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국회의원·단체장들 잇단 구속·수사, '민주당 책임론' 비등...지역언론들 '모른척' 왜?

[연중 기획] '패트롤 전북jj' 2022년 1월 13일

2022-01-13     박경민 기자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1월 13일 방송(유튜브 동영상)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북언론 돋보기-패트롤전북jj' 13일 방송에서는 이상직(무소속·전주을) 국회의원의 전날 법정구속과 최근 전북지역 자치단체장들의 잇단 경찰 및 검찰 수사 소식과 관련된 지역 언론들의 보도 태도, 문제점 등을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데 주력했다.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는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했다. 

이상직 의원 구속 이후 민주당 책임·공범론...지역 언론들 ’무관심‘ 지적 

손주화 처장

이날 토론 주제는 먼저 전날 법정구속된 이상직 의원과 관련한 지역 언론들의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손 처장은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것과 관련해 지역 언론들 대부분 관련 소식을 주요 의제로 전달했지만 일부 언론들은 전주을 지역구 보궐선거까지 예상했다”며 “그러나 너무 앞서 나갔다는 지적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에 언론들이 지나치게 무관심하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이상직 의원이 지난해에도 수사와 재판을 받고 그 과정에서 구속 수감에 이르면서 지역의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론과 심지어 공범이라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정작 지역 언론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이 국회의원 배지를 단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구속 수감된데 이어 또 1년 만에 법정구속이란 오명을 연속 남기게 됐다”며 “법정구속 이후 지역 언론들의 소극적 보도와는 달리 오히려 서울 언론들이 이스타항공 해고 근로자들을 주목하면서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위원장 인터뷰를 보도하는 등 적극적이고 다양한 보도로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언론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 “당장 오는 26일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을 앞두고 있고, 또 지난 5일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의원직 제명을 의결하면서 사법적인 판단과 별개로 국회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이 4월 30일 이전에 나올 경우 6월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를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보궐선거를 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다시 공천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검찰 수사 중인 단체장들, 침묵하는 지역 일간지들 

함윤호 앵커

이밖에 최근 유진섭 정읍시장과 장영수 장수군수, 이환주 남원시장 등 도내 자치단체장들의 경찰 또는 검찰 조사와 관련해 지역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현상도 이날 토론 주제에 올랐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해당 자치단체장들이 민주당 일색이어서 민주당에 대한 주민들 시선이 싸늘하다”며 “그런데 본인 또는 측근의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단체장들에 대해 신기할 정도로 일부 지역 일간지들이 너무 조용한 것은 관언유착이 그만큼 심화되고 있음을 반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직 단체장들 위주의 선거보도 문제점도 제기됐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단체장'이라며 언론은 현직 위주의 판세 분석을 주로 내보냈는데 이 중 수사를 받는 단체장들도 포함됐다”며 “수사를 받고 있는 단체장들에 대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띄우기까지 한 일부 일간지들의 보도 태도는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정책보다 대결·조직 지나치게 부각...아쉬움 커 

박주현 대표

'전북 정치권은 유난히 공약이나 정책이 아닌 조직력, 공천 경쟁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대해 손 처장은 “선거 때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여러 공약과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실제로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배경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요구 사항을 그대로 따라가는 정치권과 공약과 정책보다는 조직력이 먼저인 지역의 선거문화를 조명하고 진단하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서도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손 처장은 또한 “대선도 그렇지만 지방선거 역시 정책 부재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럴 때 언론 보도가 중요한데 기사는 많지만 빈곤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으며, 특히 정책보다는 조직과 대결을 지나치게 언론이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철, 기사와 광고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구분 편집해야”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1월 13일 방송(유튜브 캡처)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위한 보도를 하는 '기사형 광고'도 토론 주제로 올려졌다. 

손 처장은 최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포털에 송고한 문제로 포털에서 퇴출당하는 중징계를 받은 사례를 들면서 “기사형 광고란 기사처럼 생겼지만, 광고주가 의뢰해 기사처럼 꾸며서 내달라고 하는 광고의 일종”이라면서 “유력 신문의 지면과 일부 방송의 전파를 통해 언론의 외피를 쓰고 기사라는 이름으로 ‘특정 기업, 상품에 이어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위한 보도’를 하는 기사형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사형 광고의 기망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의 지탄이 가해졌다”며 “선거철일수록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구분해 편집해야 한다’는 기사와 광고의 분리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