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받고 '(주)자광' 홍보한 JTV 특집방송, 너무 심했다”...비판·자성 목소리 잇따라

미디어 이슈

2022-06-15     박주현 기자

“JTV 전주방송과 (주)자광은 지난해부터 ‘새만금 전국 장타대회’를 공동 주최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회사 간의 관계가 방송 내용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방송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어떻게 믿고 볼 수 있을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일보 지분 45%를 보유, 신문사 대주주이기도 한 건설업체 자광은 기업이 많지 않은 전북 내에서 광고계의 ‘큰 손’이다. 2021년에는 JTV와 자광이 공동 주최로 ‘새만금 전국 장타골프대회’를 진행했고, 올해 5월에도 같은 대회를 진행했다.” -미디어오늘

“해당 방송이 문제가 없다고 넘어간다면 다음에는 더 심한 방송으로 정책 입안자에게 압력을 줄 것이다” -미디어스 

JTV전주방송이 지난해 <클릭 이사람, 800회 특집> ‘더 타워’ 방송으로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전북의소리>를 통해 최초 보도된 이후 서울의 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와 언론 감시·비평 시민단체 등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해당 기사]

JTV, (주)자광 전은수 회장 동행 뉴욕 취재 특집보도 ‘중징계’...이미지·공정성 큰 ‘타격’ 불가피 

JTV전주방송 이미지(홈페이지 캡처)

“확정되지 않은 개발사업, 방송사가 과도하게 홍보" 지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3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JTV전주방송에 대해 '관계자 징계'(재허가 승인 시 벌점 부과, 시청자 사과 화면 포함) 처분을 내렸다. 지난달 17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방송사 측의 의견 진술을 들은 후 '관계자 징계'가 의결돼 전체 회의에 상정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해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은 14일 지역뉴스 모니터 보고서(전북 주요뉴스 ‘피클’)에서 “지난해 11월, JTV전주방송은 <클릭 이 사람> 800회 특집 방송 ‘더 타워’라는 부제로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들을 소개했다”며 “그런데 (주)자광이 해당 프로그램에 협찬을 하고 전은수 대표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정되지 않은 개발 사업을 두고 방송사가 행정을 압박하기 위해 특정 기업을 과도하게 홍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지난 1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관계자 징계’라는 중징계 결정을 했다”며 “해당 방송에서 (주)자광의 전은수 대표가 동행해 인터뷰를 중점적으로 진행했는데, 방송 내용이 지나치게 특정 기업을 위한 내용이었다”고 지적한 전북민언련은 “지난해 5월 <클릭 이 사람>에서도 전은수 대표가 출연해 전주시에 랜드마크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새만금 전국 장타대회’ 공동 주최...친밀 관계가 방송 내용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공정성과 중립성을 어떻게 믿고 볼 수 있을까?” 

전북민언련 6월 14일 지역뉴스 모니터 보고서(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논란이 되는 내용을 담은 <클릭 이 사람> 800회 특집 방송은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 효과) 제4항, ‘방송은 협찬주에게 광고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 (주)자광은 해당 방송에 제작비 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의혹의 시선을 키웠다. 

게다가 “확정되지 않은 개발 사업을 확정된 것처럼 전제를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해 행정에 여론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전북민언련은 “JTV전주방송과 (주)자광은 지난해부터 ‘새만금 전국 장타대회’를 공동 주최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나 회사 간의 관계가 방송 내용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방송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어떻게 믿고 볼 수 있을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자광, ‘전북 광고계의 큰 손’, 지역 언론사와 지속적인 공동사업 우려”

미디어오늘 6월 1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미디어오늘>은 ‘제작비 받고 건설업체 사업 홍보 방송한 전주방송 중징계’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주타워 복합개발사업자인 건설업체 자광 회장을 특집방송에 직접 출연시켜 약 1시간 동안 사업계획 및 기대효과에 대해 소개하는 홍보성 방송을 내보낸 JTV전주방송 ‘클릭 이사람’에 ‘관계자 징계’가 결정됐다”며 “해당 특집방송의 제작비는 모두 자광에서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디어오늘>은 ㈜자광을 ‘전북 광고계의 큰 손’에 비유하며 전북지역의 언론사와 지속적인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사는 “전북일보 지분 45%를 보유, 신문사 대주주이기도 한 건설업체 자광은 기업이 많지 않은 전북 내에서 광고계의 ‘큰 손’”이라며 “자광은 전북지역 언론사와 지속적으로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8년에는 새전북신문이 주최하는 ‘미스코리아 전북 선발대회’ 공동 주관사가 되었고, 이때 ‘미스 자광’이라는 명으로 선정자를 뽑기도 했다”고 덧붙인 기사는 “2021년에는 JTV와 자광이 공동 주최로 ‘새만금 전국 장타골프대회’를 진행했고, 올해 5월에도 같은 대회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자광이 지역언론과 함께 사업에 우호적 여론을 만들어 행정을 압박하는 형태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는 기사는 “실제로 전북일보는 2017년 10월 자광건설 대표 인터뷰를 하고 대한방직 부지 재개발을 옹호하는 다수의 사설·칼럼을 지면에 게재했다”며 “2018년 5월 사설에선 ‘자광의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연간 6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의 연관 산업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노골적인 주장을 펼쳤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사는 “전북일보와 자광은 SNS에 ‘지역의 여론을 돈으로 매수한다’며 자신들을 비판한 전주시민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했다가 지난 4월 돌연 취하하기도 했다”며 “이 와중에 JTV는 2021년 ‘클릭이사람’에서 전은수 자광 회장을 출연시킨 800회 특집 프로그램 ‘더타워’를 제작했다”고 그동안의 과정과 문제점을 짚었다.

“정책 입안자에게 압력 가하고, 업자 이익 대변해주어선 안 돼”

미디어스 6월 1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미디어스>도 ‘협찬사 대표 방송 출연한 전주방송 '관계자 징계'’란 제목의 기사에서 “방통심의위는 13일 전체 회의를 열고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확정했다”며 “이날 회의에서 정연주 위원장은 ‘방송의 내용이 워낙 일방적이어서 방송사가 선제적인 조치를 했더라도 ‘관계자 징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기사는 “이광복 부위원장은 ’정책 입안자에게 압력을 가하고, 업자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방송으로 볼 수 있다‘며 ’해당 방송이 문제가 없다고 넘어간다면 다음에는 더 심한 방송으로 정책 입안자에게 압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방송사가 편집권 독립을 어떻게 지켜내면서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 

이처럼 전북을 대표하는 지역방송인 JTV전주방송의 ’중징계' 처분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열악한 방송 환경과 보도의 중립·독립성 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자성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은 ““지역의 여건상 지역 방송사가 후원을 받아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자광은 후원하는 목적이 분명해 보여서 방송사가 편집권 독립을 어떻게 지켜내면서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옥시찬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이번 JTV전주방송의 중징계와 관련해 “지역방송의 경영난이 심각한 원인은 지역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방송사를 허가해준 그동안의 방송정책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건은 너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