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점 오기 전 규모 키워 놓은 게 가장 아쉬워...사망자 한동안 꽤 나올 것"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2-04-11     이영광 기자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62만 명 이후 완만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최근엔 20만 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위중증 환자는 계속 1,000명을 넘고 사망자 또한 300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 체계는 감당이 가능할까?

현재 코로나 상황과 함께 거리 두기 완화 그리고 의료 체계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지난 8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요양원·요양병원 취약...사망자 위중증 환자들 사이에서 계속 나올 것" 

이재갑 한림대 교수

- 3월 16일 62만 명을 기록한 후 서서히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이제 확진자 규모의 정점은 이미 넘어선 게 맞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의료체계 같은 부분들도 환자들이 줄면서 안정되는 것 같기는 한데 피크 때 발생했었던 환자들 때문에 사망자가 계속 200~300명대를 넘고 있어요. 사망자가 계속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 매우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 위중증 환자가 천 명을 넘고 있는데 의료 체계는 괜찮을까요?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인데요. 의료 체계는 중환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버틸 거예요. 그러나 지금 중증 환자 분들 중 매우 상태가 안 좋은 분들이 많거거든요. 제때 입원을 안 되고 좀 늦게 입원됐거나 아니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오신 분들이 많다 보니 앞으로 이분들 중에서 사망자가 꽤 나올 거예요.

그리고 또 문제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의 집단 발병은 계속되고 있거든요. 피크는 지났더라도 사망자가 한동안 위중증 환자들 사이에서 계속 나올 수 있어서 그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오미크론 전파력 매우 강해 종사자 중에 확진 없는 날이 없는 상황" 

-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나오는 건 왜 그런 건가요? 

“요양원, 요양병원이 워낙 취약한 시설들이었잖아요. 정부가 투자도 별로 많이 안 했었고요. 환자가 집에서 치료하는 부분을 커뮤니티 케어라고 그러죠. 우리나라는 커뮤니티 케어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의존하고 있는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 다음에 요양원하고 요양병원이 전반적으로 낮은 비용을 통해서 어르신들을 돌보려는 측면들이 강한데 밀집도가 높아요.

이러다 보니까 한 번 유행하게 되면 아주 많은 수의 유행이 생기거든요. 한 번 집단 발병하면 50명에서 100명씩 나오는 건 일반적이더라고요. 우리가 어르신들에 대한 진료 부분을 저렴하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구조이다 보니까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상황이 돼버린 것 같아요.”

- 여기에 대한 정부 대책이 있나요? 

“정부 대책은 지금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이 자리가 나니까 요양병원에서 확진된 분들을 이제 이송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3월 초부터 3월 말까지 거의 이송이 안 된 상태에서 집단 발병하는 데도 어떻게 손을 못 쓰고 있었던 상황들이어서 그때 확진자도 많았고 사망자도 많이 늘어났었거든요. 지금은 유행 자체가 줄어드니까 조금 나아진 측면이다는 정도 밖에 얘기를 못 드리겠어요.”

- 코로나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2년이 지났잖아요. 그럼 정부는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맞죠. 그래서 했던 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검사하게 하는 등 계속 종사자들만 괴롭히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됐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유행이 생기는 거죠. 솔직히 요양원하고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은 할 만큼 했어요. 최대한 노력을 해도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매우 강해 확진자 규모가 너무 커져 종사자 중에 확진 없는 날이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아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던 거예요.” 

"장기적으로 '커뮤니티 케어'로 해결 해야" 

이재갑 교수

- 요양원과 요양병원 말고 위험한 데가 또 있을까요? 

“그 외에도 정신 요양 의료기관들도 피해가 컸었거든요. 여기도 마찬가지 상황인 거죠. 여기도 정신 의료의 서비스를 받아야 되는 분들이 많은데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들이 안 되니까 시설로 몰아넣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시설로 다 몰아놓으니까 관리하기는 좋지만 사실 이런 문제가 터지면 제일 위험한 데가 돼버리는 거니까 장기적으로는 집에서 이런 노인들 또는 정신질환을 가진 분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집에 있으면 그래도 유행 상황에 덜 영향을 받고 집단 발병은 일어날 거 아니잖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커뮤니티 케어 부분으로 해결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해요. 우리나라의 보편 전반적인 노인하고 정신 질환자에 대한 복지 수준이 올라가야지 이런 곳도 덜 취약해 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 커뮤니티 케어와 재택 치료가 같은 건지 아니면 다른 건가요? 

“커뮤니티 케어도 일종의 재택 치료의 개념인데 노인 요양시설에 계셔야 할 분들이나 정신질환자들이 집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또 가족들의 서포트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 일본이 이런 부분이 되게 잘 돼 있어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갈 정도의 환자들도 집에 있으면 의료인들이나 요양보호사들이 집에 방문해서 치료도 해주고 이런 시스템들이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간다면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 정부가 계속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이미 완화시킬 만큼 다 완화시켜서 다 지나가 버려서요. 서서히 계획적으로 완화했었으면 사망자가 이렇게 많이 발생 안 하고 중증 환자도 덜 발생하고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은 되게 아쉬워요.”

- 완화를 너무 빨리한 건가요?

“피크도 오기 전에서 전체적인 규모 자체를 너무 키워놨고요. 피크가 커지다 보니까 아까 말씀드린 취약 시설들이 피해를 훨씬 많이 보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사망도 2년 동안 사망자보다 오미크론 때문에 사망한 환자가 훨씬 많거든요. 이런 부분은 매우 아쉽다는 거죠.”

- 오미크론 치명률이 낮다고 했는데 왜 사망자는 많은 건가요?

“사실 전체 확진자 중에서 사망한 환자의 숫자는 훨씬 낮기는 하죠. (확진자 수가)40~50만 명씩 발생했는데, 하루 300명 사망한 거니까 전체 사망률은 매우 낮은 건 맞는데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지니까 절대적인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고 보는 거예요.” 

"마스크 전반적으로 벗는 건 어렵지 않을까...자가격리 줄이는 건 시기상조” 

- 정부는 2주 후 실외 마스크를 벗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같던데. 

“일단 실외에서 마스크 벗는 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고요. 실내에서 마스크 벗는 건 한동안 안 될 것 같거든요. 영국이 규제 풀고 나서 확진자 규모도 늘고 입원 환자도 늘고 있잖아요. 그래서 일단 마스크를 전반적으로 벗는 건 어렵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 XE 변이에 대한 얘기도 있던데 뭔가요?

“지금 오미크론 변이가 BA.1, BA.2, BA3로 나뉘어 있는데, BA.1하고 BA.2의 유전자가 서로 교환해서 BA.1과 BA.2 유전자를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변이가 XE 변이라고 얘기해요.”

- 그럼 그게 오미크론과 뭐가 다른가요?

“오미크론 변이 중에 하나로 인정하고 있고요. 일단 전파력 부분에 있어서 한 10% 내외 정도 증가되는 게 아니냐 정도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 외에 백신 효과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결과가 안 나오고 아직 초기 데이터여서 전파력 정도의 데이터가 나와 있습니다.”

- XE가 우리나라 유입됐을 때 위기가 올 수 있을까요?

“아직은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요. 영국에서의 상황들을 지켜보면 우리나라에 유입됐을 때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확진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자가격리를 5일로 줄이는 건 시기상조가 아닐까 해요. 왜냐하면 이걸 줄이게 되면 지역사회 유행도 문제가 되고 충분히 쉬지 못하고 사람들이 일하러 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자가격리 기간 줄이는 부분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될 부분입니다.”  

"서둘러서 엔데믹화 시킬 수 있는 의료·사회 체계 만드는 게 매우 중요" 

이재갑 교수

- 인수위가 새 정부에서 '과학 방역'을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사실 인수위 쪽에서 과학 방역이라고 하는 부분은 대부분 이전 정권에서도 안 하던 게 아니거든요. 과학 방역으로 하는 건 좋기는 좋은데 그렇게 색다르거나 매우 과학적인지 잘 모르겠고요. 오히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또한 매번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바뀌는 거에 맞춰서 유연하게 접근하는 게 매우 중요하거든요.

너무 이전 정권과 차별성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이전 정권에서 했었던 방역의 정책 중에 꼭 필요한 건 받아들이고 그중에서 잘 안 됐거나 조금 바꿀 게 있다면 그걸 바꾸는 형태로 가야죠. 이전에 있는 방역 자체를 비과학적이다는 식으로 매도할 수도 없고, 그렇게만 표현할 수도 없기 때문에 방역의 방향 자체를 너무 틀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2년 K-방역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관리를 했던 부분들 또한 접종 예방 접종률을 충분히 올렸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이죠.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 오미크론 대응에서도 그 덕을 본 건 맞거든요. 다만 이번에 오미크론에 있어서 너무 거리 두기를 너무 빨리 완화시켰고, 정점을 키워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게 했던 부분들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만간 엔데믹으로 갈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가겠죠. 다만 아직까지 엔데믹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새로운 변이가 또 한 번 큰 유행을 언제든 만들 수도 있고 지금의 발생 수준 자체도 엔데믹화 돼 있는 바이러스라고 치기에는 너무 확진자 규모가 크거든요.

그래도 우리 의료체계가 준비되었느냐는 측면에 있어서는 엔데믹화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도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죠. 일단은 바이러스 자체도 엔데믹이 되지 않았고 또 우리가 엔데믹 하려면 우리 사회 체계라든지 의료 체계도 정비돼야 되는데 일단 지금 서둘러서 엔데믹화 시킬 수 있는 의료 체계와 사회 체계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치료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 건가요? 

“치료제가 사실 중증 환자들이 안 늘어나도록 일부 도움을 주지만 어쨌든 그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어려운 게 생각보다 처방을 받으신 분들이 많지 않거든요. 확진자 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요. 일부 도움은 됐겠지만, 치료제가 아주 이번 오미크론 유행에서 효과를 냈다고 얘기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새로운 변인, 새로운 팬데믹 대비 정부 차원 철저히 준비해야"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일단 정부 차원에서 오미크론의 유행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법정 감염병이 급수 조정도 할 것 같고 일반적인 의료 체계 안에서도 환자를 보게 할 것 같은데 어쨌든 앞으로의 양상 자체에 중요한 건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거냐 또 출연하면 언제 출연할 거냐, 아니면 그 출연한 변이가 얼마나 병독성이나 전파력이 있어서 어떻게 될 거냐란 부분이 매우 중요할 것 같고요. 새로운 변이의 출연 자체가 유행 자체 또는 우리가 코로나19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들을 결정하게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코로나19 자체가 팬데믹이 아직 끝난 상황이 아니고 오미크론도 어느 정도 안정은 되고 있지만, 유행 자체가 완전히 줄어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또는 감염됐어도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정부 차원에서 잘 마련해야 될 것 같고요.

앞으로 새로운 변이가 오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을 거니까 그 시기에 우리 의료 체계를 얼마나 유연하게 그리고 얼마나 잘 준비시키느냐가 앞으로 새로운 변인 또는 새로운 팬데믹이 생겼을 때를 대비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 그런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