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아챔’ 16강행 확정 후 재개된 리그 첫 경기, 서울과 1:1 무승부

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2022-05-06     김병직 기자
선제골을 넣은 뒤 하트세리머니를 펼치는 류재문 (사진=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어린이날 홈 경기서 아쉬운 무승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아챔) 일정 때문에 근 한 달 여 휴식기를 가졌던 프로축구 K리그1이 5일 화창한 어린이날을 맞아 재개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2022년 아챔 조별리그에 참가해 16강행을 확정하고 돌아온 전북 현대도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을 상대로 리그 10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그간 전북은 서울에 12승 2무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최근 선수 간 호흡이 좋아지며 경기력이 살아나는 중이고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중반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북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무승부로 이어졌다. 전북은 베트남에서 치른 아챔 조별리그에서 3일에 한 번씩 모두 여섯 경기를 치르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서울을 상대했다. 강행군의 후유증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반면 서울은 휴식기 동안 체력을 회복하고 착실하게 전술훈련을 수행한 뒤 이날 경기에 나섰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지난 9라운드 수원과의 슈퍼 매치에서 승리하면서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현 국가대표팀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 황인범이 러시아에서 돌아와 팀에 가세한 것도 큰 힘이 되었다. 실제 황인범은 후반 교체로 들어온 뒤 특유의 간결하고 매끄러운 공수 연결 능력을 보여주었다.

전북은 4-5-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키퍼에 이범수, 중앙 수비는 홍정호 최보경, 좌우 수비는 김진수 김문환, 중앙에 김진규 류재문, 2선 공격은 바로우 강상윤 한교원, 최전방에 일류첸코가 선발로 나섰다. 2004년생 강상윤은 A팀으로 합류한 지 이틀 만에 첫 선발 출전하는 감격을 맛봤다. 공격 전개와 수비 가담에서 어린 선수답지 않게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 팀 다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며 중원에서 치열하게 부딪쳤다. 전반 25분, 최보경의 패스 미스가 서울의 슈팅으로 연결되며 전북이 아찔한 장면을 맞았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의 헤더는 골대를 빗나갔다. 일진일퇴, 양 팀은 사력을 다해 공방을 주고받았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경기 뒤 “모든 걸 쥐어짰다. 모든 힘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박동진, 개 오줌 싸는 세리머니 '눈살'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은 김보경 문선민, 서울은 황인범 김진야 조영욱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17분 전북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보경이 올린 코너킥을 류재문이 헤더로 연결해 골맛을 봤다. 류재문의 올 시즌 첫 번째 골이었다. 전북 팬들이 부르는 ‘승리의 오오렐레’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전북은 계속해서 파상 공세를 퍼부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24분, 홍정호가 근육 경련으로 빠지고 박진섭이 투입되었다. 5월 초임에도 23℃까지 수은주가 오르는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이었다. 수문장 이범수는 서울의 공세를 연이어 선방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36분, 류재문도 근육 경련을 일으켜 최철순과 교체되었다. 다섯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전북은 골키퍼 이범수를 빼고 2003년생 김준흥을 들여보냈다.

김진규도 다리에 쥐가 났지만 전북은 더는 선수를 교체할 수 없었다. 공세를 퍼붓던 서울이 종료 1분을 남기고 박동진의 헤더로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었다. 박동진은 골을 넣은 뒤 상의를 벗어 던지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개가 오줌 싸는 세리머니를 펼쳐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선제골을 넣은 류재문이 여자 친구를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한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본인의 ‘미친개’ 별명에 어울리는 ‘영역 표시’ 세리머니를 수많은 어린이들이 지켜봐야 했다. 추가시간이 3분 주어졌지만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전주성 찾은 1만 2,000여 관중 모처럼 생동감

경기장을 찾은 전북 팬들이 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전북현대)

이날부터 육성 응원이 가능해져 경기장은 모처럼 생동감으로 들썩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중들은 시종 노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하며 탄식과 야유도 쏟아졌다. 전주성에는 1만 2,000명이 넘는 관중들이 들어차 경기를 즐겼다.

한편 전북 구단은 어린이날을 맞아 푸짐한 선물을 준비해 어린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선착순 3,000명에게 스케치북과 색연필 세트를 선물하고, 어린이 장내 아나운서와 에스코트 키즈, 어린이 시축과 어린이 무료입장(E/N석)을 선물했다. 

/김병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