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갔다 오면 '원숭이두창' 감별 진단 필요...코로나, 빠르면 여름 한 번 더 유행할 듯”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20세기, 한 병으로 3억 명이 사망했다. 바로 천연두다. 많은 사망자를 낸 천연두는 1979년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천연두와 비슷한 '원숭이두창'이라는 병이 유럽에서 발견되었다. 사실 '원숭이두창'은 신종 감염병이 아니고 동물 간의 감염병이었다가 사람에게 넘어와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되는 풍토병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넘어온 걸까?
'원숭이두창'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 5월 25일 서울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에서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원숭이두창'과 함께 북한 그리고 우리 코로나 상황에 대해 짚어 보았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원숭이두창, 중앙아프리카형은 병독성 심해서 10% 정도 사망"
- 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유럽으로 퍼지면서 다시 또 다른 팬데믹이 오는 거 아냐냐는 의견도 나올 법한데, 현재 상황 어떤가요?
“지금 유럽하고 미국에서 역학조사가 아직 결과가 안 나와서 왜 여러 국가에서 확산됐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은데 뉴스 상황을 보게 되면 아마도 특정 모임 페스티벌 같은 데서 확산되지 않았을까 하죠. 최종은 역학조사가 최대한 밝혀져야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는 하고요. 환자 수도 유입된 사례가 한 20~30 케이스 정도 실험실에서 발생했거나 동물 수입한 실험실이나 이런 데서 주로 발생 했는데 이번에는 일반인 대상에서 확산된 부분들은 흔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유행 상황이긴 합니다.”
- 그럼 한국 유입 가능성은 있을까요?
“어차피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으니 한국에서 유입될 수는 있는데 지금 확산 규모 자체가 몇만 명 정도 수준이 아니고 몇백 명 수준이라서 일단 유입 가능성은 높지 않고 유입되더라도 많은 사람이 감염될 이런 상황일 것 같지는 않아요.”
- 전파력이 강하진 않나요?
“사람 사이에 유행했던 천연두는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고 해요. 감염 재생산 수가 3에서 6 정도라고 얘기를 하는데 원숭이두창은 동물 사이에서 유행하는 병이어서 동물 사이에서는 전파가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이게 사람 사이의 전파는 흔하게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돼 있기는 하거든요. 그러니까 호흡기로 전파가 될 수는 있지만 호흡기로 잘 전파되는 바이러스는 아니고 오히려 접촉에 의한 전파가 되는 게 더 많이 전파된다고 돼 있어서 코로나19처럼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일으킬 질병일 것 같지는 않아요.”
- 원숭이두창이란 병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원숭이두창으로 이름이 된 건 원숭이에서 사람이 걸리는 천연두 같은 병명이 발생한 원숭이가 1958년도에 처음으로 발견 되고 확인이 됐었어요. 원숭이가 주로 감염되는 건 아니고 원숭이뿐만 아니라 설치류에서 감염이 되고 감염된 동물하고 사람이 접촉할 경우에 사람 중 일부 감염됐던 부분들이 아프리카 중심으로 벌어졌었거든요. 사람이 감염됐을 때는 한 1~3일 열나고 그다음에 수포를 동반한 발진이 전신으로 확산되고 그다음에 림프절이 붓는 정도인데 병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는 한 3~4주 정도 걸립니다. 딱지가 다 잡히면 병이 끝났다고 얘기해요. 사망률이 WHO 공식으로는 3~6%로 발표했어요.
지금 유전형이 두 개가 유행한대요 서아프리카형이 있고 중앙 아프리카형이 있는데 서아프리카형은 사망률이 낮아서 1% 정도, 중앙아프리카형은 병독성이 심해서 한 10% 정도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현재 지금 유럽하고 미국에서 유행하는 형태는 서아프리카형이라서 치명률이 높지는 않을 것 같고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외국 갔다 와서 열나고 발진 나는 병 꽤 많아...그런 것 때문에 혼동 될 수 있지만 잘 감별 진단하는 게 중요”
- 그러면 천연두와 똑같은 건가요?
“천연두하고 유전적으로 유사하기는 한데 달라요. 천연두와 사촌쯤 된다고 보시면 돼요. 천연두는 사람한테 전파되는 형태고 원숭이두창은 동물하고 사람하고 같이 된 인수 공통 감염병 형태거든요. 그런데 이게 천연두는 사람한테만 감염이 됐기 때문에 사람에서 유행이 차단되니까 종식이 됐단 말이에요. 하지만 원숭이두창은 동물과 사람에게 같이 감염이 되니 종식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아직 사람한테 적응이 잘 된 바이러스가 아니다 보니까 사람 사이의 전파는 용이하게 일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알려져 있어요.”
-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나요?
“일단 이례적으로 한 19개국 넘게 발생된 부분들은 우리가 경각심 가져야 될 필요 있긴 있지만 전파력이 낮고 예전에 천연두에 쓰던 백신도 있고,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도 원숭이두창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예 무방비 상태인 건 아니거든요. 특히 우리나라는 북한이 두창을 생물 테러 무기로 가지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 우리나라는 3,500만 명 정도가 쓸 수 있는 백신을 이미 비축 하는 국가여서 만약에라도 국내에 유입돼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 이건 잠복기가 3주 정도 간다고 하더라고요.
“한 2주에서 3주 정도예요. 그러니까 이게 문제인데 외국에서 여행 갔다 오신 분 중 들어올 때는 증상 없다가 들어와서 증상 생기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 문제 때문에 혹시나 국내에도 유입 사례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코로나는 호흡기 감염병이고 증상이 감기 증상과 유사하니 티가 안 나잖아요.
그런데 원숭이두창이 몸에 뭐가 나니 지금 위험 국가를 다녀왔는데 열나다가 몸에 발진이 확 난다면 일단 의심하고 병원 찾아오셔야 되는 거고요. 근데 사실 외국 갔다 와서 열나고 발진 나는 병이 꽤 많아요. 그런 것 때문에 혼동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런 부분을 잘 감별 진단하는 게 우리나라 내에서 혹시라도 유입됐을 때 중요한 부분이기는 해요.”
"북한, 백신 맞은 사람도 전혀 없는 상황...어떤 형태의 변이가 나올지 예측 안 되는 것이 문제"
- 북한 코로나 상황이 1주 전만 해도 위급하게 돌아갔잖아요. 그러나 지금 북한은 안정적으로 관리 된다는 것 같은데 믿을 수 있을까요?
“북한이 처음 발표된 날 거의 30만 명 가깝게 나왔다고 그러는데 지금 10만 명대로 줄기는 줄었거든요. 확진자 숫자 줄어드는 건 가능은 해요. 북한이 하는 봉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봉쇄이기 때문에 환자 수는 떨어지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문제가 뭐냐면 북한은 백신 아무도 안 맞았기 때문에 만약 봉쇄하다가 좋아졌다고 풀면 또 확진자 수 올라갈 거거든요.”
- 사망자는 어떻게 될까요? 거기는 백신을 아무도 안 맞았잖아요.
“지금 한 300만 명 걸렸는데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겠죠. 전 인구의 3분의 1에서 아마 반 정도는 걸렸을 가능성이 높고 아마 사망자가 훨씬 많이 발생했을 텐데 지금 사망자 보고가 60명밖에 안 되는 건 좀 이상하기는 해요. 문제는 이번에 많이 걸려서 엄청 많이 죽었겠죠. 근데 그런 수준 된 게 아니면 봉쇄로 간신히 막았다면 풀면 또 유행할 거기 때문에 그리고 또 어차피 절반 정도는 백신 안 맞은 사람이고 안 걸린 사람이니까 또 유행할 거란 말이에요. 이런 유행이 아마 이렇게 두세 번 지나야 웬만큼 다 감염이 되면서 잦아들 가능성이 높아요.”
- 우리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무응답인 거 같아요.
“하나도 안 받았죠. 지금 받을 생각도 없는 것 같고요. 그냥 이대로 그냥 끝낼 생각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북한 입장에서는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우리가 잘 관리해서 잘 끝냈다고 할 것 같아요. 잘 끝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겨낸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겨냈다고 사실 환자가 줄고 줄면 그럴 수는 있는데 그래서 한창 심할 때는 뭔가 좀 받을 것처럼 그랬는데 조금 안정되는 것 같으니까 말이 바뀌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아마 지원도 거의 안 받으려고 하는 것 같고 우회적인 루트 통해서도 거의 들어갈 방법이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 북한에서 변이가 나올 가능성 있을까요?
“어느 국가나 유행이 심해지고 확진자가 많아지면 언제든 변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우리나라도 최근에 환자가 많이 발생했으니 변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졌었던 거고 어느 국가나 확진자 규모가 늘어나면 변이가 발생할 수 있죠. 그런데 북한 같은 경우는 백신 맞은 사람도 전혀 없는 상황이니까 어떤 형태의 변이가 나올지 예측이 안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의 변이도 다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거죠.”
- 그럼 우리에게도 피해가 있지 않을까요? 변이가 나와서 다른 나라로 전파되면 우리에게도 영향 있지 않을까 하죠.
“사실 만약에 북한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온다면 이건 사실 우리나라만 당할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힘들어지는 상황이기는 한데 직접적인 피해는 별로 크지는 않을 거라는 부분이고 우리나라에 당장에 들어올 건 아니고 들어오더라도 중국 거쳐서 들어올 거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거죠. 다만 걱정하는 부분은 봉쇄를 강하게 하다 보면 농업이나 공업 종사자들이 일을 못 하게 되잖아요.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안 좋은 북한에서 한두 달 정도 만약에 이런 경제활동이 멈추게 되면 더 위험해질 거라는 얘기죠.”
"앞으로 예방접종 전략은 주로 고위험군과 60대 이상”
-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22일 확진자가 만 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주말에 1만 명 이하까지 떨어지기도 하고 주중에 오늘(25일) 한 2만 5천 명 정도 발생했잖아요. 이제 점진적으로 떨어지기는 하는데 속도가 되게 되게 천착하게 떨어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지난번에 3만 명대 이번 주에 2만 5천 명대 이런 식으로 아마 더 떨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이 정도 수준에서 쭉 갈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 그럼 괜찮은가요?
“지금이야 대응하고 이런 데 전혀 문제는 없는데 문제는 이렇게 확진자가 계속 발생한다는 얘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확진자가 제로가 되는 게 아니니까 만약에 우리 집단 내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가 걱정인 거죠. 걸린 분들도 면역도가 떨어지고 백신만 맞은 사람도 면역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금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가 면역도가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리면 유행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거죠. 그 시기가 여름이 될 건지 가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지금은 불씨가 남아 있는 거잖아요. 불이 번질 만한 조건이 되면 갑자기 확 타오를 수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걱정하는 거죠.”
- 백신 4차 접종은 맞아야 할까요?
“백신 같은 경우는 보시면 알겠지만, 백신 맞은 사람들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백신 맞은 사람이 걸렸을 경우에 젊은 사람은 중증 거의 안 되는 걸 확인이 됐잖아요. 젊은 층들은 추가 접종 강조하지는 않을 것 같고요. 다만 60대 이상 특히 초고령인 80대 이상 같은 경우는 감염되면 지금도 돌아가시거든요. 특히 예방 접종한 지 6개월 이상 지나가 버리면 중증 예방 효과도 많이 떨어져요. 80대 이상은요. 그래서 앞으로 예방접종 전략은 주로 고위험군과 60대 이상이겠죠.”
"정부가 잘 준비하고 연착륙해야 하는데...그런 노력을 지금 많이 안 하고 있고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리스크”
- 정부가 확진자 격리 면제를 검토했지만 유지하기로 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잘했다고 보고요.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적 격리 해제 부분에 반대였거든요. 왜냐하면 아직도 유행 규모가 1만 명에서 3만 명 발생하고요. 수학적 모델링하는 예측 자료 보면 법적 격리 면제 했을 경우 환자 발생이 지금보다 2, 3배 이상 늘어날 거라는 얘기들이 계속 나왔어요. 또 우리나라가 아직 사회적으로 준비가 안 됐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일용직 노동자 같은 분들 같은 경우는 만약에 확진됐는데 법적 격리 없애 버리면 쉴 수가 없는 게 되죠. 법적 격리를 하면서 일부 생활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진단받고 쉬었거든요. 근데 이제 법적 격리가 해제되면 그런 보상이 전혀 없어지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검사 자체를 안 받을 거 아니에요. 큰 회사들 같은 경우에는 재택근무도 하고 걸리면 병가도 주겠지만 노조가 약하거나 회사 상황이 안 좋은 데는 코로나 걸려도 출근하라고 그럴 수도 있고 코로나 검사도 받지도 말라고 할 수도 있고 그다음에 아니면 코로나 걸렸다고 그러면 나오는 건 위험하니까 병가 쓰지 말고 휴가 쓰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사회적 여건 자체가 아프면 쉰다는 게 확실히 보장되고 아프면 쉴 수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나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부분을 보완하지 않고 법적 격리 해제하게 되면 취약계층들이 훨씬 피해를 많이 보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은 반드시 해야 해야 됩니다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일단 많은 분이 얘기했던 것처럼 빠르면 여름, 늦어도 가을이나 겨울쯤에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가 아주 큰 규모는 아닐지라도 유행이 한 번 있을 거라고 예상해요. 만약에 알파벳이 변하는 변이가 나타나서 (델타나 오미크론처럼) 세계적으로 유행 한다면 꽤 큰 유행도 가을 겨울에 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얼마나 큰 유행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정부가 준비를 잘 해야 하는 시기인데 코로나19가 끝나 간 것처럼 모든 정책을 풀어가고 있는 부분이 우려되긴 합니다. 잘 준비하고 연착륙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노력을 지금 많이 안 하고 있고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