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 '참프레 사태' 갈수록 가관...노동단체 "규탄" 한목소리
진단
"139억원의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이 말이 됩니까?...노동자를 고공으로 내몰며 생명을 빼앗는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라"
전북지역 노동계가 암울하다. 가공된 육류, 사료 등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의 고공 농성과 파업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당 지자체들과 정치권, 관계 당국의 중재 노력은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
민주노총전북본부 조합원 100여명은 26일 오후 4시부터 부안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참프레 자본의 노조파괴 중단과 부안군과 관계기관들이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고유가에 낮은 운송료 고집, 노조 탄압까지...커지는 갈등 불씨
참프레는 닭을 도축·가공하는 업체로 화물노동자들은 가공된 육류·사료 등을 운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참프레 사측은 치솟는 유가에도 낮은 운송료를 고집하는 등 화물연대 조합원의 화물차 매매에 관여하겠다며 노조 탄압에까지 나서 갈등과 마찰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동자들의 쟁의 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 중"이라며 "이에 화물노동자 2명은 참프레 군산공장 사일로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두영 민주노총전북본부장은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손해배상을 빌미로 노사합의를 파기한 참프레를 강력히 규탄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창석 공공운수노조전북본부도 “사측의 손배액수가 하루만에 180억으로 늘었다"며 "지자체와 정치권들이 노동자를 죽이는 참프레 자본의 노동 탄압에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부뿐만 아니라 지역의 주요 노동사안인 참프레 사태 해결을 위해 부안군과 관계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폭염에 참프레 군산공장에서 고공농성중인 농성자들이 안전하게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염원"을 모았다.
"살인 행위 다름없는 손해배상 청구...노동자 목숨 빼앗고자 하는 참프레 사측"
한편 전북민중행동도 이와 관련해 27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참프레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북민중행동은 규탄대회에 앞서 "살인 행위나 다름없는 손해배상 청구로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자 하는 참프레 사측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공농성자들이 하루빨리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사태해결 촉구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안 참프레 파업 투쟁이 장기화 되면서 강경 진압에 이어 노조 파괴,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탄압 수단들이 동원됨으로써 사측에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전북민중행동은 기자회견에 앞서 "화물운전기사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참프레 사측의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면서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실제 지난 7월 21일 사실상 합의가 마무리되고 투쟁이 끝나는 듯했지만 참프레 사측은 139억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해배상액을 청구하겠다며 그동안 합의를 완전히 뒤집어 버리고 말았다"고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노동자들 생명 빼앗는 수단으로 이용
"합의를 파기한 참프레에 맞서 지역 화물노동자들의 대표인 화물연대 전북본부장이 7월 23일 새벽 참프레 사료 군산공장 사일로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는 전북지역 노동단체들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는 헌법과 국제기준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단결권·교섭권·단체행동권을 사실상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최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삼성의 무노조경영 노조 탄압, 쌍용자동차 파업 등 노동쟁의에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빼앗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크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