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선거 브로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2년 6월 16일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북언론 돋보기-패트롤전북jj' 6월 16일 방송에서는 ‘선거 브로커 사건 녹취록 공개 파문’, ’인수위 구성과 문제점에 관한 언론보도 실태‘, ‘풀뿌리 언론의 역할과 발전 방안’ 등을 진단했다.
이날 방송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을 펼쳤다.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6월 16일 방송(유튜브 동영상)
이날 본 주제 토론에 앞서 진행자인 함윤호 앵커는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선거 브로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며 “지난주에는 한 시민사회단체가 선거 브로커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는데, 해당 단체는 시간이 흘러도 수사 대상이 확대되고 있지 않고 있고 보다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함 앵커는 이어 “해당 글에 등장한 일부 인사 측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고,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오늘 이 내용으로 중점적으로 문을 연다”고 시작했다.
#1.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사건 녹취록 공개 이후 반응은?
이날 첫 번째 주제로는 선거 브로커 사건의 핵심 열쇠나 다름없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각계의 반응과 문제점, 대안을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주현 대표는 “시민사회단체인 전주시민회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전주시민회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선거 브로커 사건’과 관련해 구속 중인 인물들 외에 해당 녹취록에 등장한 정치인들과 개발업체 등을 이날 공개했는데, 선거 브로커로 지목돼 구속된 2명과 입건된 1명 외에 개발업체 3곳과 지역 정치인 등의 실명을 공개해 '선거 브로커 사건' 파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비대위, 선거 브로커 연루자 전원 징계 및 재출마 금지에 대한 입장은?”
이어 박 대표는 “전주시민회는 ‘경찰과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어떠한 방법으로 이끌어낼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요한 내용이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우리 지역사회의 미래는 끊임없는 부정부패의 먹이사슬에 희망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며 녹취록 공개 취지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는 지난 4월 7일 전주시장 예비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선거 브로커 실태를 폭로한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기자회견 발언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며, 그가 경찰에 참고자료로 제시한 녹취록 내용이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전북지역 시민사회계는 이번 사건을 상당히 엄중하고 보고 있고 ‘몸통 수사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지 않느냐?”고 함 앵커는 질문했다.
이에 대해 손주화 처장은 “몸통에는 기업들을 포함해 입지를 다진 정치인 등에 이르기까지 포함한다”며 “6·1 지방선거 기간 중 발생한 전주시장 예비후보의 선거 브로커 암약 실태 폭로 이후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 브로커 관련자들을 직접 고발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손 처장은 “14일 시민사회단체가 민주당 서난이 비상대책위원에게 공개 질의를 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3가지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사과 의향과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지, 선거 브로커 연루자 전원의 징계 및 재출마 금지 조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일반 시민들과 언론들의 반응"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 “많은 공감과 댓글이 이어졌고, 특히 댓글들 중에는 ‘경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는 글과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공천한 민주당에 대한 책임과 패거리 정치를 비난’하는 글이 시선을 모았다”며 “선거 브로커 사건의 핵심 열쇠로 대두된 녹취록 일부 내용이 공개되자 그동안 궁금해 했던 시민들은 분노와 실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당 글에 등장한 일부 인사 측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사실이 아닐뿐더러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실명을 거론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도 언급하는 등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치인들과 개발업체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거나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 권-언 유착의 고리, 무엇이 문제인가?
두 번째 주제로 함 앵커는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번 선거 브로커 사건에 언론사와 언론인이 등장한다는 것“이라며 ”지역사회 권-언 유착을 끊어내는 계기도 되어야 할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손 처장은 ”권-언 유착, 언-경 유착 다 얘기할 수 있는 이번 사건“이라며 ”선거 브로커 3인 중 핵심인 기자가 입건 중이어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해당 기자는 언론사 임원급 기자이며 한국기자협회에서 개혁실천 분야를 맡았고 청와대 출입기자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해당 사건에 등장하는 브로커들 간의 커넥션 등에 관한 지역 언론들의 후속 보도가 나와 주지 않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와 수사가 병행해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권력은 ‘불가근불가원’ 관계여야...힘들지만 평행선 유지 중요“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언론과 권력이 견제와 감시 속에서 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때 국민들이 편하다는 말이 있다“며 ”그래서 언론과 권력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여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이행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취재원으로부터 끊임없는 유혹의 함정에 빠져들 위험에 노출된 일선 취재 기자들일수록 자칫하면 평행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방향으로 치우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과 왜곡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며 ”언론윤리 또는 취재윤리강령을 자율규정으로 정해놨지만 쉽지 않고, 최근엔 김영란법 때문에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법적인 처벌 대상에 오르기 전에 스스로 언론의 정도를 걸으려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 민선8기 출범 준비 한창...인수위원회 '인사' 논란
세 번째 주제로는 민선 8기 출범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지역 단체장들이 저마다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있지만 언론들의 평가가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원인과 문제점 등에 대해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전북도지사는 물론 교육감과 각 자치단체장들의 인수위원회 구성에 대한 불만과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주로 캠프 인사를 그대로 발탁한다든지, 인수위원들의 전문·다양성 부족, 이로 인한 소외층과 약자층의 대변 역할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손 처장은 인수위 출범 이후 언론들의 보도 사례를 공개하면서 ”인수위는 지방자치법의 규정에 따라 구성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기능 및 예산 현황의 파악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취임식 준비 등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직 인수에 필요한 사항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인수위 활동을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수위 활동 혈세 집행...언론과 시민단체, 시민들도 눈 크게 뜨고 보아야“
이어 손 처장은 "인수위 구성뿐만 아니라 활동 과정과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지방자치법 제105조의 규정에 따라 인수위원회는 7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활동을 하게 되는데, 주로 집행부로부터 업무를 인수하는 것을 비롯해 당선자가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최종 확인·점검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정책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활한 활동을 돕기 위해 지자체는 인수위원들을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으로 규정해 회의 참석 수당과 여비, 식비 등을 지급하는데, 이를 위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1억원 안팎의 운영비(혈세)가 집행된다는 점에서 언론과 시민단체, 시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 전북의 좋은 지방선거 보도들은?
네 번째 주제로는 지난 지방선거 기간 동안 좋은 지역언론의 기사들에 대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손 처장은 “전북민언련이 유권자들에게 추천하는 전북지역의 좋은 선거 보도 사례를 소개했다"며 "선거 전과 후에 공개한 내용들 중에는 대표적인 사례로 청소년들의 활동 프로그램, 시민이 직접 찾아가서 후보들과 공약을 얘기하는 프로그램,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들의 중계 보도 등이 주목 받았다”고 밝혔다.
손 처장은 "특히 <청소년 투표 성향...“어른들과는 달라요”>의 6월 7일 전주MBC 보도와 <후보자별로 수어 통역...“토론도 제대로 전달”>의 6월 8일 전주MBC 보도, KBS전주총국 유튜브 콘텐츠의 <2022 지방선거 후보 방문면접, 화인턴이 간다>의 경우가 새롭게 선보인 선거 보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처장은 ”JTV의 <비례대표 후보들의 공약 비교> 기사와 전북일보의 <MZ세대 정치인 등장과 전북 정치>에 관한 기사들도 좋은 기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풀뿌리 지역 주간신문들의 유권자 알권리 위한 토론회 돋보여“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주류 언론들의 다양한 형식의 선거 보도들 중에는 주로 스트레이트 기사와 피상적인 단순 전달 보도, 단순 비교 보도 등이 많아 아쉬웠다“며 ”오히려 지역의 풀뿌리 언론들 중 김제시민의신문과 완주신문 등은 지역 후보자들 초청 토론회와 인터뷰를 시도해 돋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함 앵커는 ”이번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후보자별로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것은 정말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는데, 앞으로 더 확대되면 어떨까 싶다“고 말하자 손 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면서 ”청각장애인들의 알권리를 위해 부분적으로 지방선거 기간에 시도를 했지만 앞으로 더욱 수어통역사 확대 배치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손 처장은 또한 ”특히 당사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 지방선거 기간 동안 주목받은 풀뿌리 언론...발전 방안은?
다섯 번째 주제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풀뿌리 언론들의 역할이 매우 주목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실태와 패널들의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에 대해 손 처장은 ”6·1 지방선거 기간에 대부분 일간지와 방송·통신사 등 주류 언론들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보도에 주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러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역 후보자들을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올바로 알리기 위해 풀뿌리 지역언론들이 많은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역할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손 처장은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언론들이 정착 이에 대한 보도가 미흡했다“며 ”방송과 지역 풀뿌리 언론들과의 협업 등이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풀뿌리 지역신문의 중요성을 좀 더 인지하고 관련 보도를 더 요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함 앵커는 “진안신문은 유료 독자가 2천 부 이상이 나가고 있고, 무주신문도 2천 부 이상의 유료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 지역 일간지의 대다수가 5천 부 이하의 유료 독자 수를 가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인구 대비 유료 독자의 수가 일부 지역 주간지 신문들이 그렇게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굉장히 많은 지역 언론사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독자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고 자체 기사를 생산하고 있는 지역 주간신문들이 있다는 점, 인구 대비 구독자 수가 적지 않고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작지 않다는 점을 봤을 때 시·군의원에 대한 정보들이 좀 더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영방송-풀뿌리 언론 협업' 확대로 주민 밀착 더욱 강화 필요”
그러면서 함 앵커는 “KBS전주에서는 '패트롤전북'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보도국에서 '풀뿌리K'라는 코너로 지역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는데, 그동안 지켜보면서 어떻게 보았는지, 또 더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라디오 '패트롤전북'에서 시작한 풀뿌리 언론 프로그램이 KBS전주 보도국의 ‘풀뿌리K’로 번져 매주 수요일 전북 시·군지역의 풀뿌리 언론들이 한 주간 다룬 주요 의제들을 현지 언론인들과 직접 화상으로 연결하여 생생히 전달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선을 끌고 있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풀뿌리K’ 프로그램이 전북에서 출발해 ‘KBS 뉴스룸을 빌려드립니다’란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KBS 창원방송총국은 ‘뉴스7경남’의 코너인 ‘풀뿌리 언론K’를 매주 경남지역 9개 일간지와 주간지의 주요 뉴스를 소개해 인기가 높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더 많은 풀뿌리 언론들과 협업하여 지역 주민들과 더욱 밀착하는,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공영방송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