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홈에서 연패, 우승 경쟁 상대 울산이라 더 아픈 패배

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2022-03-08     김병직 기자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는 울산 레오나르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현대가 홈에서 두 경기 연속으로 패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 울산현대와의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 0:1로 패했다. 홈에서의 연패인 데다 ‘현대가’ 라이벌이자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는 팀에게 당한 것이라 패배의 아픔이 배가됐다. 전북으로선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이다.

울산은 전북과 함께 매해 우승 후보로 평가되는 팀이다. 구단의 대대적인 투자와 홍명보 감독을 사령탑으로 세우며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는데 4라운드를 마친 현재 두 팀의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울산은 3연승을 내달리며 승점 10을 기록,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전북은 승점 4에 그치며 9위로 내려앉았다.

전북, 울산에 패하며 쉽지 않은 시즌 초반 행보

두 팀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전북과 울산의 경기를 앞두고 어느 매체는 “피 튀기는 현대가 더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만큼 두 팀의 맞대결은 미디어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경기 내용도 K리그 최고 수준의 명품 매치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북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다섯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22세 이하 이윤권과 이지훈을 선발진에 포함시켰다. 전북은 전반 21분 이윤권 이지훈을 빼고 문선민 송민규를 투입했다. 후반 11분과 27분에는 이승기 대신 김보경, 일류첸코 대신 구스타보를 투입했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울산은 바코를 최전방에 세웠다. 울산 역시 이른 시간인 29분에 김민준을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레오나르도는 들어온 지 10분 만에 결승골을 넣었다. K리그 데뷔 두 경기 만에 맛본 마수걸이 골이다. 설영우가 전북 문전으로 보낸 공을 전북 수비진 뒤쪽에서 튀어나오며 부드럽게 터치한 뒤 간결한 터닝 슛으로 연결했다.

전북이 주도권을 쥐고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으나 선제 득점 이후 울산의 공세가 매서웠다. 두 팀은 전후반 내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선수들은 수준 높은 플레이로 관중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결국 전북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잘 막아낸 울산이 승점 3을 따냈고 전북은 홈에서 연패의 늪에 빠졌다.

새로운 동기부여와 심기일전 필요한 전북

전북 김상식 감독과 코치진 (사진=전북현대모터스 제공)

전북으로선 새로운 동기부여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을 맞이했다.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2득점 3실점 했다. 그것도 홈 경기가 세 차례였다. 아직 34라운드의 경기가 남아 있지만 K리그1 10회 우승과 리그 6연패, 트레블 달성을 노리는 전북임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너무 낯설고 당혹스럽다.

전북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특유의 ‘닥공’이 사라지고 산술적인 합 이상의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다. 상대 팀의 특성과 전술에 맞는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 선수의 기용과 교체 투입 패턴이 상대 팀에게 매번 읽히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북이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세 차례 경기에서 사용한 22세 룰은 여러 장점이 있다. 교체 카드를 다섯 장까지 사용함으로써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 고르게 출전 시간을 보장하면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모든 힘을 다하는 경기 운영이 아니라 경기 시간의 1/4 또는 절반이 지난 뒤에 팀의 베스트 전력이 가동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다져지는 선수 간 호흡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도 더딜 수밖에 없다. 또 팀 내 선수 간 치열한 경쟁이 무뎌질 수도 있다.

부상 선수의 공백과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선수 보강도 아쉽다. 초반 이용과 한교원의 빈자리가 크다. 이용은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는 선수다. 한교원은 치고 달리며 스스로 도움과 득점을 만들어낸다. 홍정호와 짝을 이룰 중앙 수비수, 팀 합류가 늦어지는 바로우를 대체할 ‘치달’ 윙어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시즌을 앞두고 선수 보강이 충분치 못했다. 한두 명 더 영입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적시장 마지막까지 선수 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전북이다.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은 이달 25일에 마감된다. 

/김병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