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도지사 ‘측근 챙기기 인사’, 의혹과 잡음 불식시킬 수 있을까?

[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6월 3일(수)

2020-06-03     박주현 기자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줄줄이 무산되거나 백지화됐던 굵직한 전북지역 현안들이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되살아난 모양새다. 신묘한 의제설정은 지역신문들 지면에 묻어났다.

그동안 전북 지역을 대표해 온 관록의 3·4선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되고 10명 모두 초·재선 의원들로 채워진 21대 국회가 막을 올리자마자 지역언론들의 기대치는 너무 커 보인다. 다 무산되고 죽었다던 현안사업들을 다시 살려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전날(2일) 되살아난 전주시 특례시 지정에 이어 3일 지면에서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 건이 무산됐다가 되살아난 형국이다.

전북일보 3일 관련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는 “정부는 지난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남원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다시 천명했다”며 “남원 공공의대는 국내 최초로 국가가 운영하는 의료과학의 산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다시 1면과 2면에 썼다.

지난달 21일에는 ‘남원시민들 “공공의대법 통과 무산, 유감”’이란 제목과 함께 “남원을 발전시킬 대안으로 지역민의 기대를 받았던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공공의대법)이 결국 20대 국회 통과 무산으로 물거품이 됐다”고 썼던 신문이다. 당시 “남원역 등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공공의료 혜택과 지역 발전을 위한 공공의대법 통과가 무산돼 안타깝고 분하다’고 밝혔다”고 전했었다.

다른 신문들도 ‘무산’, ‘물거품’에 장단을 맞추었었다.

전북일보 5월 21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런데 불과 2주일 만에 무산됐다던 현안사업이 다시 살아났다며 일희일비하는 형태가 전날 전주시 특례시 지정에 이어 반복됐다. ‘호들갑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북중앙신문은 사설에서 ‘공공의대 순리대로 풀렸다’는 제목을 달았다. 사설은 “여러 억측이 난무했던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 순리대로 서남대학교 의대 정원을 활용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리드에서 썼다.

전북중앙신문 3일 사설

사설이 강조한 억측이야말로 자사를 비롯한 지역 언론들이 앞장서서 한 게 아니었던가?

이보다 더 눈 여겨 봐야 할 의제가 있다. 반년 가까이 ‘인선 잡음’을 일으켜온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 인사 청문회가 오늘 열리게 된다.

그동안 언론들이 이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피상적으로 다뤄왔다. 그나마 새전북신문이 이날 1면 톱기사로 올려 시선을 끌었다.

신문은 ‘'인선 잡음' 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청문회 통과할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재단은 전북도를 대신해 도내 문화와 관광분야 정책사업을 총괄해 수행하는 기구”라며 “앞서 송하진 도지사는 그 대표자로 이기전(65)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임한 상태”라고 밝혔다.

“자칫 도지사의 인사권을 견제하기보단 그 정당성만 높여주는 요식행위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기사는 “도청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제도는 재작년 말 도와 도의회가 도입에 전격 합의하면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양측이 신경전을 펼쳐온지 16년 만에 맺은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새전북신문 3일 1면

그동안 도의회는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정실 인사나 낙하산 인사 등과 같은 잡음을 일으키자 청문회 도입을 강력히 요구해 왔었다. 반면, 전북도측은 인사권의 경우 도지사 고유 권한이라며 반발해 왔다. 법정다툼까지 벌일 정도로 민선시대 이후 자치단체장들의 인사권 남용은 큰 병폐로 작용해 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과거 전주시장 재임시절 함께 근무했던 측근들을 다시 주변에 포진시켜 “전북도를 전주시 출신이 장악했다”는 잡음이 초기부터 일어왔다. 이 때문에 후반기 전북도 산하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에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다.

전날(2일) 전북도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전북도의 입장을 보도했다. 신문은 기사에서 “올해 전북도 산하 출연기관장 6명에 대한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며 “기관장 임기가 보통 2~3년임을 감안하면 이번에 인선되는 기관장들은 민선 7기 송하진 지사의 임기 종료와 속도를 맞추고 있어 이들의 거취가 특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전북도 관계자의 말은 인용해 “기관장 재신임 여부는 지사의 결정에 달려 있지만 특정인을 미리 내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절차대로 공모를 통해 투명하게 기관장들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교체가 예상되는 6곳의 전북도 산하 기관장은 현재 공석인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신점수 전북인재육성재단 사무국장(9월 2일) ▲김동수 전북생물산업진흥원장(11월 17일) ▲박주영 남원의료원장(11월 20일) ▲조지훈 경제통상진흥원장(12월 28일) ▲김용무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12월 28일)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송하진 도지사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측근 챙기기’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선출직 지자체장들이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의제이다. 많은 도민들의 관심과 의구심 해소를 위해서도 지역 언론들은 이 문제에 좀 더 집중할 때가 아닌가 싶다.

다음은 3일 수요일 아침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전북 3금융중심지 ‘산 넘어 산’

“풍년 기원” 모내기

정부, 남원 공공의대 설립 ‘천명’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유인책 절실

전북도민일보

3차 개학… 설렘 반 긴장 반

민주 도당위원장 추대 가닥

군산조선소 재가동 '불투명'

靑 "G7 초청, 새 국제체제 정식멤버 의미"

전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오늘 도의회 인사청문회

전라일보

코로나로 꽁꽁 얼은 전북 전북도민 나눔 정으로 녹였다

"전라일보 기사보고 다시 살아갈 힘 얻었어요"

새 삶 만들어준 ‘포토 스토리’

새전북신문

'인선 잡음' 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청문회 통과할까

[단독]공론협의체 통해 소각장 갈등 해결한 고창군

오늘 3차 등교 '조마조마'

전북중앙신문

군산조선소 재가동 빈말이었나

전북 건축자산 가치 발굴 확산

정부, 대한국 수출규제 일본 WTO 제소

전민일보

“교육개혁 여전히 지지부진”일침

기획】새만금 땅분쟁, ‘특별행정구역’ 논의 시급

전북 초·중·고 6만8000명3차 등교 개학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