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어 새만금 잇단 투자 철회…기업유치, 말로만 하지 말고 '내실을'

이슈 진단

2022-07-27     박주현 기자

'대한민국 최고 전자상거래 업체'라고 소개했던 쿠팡의 완주군 투자 철회에 이어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포기하고 나서 ’김관영호‘ 전북도정의 기업유치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새만금개발청 등에 따르면 ㈜청운글로벌팜스가 최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예정했던 입주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려왔다. 

'청운글로벌팜스' 250억 투자 철회...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구획도(새만금개발청 제공)

친환경 완효성 비료 제조기업인 ㈜청운글로벌팜스는 지난 2019년 11월 투자협약 체결에 이어 2020년 2월 새만금개발청과 산단 입주계약을 맺었다. 새만금을 기반으로 골프장 잔디와 원예 등 고부가가치 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비료를 생산해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 판매할 계획이었던 ㈜청운글로벌팜스는 산단 2공구 3만1412㎡에 250억원을 들여 친환경 비료 생산 공장을 짓고, 150명을 고용하겠다는 청사진이 물거품 되었다.

더욱이 입주 계약을 맺은 지 2년 5개월 만에 투자 계획이 무산돼 실망을 안겨주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기업 내부 사정 때문에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구체적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지만 기업유치를 위한 사전·사후 끈질긴 노력과 지자치 등과의 협력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비전에셀' 새만금 150억 투자도 철회...전북도·새만금개발청 무엇하나?

새만금개밡청 전경

앞서 이달 초 국내 대기업에 전기차 전장부품을 납품하는 비전에셀도 새만금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새만금개발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실망이 더욱 크다. 해당 업체는 새만금 산업단지에 15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장부품 공장을 짓겠다며 지난 2020년 8월 새만금개발청·전북도·군산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었다. 

이처럼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대기업 계열사 유치를 핵심과제로 내건 김관영 전북도지사 체제에서 대형 외지 업체들의 잇단 투자 철회가 향후 기업유치를 위한 도정 방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완주군의 쿠팡 물류센터 조성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역사회가 충격과 실망에 휩싸여 있다. 전북도와 완주군이 지난해 3월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를 유치했다'고 홍보한 것이어서 더 큰 실망과 불안을 안겨준 셈이 됐다.

삼성·LG화학 대규모 새만금 투자 철회 ’악몽‘ 떠올려

전주MBC 7월 21일 뉴스(화면 캡처) 쿠팡

과거 대기업들의 잇단 전북지역 투자 철회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 2011년 삼성은 당시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 등과 투자협약서를 체결하고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새만금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 구축을 위해 7조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5년 뒤 없던 일로 하면서 충격과 실망을 안겨 주었다. 

송하진 전 도지사 시절인 2017년 LG화학도 새만금 산단에 3,45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공장를 투자하기로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이 함께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나 백지화 돼 비난이 들끓었다. 

따라서 자치단체들은 말로만 기업유치를 선언하며 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자랑만 내세우지 말고, 실속 있는 기업유치를 위한 세부 전략과 실천 노력이 절실하다는 따가운 여론이 팽배한 시점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