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교육감 당선자 인수위 전문·다양성 부족"..."지자체장 인수위인지 헷갈려“ 비판

진단

2022-06-10     박주현 기자

6·1 지방선거 이후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들이 잇따라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구성원들을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특정 지역 또는 학연·지연으로 편중된 인물들이란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부 단체장이나 교육감 인수위원회 위원들 중에는 당선자 선거시절 캠프 관계자들과 측근들로 구성돼 다양한 민의 수렴과 전문적인 인수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지역에선 김관영 도지사 당선자가 민선 8기 도정의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고 나선데 이어 서거석 도교육감 당선자,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 등이 잇따라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과 위원들을 공개했지만 측근 위주로 구성돼 '그 나물에 그밥'이란 혹평과 싸늘한 눈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거석 당선자, 이종민 전 전북대 교수 위원장 등 12명 인수위원 발표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자

9일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자는 전북교육청에서 인수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위원회 발족 의미와 12명의 인수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서 당선자는 “전문성, 실무능력, 소통, 화합, 실행력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교육계, 학계, 노동계, 시민사회, 문화예술계의 검증된 전문인력으로 인수위를 구성했다”라며 “교육 정책의 중심을 학생에 두고, 실사구시적인 기준으로 ‘학생 중심 미래교육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5개 분과(기획운영·정책공약·인사조직·소통협력·재정운영)으로 구성된 인수위 산하에는 실무(20명)·전문(20명)·자문(30명)위원회 등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이종민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전 전북대 교수), 부위원장은 한긍수 전 한남대 교수가 각각 맡았다. 

이밖에 인수위원은 조준호 우석대 석좌교수(정의당 공동대표), 박희자 전북도의원, 임경진 전 전주 혁신센터장, 김병용 혼불기념사업회 대표, 강일영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 송영주 군산동고 교장, 김숙 이리영등중 교장, 정성환 군산동산중 교장, 한성하 전주화정초 교감, 강군석 김제교육문화회관장 등이 임명됐다.

그러나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전북 교육계의 4년 밑그림을 그리게 될 인수위원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곧바로 지역 언론들에 의해 제기됐다. 

“전북교육감 인수위 전문성 우려, 부산시교육감 인수위 교총·전교조·교사노조 등 기용 대조” 

전북도민일보 6월 10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10일 전북도민일보는 ’서거석 교육감 당선인 인수위 전문성 우려‘란 4면 기사에서 “교육계 일부에서는 교육감 당선자 인수위원의 교육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며 “이미 타 지역보다 인수위 출범이 늦어진 만큼 제대로 된 인원 구성을 기대했지만, 교육 전문가 대신 교장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교육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기사에서 “경기도교육감 인수위는 교육대 교수, KEDI 연구위원, 일반 교사 등을 골고루 배치했다. 부산시교육감 당선인 인수위는 교총, 전교조, 교사노조 등을 기용하는 등 철학이 다른 사람들까지 포용했다”며 “우리 인수위를 보면 강원교육감 인수위(교장 4명, 교육장 1명, 교수 2명) 등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수위 출범이 타지역보다 늦어져 제대로 된 교육인사를 기대했는데, 인수위원 중 교육계에 이름이 띈 분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육 빠진 교육감 인수위 출범”

전민일보 9월 10일 1면 기사(지면 캡처)

전민일보도 이날 ’교육 빠진 전북교육감직 인수위 출범‘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관련 법령과 조례에 의거, 교육감직 인수위원회는 12명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7월 말까지 활동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간하게 된다”며 “하지만 인수위 분과에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기관으로서 별도의 교육분과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의 경우 미래교육분과를 두는 등 전국 대부분 교육감직 인수위가 교육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라며 “도내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학력 증진'을 전면에 내세운 분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MBC는 ’서거석 인수위 출범... 진보단체, 다양성 없어‘란 제목의 기사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선거기간엔 찬막농성 찾더니...일선에서 겪는 어려움 대변하고 바꿔낼 교사들 없어 유감”

전주MBC 6월 9일 뉴스 화면 캡처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교육단체나 소외계층은 포함되지 않아 다양성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한 기사는 “선거기간 내내 기존 전북교육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서 당선자는 내실있는 교육까지 가져오겠다며 의지를 비쳤지만 유치원이나 특수 교육 전문가가 보이지 않고 교육의 핵심 주체인 학부모와 교원단체 참여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기사는 “선거기간 전교조의 천막농성장을 찾기도 했지만, 정책 행보에서는 교육단체와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라며 “보수 성향의 부산교육감 당선자가 선거기간 날선 비판을 했던 진보 교원단체를 인수위에 포함했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이날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수위원 또 우리 교사들이 일선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대변하고 또 바꿔낼 수 있는 교사들이 없는 것이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사는 ”하루 전 발표된 김관영 도지사 당선자 인수위 역시 중앙 출신 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대신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자, 농민에 대한 대변자는 전혀 없는 점도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당선자들의 초기 행보가 변화와 차별화를 강조할 뿐, 소외계층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게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지방선거 이후 도지사와 교육감 당선자들이 발표한 인수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마치 세를 과시하거나 측근 인사들에게 논공행상식의 자리 나눠주기 형태로 보인다”며 “특히 교육감 인수위원회는 지자체 인수위원회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