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국민들 노후설계보다 직원들 노후설계 먼저 하는 곳?
진단
국민들이 안정적인 노후 삶을 위해 낸 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사장이 갑자기 사퇴를 하는 바람에 공석인 채 이사장 대행 체제의 비상 상황에서 내부 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적립금 1,000조원대를 눈앞에 둔 국민연금공단이 천문학적인 연기금을 운영하면서도 국민들의 노후 복지보다는 직원들 노후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단 홈페이지에 직원들 노후 복지 지나치게 강조...‘눈살’
29일 국민연금공단 직원 및 시민들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를 소개하고 국민연금과 관련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공단 홈페이지의 홍보자료들 중에는 공단 내부 직원들의 공로연수 등과 같은 직원들의 복지제도를 지나치게 소개해 빈축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해당 홍보자료는 공단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공개되고 있는 ‘국민연금 온 에어’를 통해 동영상으로 공개되고 있어서 많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공단의 이러한 내부 직원들만을 위한 노후 복지 홍보로 인해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을 위한 공단인지 직원들을 위한 공단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와 함께 ‘방만한 조직 운영의 단면을 소개해주는 것’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5월 27일 공단 홈페이지에 홍보 동영상으로 공개된 ‘국민연금 직장인 브이로그(vlog)#6 은퇴한 선배님을 만난 뽀주임’ 편에서는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공로연수에 관한 내용이 소개됐으나 내부에서조차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노후지원실'에서 근무하다 퇴직 1년 앞두고 공로연수...‘국민연금제도’ 무색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널리 공개되고 있는 이 홍보 동영상에는 퇴직을 1년 앞둔 공단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도 임금의 일부를 받으며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퇴직 전 공단의 ‘노후지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직원의 사례를 소개한 홍보 동영상은 ‘퇴직 1년을 남겨둔 모든 공단 직원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교육 연수제도’임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국민연금제도를 널리 알린다는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이사장이 공석인 가운데 박정배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용진 전 이사장이 지난 4월 18일 사퇴 후 곧바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캠프의 비서실장직을 맡아 합류함으로써 공단 내부가 크게 술렁이는 등 싸늘한 외부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이 1년 4개월의 임기를 남겨둔 채 중도에 사퇴한 바람에 공단은 지금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방만한 공공기관 조직·경영 운영 노출시킨 결과” 빈축
이를 바라본 시민들 사이에는 “국민들의 노후 복지는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의 노후 복지를 위해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 같은 느낌을 공단 홈페이지에서 받는다”며 “방만한 공공기관의 조직·경영 운영을 그대로 노출시킨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의 한 직원은 “최근 국민연금제도와 관련 없는 시시콜콜한 내용이 홈페이지에 올라와 걱정이 들기도 했다”면서 “기왕 예산과 인력을 들여 만드는 홍보 자료라는 점에서 좀 더 신경을 써서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 본사를 둔 국민여금공단은 현재 7,3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 1분기 기금 적립금은 928조 7,000억원으로 1,0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올 1분기 기금 수익률은 –2.66%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각국의 통화긴축에 대한 경계감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국·내외 주식시장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