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묵직한 자산이 아니라 묵직한 부채...박지현은 이재명 업보”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지난 6월 우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한동안 잠잠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룰(전대 룰)을 놓고 다시금 내홍에 빠졌다. 거기에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해 출마 자격을 두고 비대위는 불가하다고 판정 내렸으나 박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내홍을 신경민 전 의원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신 의원을 만나 민주당 내홍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 데드 크로스 된 것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신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지금 민주당 전대 룰 바꾸자는 건 맞지 않아"
- 민주당 전당대회 룰부터 얘기해보죠. 전대 룰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사실 전대 룰과 관련해서 지금 논란이 되는 것들은 오래전부터 얘기가 됐던 거예요. 첫째는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아마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 할 때 중앙위 70% 여론조사 30%에서 민심을 집어넣자는 건데요. 예비경선에서 컷오프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너무 후보들이 난립하니까 정리하자는 거예요. 제도의 취지는 맞는데 항상 문제가 버틀렉을 만들어 놓으면 그걸 누가 결정하냐는 거잖아요. 일단 대전제는 전대 날짜가 정해진 상황에서 누구를 손을 대는 게 맞느냐는 게 있어요. 또 하나는 그럼 지금 이걸 손을 대는 게 맞냐는데 난 회의적으로 보아요.”
- 왜요?
“논의를 해봐야 되는데 민심이 하나도 안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우상호 비대위원장 얘기가 맞아요.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누가 누군지도 몰라요. 여론조사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근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맞냐, 차라리 관심이 있는 중앙위원을 확대하든지 해서 하는 게 맞지 않냐는 건데 하여튼 지금 룰을 바꾸자는 건 맞지 않고요.”
- 왜 지금 바꾸려고 하죠?
“지금 당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란의 핵심에 친명계가 있습니다. 친명계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거죠. 이런 룰이면 이재명 의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데 이재명 의원은 왜 떨어지겠어요. 전부 다 최고위원회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 이해관계로 그러는 거죠.”
"지방선거 평가도 못해...오래되긴 했는데 시스템 없는 정당"
- 그림 이재명 의원을 이용해서 자기 정치한다는 건가요?
“이재명 의원 핑계를 대는데, 이재명 의원이 중앙위원회가 컷오프를 어떻게 하겠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진짜 이유는 최고위원들이죠. 최고위원들이 어떻게든지 이재명 의원 쪽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고 많이 당선되는 저의가 있는 것이고 자꾸 분란을 일으켜서 뭔가 다른 목적이 있겠죠.”
- 지금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안 된 것 아닌가요?
“대선과 지선 평가는 여러 의원실이나 당에서 몇 번 시도가 있었는데 그게 문재인 책임인지, 후보 책임인지 논의하다가 만 거죠. 지방선거 평가도 제대로 못 합니다.”
- 패배에 대한 평가 안 해도 되나요?
“당연히 해야 되는데 당의 체제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아마 못할 겁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에 가면 평가도 못 하고 끝나는 거예요.”
- 민주당이 얼마 전에 창당한 당도 아닌데, 왜 그런 시스템이 안 되는 것인지요?
“민주당은 오래되긴 했는데 시스템이 없는 정당입니다. 시스템을 갖춘다고 말로만 했지 한 번도 시스템을 갖춰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어려울 거예요. 그건 우리나라 정당이 다 그래요. 정당의 시스템화는 안 될 거예요. 그러니까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게 무슨 선거든지 간에 평가를 제대로 해야 된다고 하면서 제대로 한 적이 없어요.
이번에 민주당이 이제 사실 대패를 한 거예요. 대선은 0.73%니까 아주 극소하게 졌다고 얘기 하지만 저쪽 당(국민의힘)은 우리가 보다시피 기대할 수 없었던 후보가 나온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겨야 됩니다. 근데 우리가 진 거 아니에요. 물론 0.73%라고 얘기 하지만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진 거기 때문에 심각한 선거였죠.”
"얘기가 안 되는 짓을 해놓고 국민들한테 표를 달라고 구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다 있는데 역시 1번은 이재명 의원한테 책임이 있죠. 하지만 이재명 의원은 책임 있다고 정식으로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후보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정도 얘기한 건데 저렇게 비겁하게 하면 안 되죠. 후보 책임이 크고 만약에 그렇게 평가했으면 지방선거를 저렇게 대응하면 안 되잖아요.”
- 이재명 의원이 재·보궐 출마한 게 안 좋은 영향을 줬을까요?
“이재명 의원이 재·보궐에 나와야 된다는 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고 더군다나 계양을에 나와야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송영길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짓들을 시리즈로 해놓고 지방선거를 잘 치렀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거죠. 얘기가 안 되는 짓을 해놓고 국민들한테 표를 달라고 구걸을 한 거죠.”
"박지현 비대위원장도 결국은 이재명 의원의 업보"
-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선언했지만, 비대위가 예외 적용 안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박지현 비대위원장도 결국은 이재명 의원의 업보입니다. 그 당시를 우리가 복기해 보세요. 3월 9일 참패하고 나서 비대위를 꾸릴 때 윤호중 비대위원장으로 가는 결정을 하게 된 게 일단 잘못된 거고, 윤호중 비대위원장으로 가는 걸 희석시키기 위해서 박지현이라는 사람을 이재명 의원의 추천으로 데려와서 공동비대위원장 시킨 거죠.
공동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입니다. 엄청난 권력이에요.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고 당의 위기 상황에서 당의 앞길을 헤쳐 나가야 되는 자리에 갑자기 아무 정당 경험이나 공직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을 데려온 거죠.”
- '97그룹'에서 출마 선언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97그룹'이 80년대 학번 다음에 90년대 학번인 건데 '97그룹'이라고 하는 게 무슨 경험을 공유하거나 그런 건 없죠. 그냥 다 개별적으로 하는 거라서 그룹으로서는 특별히 의미는 없고 젊은 세대가 각자 각계 약진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선언한 사람은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세 명이죠. 이 사람들은 재선 의원이 대부분 아닌가요. 그런데 공통분모를 나는 찾지를 못하겠어요. 박용진 의원은 재벌하고 사립 유치원 문제했는데 당내에서 인기는 별로 없어요.
그리고 강훈식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 아주 가까워했던 사람이고 이재명 의원 친위대 역할 했죠. 당의 진로나 이거에 대해서 고민을 담은 얘기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또 강병원 의원은 이재명 의원과 가깝진 않았지만 당의 고민에 대해서 특별하게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재명 의원이 잘못하고 있을 때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거나 진로를 얘기했던 사람이 아니죠. 의미 있는 얘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나이만 90년대 학번이라는 것이지 뭐가 있어요? 한국 사회나 민주당에 대해서 얘기한 게 없는 거죠. 97그룹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그래도 박용진 의원은 낫지 않나요?
“그나마 자기 업적은 있는데 박용진 의원도 결정적인 때는 입을 닫았어요. 이재명 의원에 대해 본격적으로 비판을 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묵직한 자산이라고 했죠. 나는 동의할 수가 없어요. 묵직한 자산이 아니고 묵직한 부채죠.”
- 민주당이 강성지지자들에게 끌려다닌다는 지적이고 민주당 분들도 그렇게 가면 안 된다는 걸 알 거예요, 그런데 왜 고쳐지지 않는 걸까요?
“그걸 이용하는 세력들이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 그건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그 세력들의 실체에 대해서 우리가 의심을 많이 해요. 이게 도대체 뭐냐죠. 조사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잘 모르겠네요, 지지를 해주는 건 좋은데 너무 강하게 정책과 인사에 대해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당분간 어쩔 수 없는 현상 같아요.”
- 21대 후반기 국회가 개원했어요. 국회의장으로 김진표 의원이 선출됐죠. 그러나 문만 열고 상임위 배분 문제 등으로 공전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금 의장 부의장만 한 거죠. 지금 7월 17일이 한 큰 데드라인이에요. 7월 17일까지 의장단이라도 구성이 돼야 제헌절 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하여튼 7월 17일에 맞춰서 그건 된 것 같고요. 다 자기들이 통 큰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그냥 하는 얘기고 8월 말까지 해야죠. 시간을 한 달여 정도 번 거죠.”
- 8월 말까지 국회는 안 될 거라고 보세요?
“이게 금방 될 것 같지 않아요. 지금 이슈가 상임위 18개 상임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지금 5대 5를 요구하잖아요. 대게 의석수에 따라서 해온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죠. 그런데 갑자기 5대 5를 들고나왔고 그 더 어려운 문제는 사개특위 문제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 대충 다 나온 것 같다...좋아질 것 같지 않아”
-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
“지금까지 하여튼 관행은 의석수로 해왔고요. 이제 5대 5로 해서 장애가 하나 더 지금 조성이 돼 있고 사개특위를 해야 되는데 사개특위를 하지 않으면 검수완박법이 아무 의미가 없죠. 그래서 사개특위 문제가 쉬워 보이지 않아요. 사개특위를 해놓고 공회전시키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에서 긍·부정 평가가 데드크로스 됐어요. 더구나 부정 평가가 50% 넘은 건 이례적인 것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은 3월 9일부터 시작하면 지금 넉 달이 된 거 같네요. 넉 달 동안 국민들한테 보여줄 걸 사실 다 보여준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대충 다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아질 것 같지 않아요.”
- 원래 정권 초기엔 지지율이 80%까지 가잖아요. 근데 왜 지금은 그게 안 될뿐더러 데드크로스,까지 일어난 걸까요?
“지금 대표적인 게 인사에서 보여줬고 본인이 국정에 대한 파악 능력이 높지 않다는 걸 보여줬고 도어스테핑도 한몫했죠. 도어스테핑에서 하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제되지 않은 얘기를 매일 아침마다 쏟아냈기 때문에 좋지 않고 지금 당내 분란도 있죠. 그러니까 국정 혼란 혼선 특히 인사 포함해서 코로나 이후에 경제가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를 거쳐서 경제 문제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은 애들도 다 알죠. 조그만 학식이 있는 사람 같으면 이거에 대한 대책을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해서는 안 되고 그래도 이걸 쿠션을 가져야죠. 경착륙에서는 안 되니까 약간 연착륙이 불가능하더라도 연착륙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하나도 못 하고요.”
- 인사 문제에 대해 어제(5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보다 낫다고 하던데.
“말도 안 되는 얘기고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 정부하고 자꾸 비교할 것도 없고 전 정부가 못 됐다고 생각하면 더 잘하면 되는 거지 자꾸 전 정부를 비교하면서 전 정부를 조지고 까고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민주당이 그러면 정신을 차릴 거냐, 그것도 안 보여...전반적으로 힘들 것"
- 박순애 교육부 장관 청문회 없이 임명했는데.
“교육부 장관은 지명부터 문제였죠. 갑자기 여성 얘기가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와서 이렇게 온 거 아니에요. 그러다가 보니까 인사 검증도 없었죠. 김승희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을 했는데 20대 국회에서 짧은 기간 동안에 좀 많이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이고 박순애 장관은 우리가 뒤에 보니까 문제점들이 드러났고 또 환경행정을 했던 사람이고 교육에 대해서 얼마나 경험이나 생각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실제로 서울대학 안에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잘된 인사가 아니었는데 또 이렇게 하자가 드러났으면 교체해야 했었는데 김승희 하나 주고 박순애 하나 받는 식으로 임명을 한 것도 잘못된 거고요. 여러 가지가 시리즈로 잘못됐어요. 그런 식의 인사를 지금 자꾸 하는 거예요. 그 인사에 대해서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느낌을 우리가 받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아요.”
- 앞으로 전체적인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쉽지 않을 거예요. 지금 위기는 눈앞에 이미 다가와서 일부는 지금 위기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가 있고 이거 좀 잘 처리해야 할 텐데 그럴 개연성은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그러면 정신을 차릴 거냐, 그것도 안 보여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우울하죠. 전반적으로 힘들 거예요.”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