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총생산과 자화자찬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2-04-23     이화구 객원기자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 GRDP)' 

일정기간 동안 정해진 경제구역(시도별)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 가격으로 평가함으로써 경제구조나 경제규모를 파악하는데 활용하는 '지역내 총생산(GRDP)'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국가로 보면 실질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시·도별 GRDP라는 지표가 지자체 도지사나 시장의 재임기간 성과를 평가하는 일에 가장 합리적인 지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지역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3선에 도전한 전북도지사는 자신이 소속된 당으로부터 당내 경선에서 탈락되는 일이 발생하자 주변 사람들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격분하다가 지사가 직접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일단 봉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사가 은퇴하겠다며 남긴 "떠오르는 아침 해와 아름다운 저녁노을 사이, 새들은 하늘 높이 날고 꽃들은 저리도 밝게 피었습니다."라는 시가 눈길을 끕니다. 제가 봐도 문학적으로 짧은 문구 안에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선시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이야 시를 직접 쓴 본인만 정확히 아시겠지만 모호한 면은 있으나 언뜻 보기에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서 자신이 도백으로 있었던 그 지역이 태평성대를 이룬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부정적으로 보면 자화자찬을 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재임기간 중 굵직굵직한 국제대회 개최와 많은 예산을 확보한 점은 있으나 지역내 조선소 폐쇄와 지동차공장이 문을 닫는 아픈 일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분의 재임기간 중 지역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역내총생산(GRDP) '이라는 지표를 가지고 전북지역과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진 다른 지역과 증가율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제가 사진으로 올려드린 자료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가지고 작성한 자료이니 보시고 여러분들께서 직접 평가를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표상으로 보면 자화자찬을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국제행사 유치로 겉은 화려했으나, 공장도 조선소도 사라지며 내실은 없고 도세도 여전히 하위를 면치 못하는구나!"라고 읊고 싶습니다. 

물론 사람이 삶을 영위하는데 빵으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수치가 좀 낮고 높다고 해서 금방 인간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평가는 냉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으로 재임 기간 중 병마와 싸우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도정에 펼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