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단체장 노골적 편들기...부동층 상당수 불구 '우세', '압도적' 표현
[뉴스 큐레이션] 2022년 1월 28일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 일간지들이 선거 특집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지방선거 후보군 비교와 여론조사 결과 등 선거 관련 특집 기사들을 지면 가득히 내보냈다.
28일 자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새전북신문, 전민일보는 많은 지면을 지방선거 관련 판세분석 및 여론조사 결과 기사들로 할애했다.
전북도민일보, 제목과 기사에서 '송하진 지사 우위' 관측...노골적
전북도민일보는 ‘설 특집’을 통해 각 선거별로 후보군을 놓고 판세를 저울질했다. 먼저 전북도지사 선거와 관련한 기사에서 제목을 ‘송하진 경쟁력 우위 관측 속 경쟁자 인지도·조직력 사활’로 뽑았다.
제목에서부터 송 지사의 우위를 관측한 기사는 “송하진 지사가 이달 초 3선 도전을 공식화한 전북도지사 선거는 정치적 비중 등으로 볼 때 도민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모으고 있다”며 “무소속 인사의 복당과 3·9 대선정국을 틈타 정치권 내 일각에서 전략공천설 등 도지사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제로라는 게 중앙과 지역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복당 등에 따라 중진 인사를 도지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설명”이라며 “정치권은 일단 4명이 나서는 민주당 후보 선출에서 3·9 대선 결과 등 변수가 남아있지만 송하진 지사의 경쟁력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지사에게 후한 평가를 내린 기사는 “민주당의 후보 선출 방식을 생각하면 전북 14개 시·군에서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송 지사 경쟁력의 토대가 되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 전북 의원을 포함해 전북 정치권의 중론도 이같은 분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기사는 “송 지사는 도지사 관련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 크게 앞서고 있으며 최근 민주당 ‘참 좋은 지방정부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영향력이 중앙까지 확대된 상황”이라고 띄웠다.
이어 기사는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중앙과 전북에서 확실한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도지사 도전을 통해 정치적으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전북 정치권 내 다수의 목소리”라고 각각 평가했다.
“전주시장 선거, 송 지사가 누구를 파트너로 택할 것인지 최대 변수?”
전주시장 선거와 관련한 기사에선 “현재 전주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유창희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임정엽 전 완주군수,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 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가나다순)이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승리 전략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대통합을 선언하면서 무소속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복당을 신청, 민주당이 임 전 군수의 복당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민주당 공천 싸움은 5파전으로 치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또한 “민주당 공천 전쟁은 후보 경선에 앞서 진행되는 공천심사에 이은 후보 배수압축, 복당자에 대한 페널티 여부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면서 “3선 출마를 공식화한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고 예측했다.
그 이유로 “송하진 도지사가 전주시장과 관련된 본인의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여러 변수들로 중앙 및 지방정계가 요동칠 경우 전주시장 후보자들 가운데 파트너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익산시장 선거, 10명 각축전...가장 치열 전망”
신문은 익산시장 선거의 경우 "10명의 각축전이 예상된다"며 "최대의 격전지"로 꼽았다. 기사는 “정헌율 익산시장이 민주당에 전격 복당함으로써 오는 지선을 위해 불꽃튀듯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며 “익산시장에 나서려는 인물은 10명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정헌율 시장은 민주당 대사면 조치로 민주당에 입당해 3선을 노리고 있다”는 기사는 “정 시장은 부채 청산, 신청사 착공, 하나로 도로-연무IC 개통 등 지난 5년간 괄목한 만한 시정운영 성과를 내세우며 현역 시장의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며 역시 현역을 가장 먼저 부각시켰다.
이어 강팔문 전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익산시의원과 전북도의원을 역임한 김대중 전 도의원, 김성중 전 익산경찰서장,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 국토부 차관을 역임한 최정호 전 차관, 국민의힘 박종완 전북선대위 대변인, 임석삼 국민의힘 익산당협위원장, 무소속 임형택 익산시의원, 박경철 전 익산시장 등의 강점들도 소개했다. 이어 기사는 “익산시장에 나서려는 인물은 민주당 6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2명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사는 “정읍시장 선거의 경우 역대 최다인 9명이 출사표를 던져 ‘혈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고창군, 무주군, 임실군 선거 후보군 분석에선 ‘현직 대항마’ 또는 ‘현직 3선 도전장’ 등의 표현을 제목에서 강조해 현역 중심의 프레임을 탈피하지 못했다.
전라일보 “도지사 5파전, 도교육감 3파전 치열” 분석
전라일보도 선거 관련 특집 기사에서 도지사 선거의 경우 송하진 현 지사를 중심에 놓고 판세를 분석했다. 기사는 “전북지사 선거전은 송하진 지사의 3선 도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민주당 내 현직 의원 및 전직 장관 등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세를 예측했다.
또한 “여야에서 모두 5명의 후보가 직간접으로 출마 의사를 밝혀 다자구도가 예상된다”고 진단한 기사는 후보군으로 김용호 변호사(국민의힘),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전주갑),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송하진 현 지사,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무주·진안·장수·완주)을 꼽았다.
신문은 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서거적 전 전북대 총장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의 3파차으로 굳어진 양상”이라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 후보를 큰 변수”로 관측했다.
새전북신문, 도지사·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결과...높은 '부동층·무응답'
새전북신문은 이날 1면과 16면 등에서 "3·9대선,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라북도의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대통령 선거, 전북도지사, 전북교육감, 현 대통령 선호도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신문은 “여론조사는 1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전라북도 인구비례에 따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2021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 할당 무작위 표본 추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 응답률은 13.0%였다”고 보도했다.
도지사 선거 여론조사 27.8% '기타·부동층', 장담 어려워
이어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전북도민들은 차기 도지사 후보군 가운데 송하진 현 지사를 가장 높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론조사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6.9%가 송하진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다음으로는 안호영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5.9%, 김윤덕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3.3%, 김용호 현 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 8.2%, 김재선 현 전북 노무현 대통령 정신 계승연대 대표 7.8% 순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기타 인물 4.9%, 지지후보 없다는 17.1%, 잘 모름·무응답은 5.8%였다”고 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지 후보 없다’와 ‘잘 모름·무응답’의 부동층이 22.9%에 해당한다. 여기에 ‘기타 인물’까지 포함하면 27.8%가 ‘기타’ 군에 속한다는 점에서 여론의 흐름을 누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그런데 기사는 “전북도민들은 차기 도지사 후보군 가운데 송하진 현 지사를 가장 높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드에서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도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기타·부동층' 무려 40.3%...섣부른 결론 위험
전북도교육감 후보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더욱 부동층이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신문은 “교육감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압도적이었다”며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32.9%가 서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다음으로 천호성 현 전주교육대 교수 17.3%,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9.6% 순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타는 8.7%, 지지인물이 없다는 20.4%, 잘모름·무응답은 11.2%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부동층에 속하는 응답자는 모두 합해 40.3%에 달했다. 절반 가량이 아직 차기 도교육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압도적’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너무 앞서간 해석이란 지적을 받을만하다.
전민일보, 송 지사·현역 단체장들 중심 프레임
전민일보는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의 가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각급 선거의 출마 후보군을 살펴봤다”며 선거관련 특집 기사로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러나 제목과 기사 리드에서 현역 단체장들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점이 두드러졌다.
신문은 전북도지사 후보군의 분석 기사 제목을 ‘첫 3선 도전’, ‘송하진 현 도지사 조직력 탄탄’ 등으로 뽑았다. 또한 “송하진 도지사의 3선 행보는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기사에선 “지난 8년간 도정운영의 성과와 당 안팎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송하진 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컨트롤 타워인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도 겸직 중이다”고 띄웠다.
군산시장 후보군의 분석 기사에서도 ‘‘현역 프리미엄’ 강준임 시장 재선 도전...경선 치열‘이란 제목에서 현역 단체장 이름을 제목에 올렸다. 기사에서도 “6·1지방선거의 군산시장 선거는 아직 초반이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강임준 현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과 높은 인지도를 도전 후보들이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역시 현역 시장을 부추겼다.
익산과 김제시장 후보군 분석 기사에서도 ’정헌율 현 시장 민주당 복당… 선거전 요동‘, ’박준배 현시장 대항마 누구?… 6명 출사표‘등의 제목을 각각 뽑아 달았다. 현역 단체장들 이름을 굳이 제목에서 거론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