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오프라인 중심 운영 계획...불안·우려 교차

진단

2022-02-16     박주현 기자

'3년째 온라인 유지냐', '오프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느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키로 결정한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이준동, 조직위)는 지난달 14일 제23회 영화제를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의 일정을 확정 공표하면서 2년간 온라인 상영 중심으로 축소 운영해온 축제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딛고 '축제 정상화'의 의지를 내비쳤지만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5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면서 불안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는 최근 작품 230여 편, 500회차 상영 계획을 밝히면서 축제의 중심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영화제 오프라인 계획 발표 이후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가 급증하며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산 지속 경우 오프라인 행사 무산 가능성 

일부에서는 개막식이 열리던 '전주 돔(dome·반구형으로 된 지붕이나 천장)을 다시 세우고, 배우들이 참석하여 영화제를 빛내는 '레드카펫'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인력과 예산 낭비의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조직위는 여전히 축제 정상화를 염두해두고 영화제를 기획하면서 감염병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방역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화제는 특히 예매 가능 좌석을 상영관 전체의 3분 1로 제한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좌석을 개방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자와 PCR 음성확인서를 소지한 사람만 상영관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거나 발열 체크, 손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도 필수 이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날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가는 가운데 영화제 측은 제21회, 제22회 영화제처럼 상영작 일부를 국내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로 스트리밍 한다는 대우책도 세워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행사 참여 자원봉사자와 관람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영화제의 오프라인 추진에 대한 우려감이 높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는 영화 '취화선', '세기말', '금홍아 금홍아'등 유수의 작품을 흥행시킨 태흥영화사의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한 회고전과 골목 상영회, 어린이날 100주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작품 230여편, 500회차 상영 계획을 밝히며 축제의 중심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고 있는 조직위는 코로나19 이전인 제19회(241편·536회차), 제20회(265편·559회차)와 비슷한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

전주랩 선정작, 전주시네마프로젝트 피칭 진출작 발표 '눈길' 

이런 가운데 15일 조직위는 영상 프로젝트의 기획개발을 지원하는 ‘전주랩’ 선정작과 국내외 장편영화에 투자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 에디션(이하 전주시네마프로젝트)’ 피칭 진출작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연말까지 총 47일간 참가 프로젝트를 공모한 ‘전주랩’은 총 100편의 프로젝트를 접수 받았고, 이 가운데 총 10편의 프로젝트가 선정돼 올해 전주랩 프로그램 참가 자격을 얻었다.

전주랩 영상 콘텐츠 부문에서는 ‘현재를 위하여’, ‘제주식 가족사진’, ‘여공일기’, ‘괴인’ 등 4편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소리그물’, ‘나를 찍어줘, 언니’, ‘바람의 빛깔’,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이 선정되었다. 전북지역 창작자를 집중 지원하는 전주숏프로젝트 부문에서는 ‘크리스마스 랭면’과 ‘소화가 안돼서’ 등 2편이 꼽혔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열린 '골목 상영' 모습.(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이들 10개 프로젝트는 기획개발비 5백만 원을 지원받게 되며, 앞으로 3개월간 영화 산업 전문가와의 집중 멘토링 과정을 거친다. 또한 전주랩 영상 콘텐츠 및 다큐멘터리 부문에 선정된 프로젝트에는 멘토링 이후 프로젝트 개발 성과에 따라 2차 기획개발비 2,000만원이 차등 지급된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총 60일 동안 이뤄진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참가작 공모에는 6대륙 23개국에서 총 41편(국내 17편, 해외 24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예년과 비교해 공모 접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피칭 진출작을 국내외 모두 각 3편에서 4편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피칭 진출작은 태준식 감독의 ‘1997-사라진 국가’, 임선애 감독의 ‘세기말의 사랑’, 윤재호 감독의 ‘숨’, 이상철 감독의 ‘그녀에게’ 등이며, 해외 피칭 진출작은 프랑스 코를도즈 초이주반지스(Khoroldorj Choijoovanchig) 감독의‘화이트록의 색깔들(Colors of White Rock)’, 캐나다 이시아 메디나(Isiah Medina) 감독의 ‘갱스터리즘(Gangsterism)’, 램 찬-쟈오(Lam Can-Zhao) 감독의 다큐멘터리 ‘리얼리티 쇼(Reality Show)’, 칠레의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Jose Luis Torres Leiva) 감독의 ‘구름이 그림자를 가릴 때(When Clouds Hide the Shadow)’ 등이다.

피칭 행사는 올해 전주프로젝트 기간 동안 이뤄져 이들 진출작 8편 가운데 국내와 해외 프로젝트에서 각 1편씩, 총 2편의 최종 선정작이 결정될 예정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