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 맞는 지방의회 의원들, 부끄럽지 않나?

[전북지역 주요 방송·신문 뉴스 톺아보기] 2020년 6월 15일(월)

2020-06-15     박주현 기자
MBN 관련기사(화면캡쳐)

“음주운전에 폭행, 성추행까지 지방자치제의 한 축인 지방의회가 각종 일탈로 물의를 일으켜 무용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죠. 이번엔 전북의 한 지방의원들이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놀이기구까지 탔습니다. 현장 방문이었다는데 보시면 황당합니다.”

주말과 휴일 내내 정읍시의회 의원들의 대낮 음주와 놀이기구 탄 민망한 모습의 동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많은 조회 수를 올리며 화제가 됐다.

열 마디 말보다, 열 페이지 글보다, 짧은 동영상 한 편이 더욱 강력한 파급 효과가 있음을 새삼 각인시켜 주었다.

MBN이 단독으로 영상과 함께 지난 12일 처음 내보낸 ‘현장방문 맞아?…술 마시고 놀이기구 탄 시의원들’이란 제목의 기사가 출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확산 유포돼 졸지에 큰 화제거리가 됐다.

의제파급(Agenda-rippling)효과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부끄럽고 민망한 전북지역 지방의회의 한 모습을 고발한 영상 기사는 “정읍시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지난 9일 오전 회의를 마치고 직원 7명과 함께 군산 횟집에서 1인분에 4만 원짜리 점심을 먹고, 일부 의원은 술까지 마셨다”는 것으로 보도가 시작된다.

중간 중간 인터뷰에 답한 시원들의 발언들이 가관이다.

"국민 세금이지만, 술 한잔 먹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더욱이 인근 섬으로 이동해 놀이기구인 집라인을 타면서 집라인 관계자가 "술 냄새가 나기도 하고 얼굴도 붉은 기가 있었어요."라고 말하자 "지역에도 집라인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현장방문차 갔다"고 발언한 내용이 금세 거짓임이 들통 나고 만다.

정읍시청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집라인을 설치하냐고요? 저희는 그런 계획이 없는데요."라고 선을 그었다.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웃게 하는 바로 그 장면이다. 황당하다는 반응과 비판의 댓글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현장방문의 성과 보고서 작성에도 문제가 있음을 고발한 이 방송은 지난 4월에도 ‘정읍시의회 현직 의원이 동료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기사와 동영상을 내보내 유튜브에서 줄곧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발성 뉴스의 효과보다 요즘엔 유튜브를 타고 파급되는 효과가 더욱 크다. 그래서 영상 TV는 물론 전파 방송인 라디오들도 다시 보고 다시 듣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단독기사나 특정 프로그램의 조회 수 올리기 경쟁이 대세인 요즘이다.

방송사들이 이러한 조회 수를 늘리려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전북지역의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끄러운 일탈 장면들이 방송과 유튜브에서 풍성하게 넘쳐난다. 그들에겐 좋은 '낚시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전북중앙신문 6월 15일 1면

정읍시의회에 이어 곧바로 휴일에는 김제시의회에서 또 한 건의 빅뉴스를 제공했다.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이 12일 김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 여성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하며 시의원직의 사퇴의사를 밝혀 휴일 내내 영상과 전파를 탔다.

유 의원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모두 사실로 인정한다”며 “도덕적 책임을 지고 (후반기 원구성이 완료되는)다음달 3일쯤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관계와 관련해 여성 의원의 남편이 유 의원을 여섯 차례 폭행했고, 자신의 아내와 딸까지 협박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전주MBC가 앞서 추태를 보인 장면들을 기사와 함께 내보내기도 했다. 

전주MBC 관련기사(화면캡쳐)

그러나 이러한 볼썽사나운 모습들은 전북지역 지방의회에서 연일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뭇매감이 되고 있다.

이미 언론들이 큼지막하게 보도했듯이 정읍시의회 의원도 지난해 10월 동료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정도다.

전주시의회 한 의원은 지난 6일 자정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64%가 나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앞서 전주시의회 의원 7명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참 진행 중인 지난달 초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돌아와 시민들 앞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새전북신문 6월 15일 1면 만평

최근 전북도지사의 측근인사 채우기를 견제한다며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전북도의회를 향해 ‘어물쩍 시늉만 낸다’는 질책과 함께 ‘무용론’ 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송성환 도의회 의장 역시 코로나19가 한참 성행하던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6일까지 9일 일정으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원들과 유럽 발트 3국으로 연수를 떠났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전북지역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가뜩이나 '무용론', '장학생' 등의 질책과 비판을 받아 온 지방의회의 일탈, 추태, 잡음은 잠시도 쉴 날이 없다. 추한 민낯 때문에 도민들이 더욱 민망하고 부끄럽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그런데 주말과 휴일 벌어진 지방의회의 부끄러운 장면이 월요일자 지역신문들의 해당 시군 소식을 다룬 지면에서는 관련기사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시군의 홍보기사와 행사, 동정 등의 위주의 소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나마 정치부에서 종합적으로 다룬 관련기사들이 몇몇 신문의 지면에 반영됐을 뿐이다.

다음은 6월 15일(월) 전북지역 신문과 방송들의 지방의회 관련기사 및 1면 주요뉴스 제목이다.

전북일보

전북 지방의원들 일탈 속출 ‘구설’ -3면

전북 동부권 균형발전 '식품·관광' 집중 육성 -1면

잘나가던 전통시장 청년몰 ‘썰렁’ -1면

주말 곳곳 폭우 -1면

전북도민일보

지방의원 도덕적 해이 ‘도마위’ -3면

민주당 지방자치 훼손 심각 -1면

[사고] 새 시대를 열어갈 인재를 찾습니다 -1면

전북 집중호우로 농경지 105ha 침수 피해 -1면

‘군산형일자리’ 전기차 내년부터 본격 생산 -1면

새전북신문

동료 의원간 불륜설에 김제시의회 발칵 -3면

[새전북만평-정윤성]김제시의회 '동료의원간 불륜' 등 풀뿌리 민주주의 해충... -1면

“30년 키운 자식 잃어버린 심정" -1면

완주 180㎜ ‘비’, 이번 주 구름 많고 낮 최고 기온 30도 이하 -1면

코로나도 못막은 '공시 열풍' -1면

전북중앙신문

민낯 드러낸 지방의원 -1면

동부권개발에 5년간 1천800억 투입 -1면

전주시 사고많은 도로개선 -1면

전주MBC

'불륜의혹에 현충일 난동' 자리까지 내던진 의원님

JTV

김제시의원 "동료의원과 불륜설...의원직 사퇴"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