된 쿠팡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기업 유치를 위한 협약 체결만 하면 끝'이라고 여기며 치적 쌓기에 급급한 행정과 정치권의 얄팍한 사고, 안일한 대처가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 유치를 위한 공직자들과 정치권의 일대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진행돼 왔던 기업 유치에 관한 전반적인 점검과 수정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