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주 라디오 ‘패트롤 전북’에서 출발한 ‘풀뿌리 언론K’, 전국 확산 '주목'

미디어 이슈

2022-05-15     박주현 기자

KBS전주방송총국의 ‘풀뿌리K’는 매주 수요일 전북 시·군지역의 풀뿌리 언론들이 한 주간 다룬 주요 의제들을 현지 언론인들과 직접 화상으로 연결하여 생생히 전달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런데 ‘풀뿌리K’ 프로그램이 전북에서 출발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반향이 날로 뜨겁다. KBS는 특히 ‘KBS 뉴스룸을 빌려드립니다’란 프로젝트를 통해 ‘풀뿌리K’를 전국으로 확대시키는 데 주력하고 나서 가시적인 성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뿌리 언론K’  경남지역서 '인기'...KBS전주총국 '풀뿌리K' 확대 

KBS창원방송총국 5월 4일 뉴스 화면 캡처

최근 KBS 창원방송총국은 ‘뉴스7경남’의 코너인 ‘풀뿌리 언론K’를 매주 경남지역 9개 일간지와 주간지의 주요 뉴스를 소개해 인기가 높다. 방송사와 지역 신문사들의 협업에 지역민들이 지역언론과 좀 더 가까워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KBS 창원방송총국은 지난 3월 30일부터 ‘뉴스7경남’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5분 내외로 코너 ‘신문브리핑-풀뿌리 언론K’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KBS전주총국에서 시작한 방법과 유사하다. 경남지역의 ‘풀뿌리 언론K’는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뉴스사천>, <한산신문>, <거제신문>, <고성신문>, <주간함양>, <남해시대> 등 경남지역 9개 언론매체와 협업해 지역 밀착형 뉴스를 선보이는 코너다. 

KBS창원방송총국 5월 4일 뉴스 화면 캡처

‘풀뿌리 언론K’는 1주일 간 경남지역 풀뿌리 언론들의 기사들 중 주목할 만한 기사 4개를 소개한다. 3개는 PDF 파일로 기사를 화면에 보여주며 간략히 소개하고, 1개는 취재했던 기자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취재 배경과 원인, 문제점 등을 직접 듣는다. 기사는 각 매체 담당자가 의논해 보통 KBS가 평소 보도하지 못했던 지역신문만의 기사를 선정해 시청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지역 밀착형 기사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선정한다.

이처럼 KBS는 전국 9개 지역총국 ‘뉴스7’에 코너를 마련해 지역 시·군 단위 미디어에 개방하는 ‘KBS 뉴스룸을 빌려드립니다’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풀뿌리 지역 언론들과 협업하며 시청자들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강 전주총국장 시절 전북에서 시작한 ‘풀뿌리K’, 라디오에서 출발 

KBS전주방송총국 '풀뿌리K' 화면 갈무리

KBS와 지역 신문들과의 협업은 지난해 KBS 전주방송총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KBS 전주방송총국은 취재기자 배정이 어려운 기초자치단체 풀뿌리 언론 7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뉴스7’에 ‘풀뿌리K’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코너를 통해 주 1회 풀뿌리 언론사들이 취재한 지역 뉴스를 소개하고 풀뿌리 언론사 소속 기자가 방송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순창·무주·완주 등의 시·군의 현안을 전하고 있다. 

당시 이재강 KBS전주총국장이 관심을 갖고 야심차게 시도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KBS 본사 지역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전 총국장은 전북에서 실시해 주목을 끌었던 ‘풀뿌리K’를 전국으로 확대키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31일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KBS 전국시청자위원회에서 이재강 지역정책실장은 "KBS가 가진 지상파 플랫폼을 지역 시청자들에게 개방하고, KBS의 지역방송국이 공론장의 역할을 더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시·군 단위의 소규모 미디어나 콘텐츠 제작자들이 취재하고 제작한 '시·군 소식'들이 저녁 7시에 KBS의 각 지역 총국에서 방송하는 '뉴스 7'에 소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S전주 라디오 <패트롤 전북> '풀뿌리 언론 속으로', 확산·조명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패트롤 전북'이 2020년부터 방송한 '풀뿌리 언론 속으로' 관련 모음(유튜브 캡처)

앞서 지난 2월 KBS는 지상파 플랫폼을 지역 풀뿌리 미디어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당시 KBS는 9개 지역총국 ‘뉴스7’에 코너를 마련해 지역 시‧군 단위 미디어와 저널리스트에게 개방하는 “KBS 뉴스룸을 빌려드립니다”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이 같은 풀뿌리 미디어와의 협업은 KBS 전주방송총국에서 처음 시작됐고, 그 시작은 바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었던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KBS전주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패트롤 전북’은 지난 2020년부터 매주 한 차례씩 지역언론 보도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비평하는 '풀뿌리 언론 속으로' 코너에서 건강한 지역 주간신문들로 인정 받아 온 매체들을 직접 소개했다. 

해당 신문사 발행인과 편집장, 기자 등을 순차적으로 출연시켜 지역의 이슈들을 분석하고 소개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김로연 작가와 함윤호 앵커(진행자)는 <부안독립신문>, <진안신문>, <열린순창>, <김제시민의신문>, <완주신문>, <무주신문>, <주간해피데이> 등 지역의 주간신문들과 연계해 해당 지역 소식들을 정기적으로 다루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어 KBS 전주방송총국은 전북지역 풀뿌리 언론사 7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TV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7’에 ‘풀뿌리K’라는 새 코너를 마련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주 1회 풀뿌리 언론들이 취재한 지역뉴스를 소개하고, 풀뿌리 언론사 소속 기자가 TV방송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순창·무주·완주 등의 시·군의 현안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KBS 전주방송총국은 풀뿌리 언론의 취재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협업 취재를 통해 심층적인 보도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1년 10월 KBS와 <열린순창>은 협업 취재를 통해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전통사찰 민간보조사업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그 결과 자치단체와 전통사찰의 비리와 유착관계를 밝혀내 지역 사회에서 큰 반향을 얻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과 시민들이 선정한 ‘이달의 좋은 기사’로도 뽑혔다. 

지역 풀뿌리 언론과의 협업은 재난방송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이뤄냈다. 2021년 7월 7일에는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무주군의 현지 피해 상황을 <무주신문>이 영상으로 촬영해 KBS 전주방송총국에 신속하게 전달해 협업을 이룬 사례다. 

공영방송·풀뿌리 언론 협업, ‘지역 미디어 허브’ 자리하길 

KBS 전주방송총국 5월 12일 뉴스(풀뿌리K) 화면 캡처

이 같은 협업 모델은 지역 사회는 물론 학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공영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작가와 진행자의 발상 전환이 전주방송총국의 '풀뿌리K'를 통해 지역 미디어와의 협업 모델 가능성과 긍정적 효과를 확인해 준 셈이어서 더욱 지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KBS가 올해 “KBS 뉴스룸을 빌려드립니다”란 프로젝트를 통해 갈수록 높아지는 지역 사회의 기대와 요구를 직시하면서 ‘지역 미디어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은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지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그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