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잠룡' 해석 분분...지역주의 과대포장

[전북지역 주요 신문 뉴스 톺아보기] 2020년 6월 17일(수)

2020-06-17     박주현 기자

2022년 3월 치러질 예정인 20대 대선과 관련, 각 지역 언론들이 갑자기 바빠졌다. 이른바 ‘대권 잠룡’ 띄우기 경쟁을 발 빠르게 시작하고 나섰다. 가장 치열하게 펼치는 곳은 바로 지역신문들의 지면이다. 관심이 지대한 만큼 해석도 제각각이다.

대권 후보들을 ‘잠룡’으로 두루뭉술하게 포장한 채 정작 당사자들의 의견은 없는 대신 추측성 기사와 해설들이 넘쳐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초점을 가하는 인물과 분석이 다르다. 그러다보니 지역주의와 직역색깔이 가득 묻어난다. 독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우선 이낙연·정세균 두 전·현직 총리 출신지역인 광주·전남, 전북지역 언론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들도 대선관련 기사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 후보를 놓고 해석이 지역에 따라 분분하다.

광주일보 6월 15일 3면

광주와 전남지역은 아무래도 이낙연 의원에 무게중심을 놓고 대권을 점치는 분위기다. 최근 이 지역 언론들은 이 의원이 지난 15일 저녁,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한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차기 대권행보의 ‘출발선’으로 묘사하는 지역신문들도 있다.

광주일보는 17일 ‘이낙연·김부겸 출마 선언 임박…달아오르는 민주 8월 전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의원은 지난 15일 저녁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시대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갖고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무등일보 6월 15일 관련사(홈페이지 갈무리)

기사는 이어서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와 관련, ‘소명의식을 갖고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간단한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무등일보도 최근 ‘ 이낙연 지원군 당내서 속속 등장’, ‘'대선 선호도' 이낙연 전 총리 12개월 연속 1위’ 등의 기사에서 힘을 잔뜩 실어주는 모양새다.

신문은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전이 확실시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응원하는 지원군이 당내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이 전 총리의 약점이 보완되는 것과 함께 '이낙연 대세론'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라고 썼다.

영남지역에서도 차기 대선에 대한 관심이 지면에 연일 묻어나고 있다.

경남일보는 15일 ‘여야 잠룡들 너도나도 대권 몸풀기’란 큰 제목과 함께 ‘무소속 김태호, 야권 잠룡 첫 여론조사 1.6%’란 중간제목의 기사에서 대권주자들의 행보를 조명했다.

기사는 “김두관 의원(양산갑)은 윤미향 의원 논란 등 각종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범 야권 잠룡들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무소속 김태호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이 범 야권 대권 잠룡 후보에 포함된 여론조사가 나왔다”는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또 기사는 “김태호 의원은 지난 2012년 8월 전당대회 때 ‘박근혜 대세론’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 당시 출마해 3.2%를 득표, 3위(5명 출마)를 차지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대구·경북지역은 김부겸 전 장관의 행보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매일신문 17일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매일신문 등 이 지역 언론들은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이 이달 하순쯤 출사표를 던질 것임을 16일 시사했다”면서 그의 행보를 경쟁적으로 지면에 담고 있다.

그러나 기사의 행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한 내용들이 많다. 매일신문은 관련기사에서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가 아직도 힘든 과정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 내가 출마를 선언하기 어려운 것은 잘 알 것’이라며 ‘시기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애매하게 썼다.

이에 질세라 전북지역도 만만치 않다. 전북일보가 17일 칼을 꺼내 든 형국이다.

이날 신문은 ‘호남 출신 대권 잠룡들 ‘광폭행보’‘란 제목의 3면 기사에서 작심하고 썼다. 기사는 “여야를 통틀어 부동의 대권 주자 1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국회의원(서울 종로)은 전국을 돌며 코로나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대세론을 각인시키고 있다”며 “진안 출신 정세균 국무총리는 아직 대권 도전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전북일보 6월 17일 3면

그러면서 정 총리 쪽에 무게를 실었다. 기사는 “청 총리는 이번 주말에 대구를 방문한다”며 “전국적 세(勢)확장 작업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두 사람의 행보를 열거하면서 “정 총리가 민주당 약세 지역인 대구경북(TK)으로 정치적인 보폭을 넓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며 시선을 다시 정 총리 쪽으로 옮겼다.

이어 기사는 “정 총리는 지난 1일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한 TK지역 총선 낙선인들과 위로 회동을 했다”며 “정 총리가 당권주자인 김 전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만든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오르내렸다”고 덧붙였다.

전북일보 6월 16일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기사의 행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측’, ‘제기’, ‘얘기’ 등의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팩트가 분명하지 않은 모호한 문구들로 인해 읽는 독자들을 아리송하게 만들 수 있다.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기사의 마지막 부분이다. 기사는 “그러나 정 총리는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며 “정 총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낙선자를 만난 것은 오랫동안 정치를 함께 한 분들을 위로한 것일 뿐’이라며 ‘제 머릿속에는 코로나 위기 극복에 대한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 차 있을 뿐 대권이니 당권이니 아무런 상관도 없고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함께 전했다.

전북도민일보 6월 3일 관련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이 신문은 지난 5월 29일에도 ‘호남 대권 잠룡들 기지개…도내 인사 합류 촉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지역구를 물려준 정세균 국무총리도 대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차츰 가시화하는 분위기다”라고 썼다. 애써 분위기를 띄우는 보도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전북지역에선 전북일보 뿐만 아니라 다른 일간지들도 정 총리가 지난 2일 전북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일제히 ‘대선 행보 시작’, ‘텃밭 다지기’ 등의 제목과 함께 그를 강력한 대권 후보로 띄웠다.

이처럼 전북은 물론 각 지역마다 차기 대권 후보들의 전망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시각차이가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역주의와 지역색깔로 포장한 기사들이 많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한편 17일 전북지역 신문들은 전날 국회 소식을 다루면서 고조됐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국회 상임위에서 정무위 소속에 지역 국회의원이 배정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과 함께 이로 인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기사들을 내보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미디어센터 구축 도시 선정심사위원회에서 전북 계획안이 ‘적격’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는 기사들도 부각됐지만, 이 부분은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짚어볼 대목이 많을 듯하다.

다음은 6월 17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전국 첫 조성…이젠 인기 시들

낡고 좁은 전주시청사 신축 여부 ‘주목’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난항 우려…전북 국회의원 정무위 0명

전북도민일보

실업급여 역대 최고

北,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남북관계 파국 위기

전북도 1인 자영업자 고용·산재 보험료 지원

전주에 방통위 시청자미디어센터 들어선다

전라일보

여야 대립 격화 '급랭 국회' 전북 현안사업 '산 넘어 산'

북,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전북 주택정책 ‘공급→주거복지’로

새전북신문

'무더위 시작됐는데' 물놀이장 운영 놓고 골머리

[새전북만평-정윤성]'전북판 구하라 사건'..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야!

법원, 딸 순직급여 챙긴 생모에 “양육비 내라"

새만금 간척지에서 대규모 풀사료 수확 연시회

전북에도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

전북중앙신문

상임위배정 전북정치력 절반의 성공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에 성경찬의원

靑 "北 연락사무소 폭파 유감··· 도발땐 강력대응"

전민일보

반년째 암흑터널...하늘길 막힌 여행업계 줄도산 위기

전북대대학로, 호남권 최초 ‘스마트 시범상가’ 선정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