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게 국가란, 국민이란?
김상수의 '세평'
20년 전 2001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부패 언론 조선일보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행됐다. 조선일보는 '정권 차원의 언론탄압’이라며 신문 지면을 동원해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재판은 5년을 끌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퇴임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6년 6월 29일 대법원은 조선일보의 언론 탄압 주장은 이유 없다고 묵살했다. 족벌 언론사의 범죄행위에 준엄한 단죄를 내렸다.
그러나 판결문의 준엄함에 비하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은 죄에 비하여 가벼웠다. 감옥에 넣지 않고 집행을 유예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미국이라면 최소한 25년 징역형에 벌금은 300억 이다. 이후 2년 후 2008년 8월 15일 대통령직에 있던 이명박에 의해 특별 사면된다.
조선일보는 곧 친 이명박 정권에 올인한다. 4대강 사업과 해외 자원사업 등 범죄에 가까운 사업들도 무조건 이명박 사업이라면 조선일보는 밀었다. 국가는 극도로 피폐해졌다.
20년이 지났다. 조선일보는 어떻게 달라졌나? 더 부자 신문이 됐고 이명박근혜 9년 동안 더 막강해졌고, 문재인 정권은 이제 2년 남았다. 이대로 조선일보를 그냥 두고, 문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면 문 대통령은 과연 무사할까?
문 대통령 가까이 있는 인물들도 혹시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어려운 시기처럼 애써서 짐짓 문 대통령을 못 본 체 하지 않을까? 그래서 대통령 부부만 남겨두게 되지는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이제 만 2년이 채 안 남았다. 임기 1년이 지나면 대통령 선거로 정국이 바뀐다. 앞으로 1년 동안 대통령은 국가 개혁 '통치'를 해야만 한다. 국회도 1년 안에 개혁 입법으로 대통령과 같이 나라를 개선시켜야 하는 절실한 의무가 있다.
조선일보, 어떻게 할 것인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은 계속 직무를 유기할 것인가? 조선일보의 패악질을 그냥 두고 볼것인가? 사실과 진실과는 무관한 보도로 국가 사회를 혼돈과 혼란에 긴 시간 빠트리고 있는데도 그냥 방치하고 있을 것인가?
한국 사회 언론의 자유는 사주의 자유로 곡해된 지 오래다. 언론 표방 매체의 방종이 언론의 자유로 둔갑됐다.
'기레기'의 준동은 예외의 소수 일탈의 문제가 아닌, 언론계 전반의 심각한 문제가 됐다.
언론의 자유를 마치 '특권의 자유'로 알고 있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세금을 탈세하고 초법적 특권을 행사하고, 기자는 사주의 종업원이 되었고 사주를 비호하는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근혜 정부와 다름없이 언론사에 정부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특혜를 주고 있지만 조중동으로부터 대통령은 모욕과 조롱을 일상으로 당하고 있다. 이는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대통령을 만만하게 얕잡아 보는 것이다.
국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수년간 수백 억 원씩 정부 광고비를 집행했다. 이제 정부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언론에 대해 간섭도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특혜도 주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조중동의 불법을 밝히고 법 적용도 일반 국민과 똑같이 해야 한다.
한국 사회 기득권 부패 세력 선두에 조선일보가 있다. 조선일보는 1980년 전두환 정권과의 야합으로 부정과 특혜를 통해 최대 부수 발행 신문이 됐고 사세를 키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싸우는 것은 민주화운동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특권세력"이라고 했다. 이제 "특권세력은 법의 지배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도 되기 이전인 2001년에 한 말이다. 그리고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로 고통받는 사람들, 피해를 본 피해자들, 조선일보의 특권과 공격에ㆍ 짓밟히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직전에 "조선일보가 왜곡보도와 편파보도를 그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써 불매운동도 고려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과거 대통령 선거와 같이 극심한 왜곡·편파보도를 할 경우에는 나의 지지자들과 함께 전 대선 기간 동안 조선일보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조선일보가 온갖 악의적 반칙을 하고 있지만, 내가 페어플레이를 하고 여론을 통한 정당한 주장을 하면 조선일보를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민주당과 조선일보간의 비정상적 적대관계를 좋아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언론은 언론답게 페어플레이를 하기 원한다."
지금부터 20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 한 말은 오늘 현실에서는 어떻게 들리고 보이는가?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뜻대로 현실은 굴러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나 대통령 시절이나 대 언론 관계에서 ‘페어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페어플레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다. 대통령 노무현과 자연인 노무현은 조선일보를 이성적인 인간들의 집단으로 봤다. 그러나 상식과 이성의 언론사가 아니다. 언론을 참칭하고 '보수'를 참칭하는 철저한 사익 추구 집단이다.
조선일보에게 국가란, 공동체란, 국민이란, 그저 동원되는 수사(修辭)이고 구실인 허울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노무현 대통령은 없다. 11년 전에 운명했다. 누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나? 내 묻는다.
/김상수(작가ㆍ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