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선거보도의 잘못된 관행과 편파적 보도 원인

[특별 기획] 선거보도의 편향, 무엇이 문제?(1)

2022-01-09     박주현 기자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직접선거와 관련한 언론의 선거보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중요한 선거의 해이다.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선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서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이 공정하고 정확한 선거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이에 <전북의소리>는 '특별 기획'을 마련하여 선거보도의 편향이 발생하는 원인과 구조적 문제점 등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바람직한 대안을 찾고자 한다. 특히 선거에 관한 언론의 보도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이고 나아가 앞으로 언론의 올바른 선거저널리즘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자 이 문제를 집중 진단하기로 한다. /편집자주


현대 선거를 ‘미디어 선거’ 라고 부르는 이유 

선거저널리즘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선거와 민주주의, 그리고 언론과의 관계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치 형태를 흔히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의 주요 포스트를 맡아 한 사회, 한 국가의 운명을 짊어질 인물들을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기 때문이다. 민주 사회에서는 집권 세력의 실정에 대해 책임을 묻는 과정도 선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선거를 거치지 않은 정치권력은 민주 사회에서 극복해야 할 해악으로 규정되기 마련이다.

민주주의 하에서는 선거 그 자체도 민주적이어야 민주적 권력 창출을 담보할 수 있다. 선거가 민주적으로 치러져야 한다는 것은 선거 때 유권자가 올바르고 합당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언로’가 트여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역으로 언론이 선거 때 민주적 역할을 스스로 방기하거나, 외압 등에 의해 역할 수행에 실패하면 선거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민주주의 본령을 심각한 위기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디어를 매개로 간접적인 방식에 의해 대부분 선거 관련 정보 유통

민주 사회에서 선거와 언론의 관계는 이렇게 사회의 핵심적 요소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상정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선거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현대의 선거를 곧 ‘미디어 선거’라고 규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후보자와 유권자, 또는 유권자와 유권자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하기보다는 다양하게 발달한 미디어를 매개로 한 간접적인 방식에 의해 대부분의 선거와 관련된 정보들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 선거를 ‘미디어 선거’ 라고 부르는 이유는 선거보도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선거에서 미디어의 과도한 영향력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언론이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학문적 검증의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민주주의 선거에서 미디어의 역할, 즉 선거보도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유권자에게 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최선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무엇보다 미디어는 선거 기간 중에 후보 및 선거와 관련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제공, 정당 및 후보자에게 유권자의 요구 전달, 적극적인 선거 참여 유도를 통한 민주정치 실현, 선거 감시 및 불법 부정선거에 대한 철저한 고발 등을 중요한 역할로 여기며 유권자에게 올바르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 

특정 후보·정당에 편파적인 보도, 정치 혐오·냉소주의·무관심 초래

그동안 국내에서 선거와 관련된 미디어의 보도 행태, 즉 선거와 미디어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이들 연구를 살펴보면 선거 기간 중 미디어가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의 공정하고 정확한 제공, 유권자 중심의 의제 발굴, 선거보도 과정에서의 유권자 참여를 통한 후보 검증, 투표 참여 독려 등이 공통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외에도 시민들의 공적인 이슈 파악과 이슈 해결을 위한 적극적 참여가 민주주의 체제를 적절하게 작동시킨다고 보았고, 특히 선거 국면에서 미디어는 후보자의 자질 ·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후보자의 자질 · 정책보다는 이미지에 치중한 보도, 선거를 승패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보도, 갈등이나 대립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보도, 네거티브 등의 부정적인 정치적 공방을 위주로 한 보도, 정치적 냉소주의를 조장하는 보도, 공정하지 못하고 특정 후보나 정당에 편파적인 보도, 정치적 이념 및 정파적 이해관계에 경도된 보도 등은 오히려 정치 혐오와 냉소주의, 무관심을 초래함으로써 대체로 선거보도에서 요구되는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잘못된 선거보도의 관행

2016년 12월 8일 언론 5개 단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계 공동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선포식을 열고 대선에서 공정한 보도를 다짐했다(사진=한국신문협회 제공)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디어는 정치 과정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다. 특히 선거에서 미디어의 의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간주되고 있다. 이는 미디어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신성한 정치적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도록 후보자 개인의 능력, 가치관, 주요 정책, 선거캠페인, 여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공명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거 부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미디어의 선거보도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불공정 보도, 즉 보도의 편파성 문제이고, 또 하나는 유권자가 필요로 하는 후보의 자질, 정책이나 이슈 등 본질적인 정보보다는 피상적이고 흥미 위주의 보도에 대한 불만이다. 

유권자 올바른 선택 저해...민주주의 발전 가로막아 

미디어의 잘못된 선거보도 관행과 경향은 유권자에게 올바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저해하여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따라서 미디어에 대해서 바람직한 선거보도를 위한 원칙 수립과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올바른 선거보도의 원칙은 늘 객관성과 공정성에 그 기반을 둔다. 미디어의 선거보도는 무엇보다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선거보도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제기돼 왔다. 그동안 우리나라 미디어의 선거보도에서 드러난 잘못된 보도 관행은 경마식 보도에 입각한 선거 전략, 판세 분석, 특정 후보자에 대한 편향 보도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또한 언론은 선거에서 대중들의 주관심사는 승리라고 간주해 선거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에 대한 보도에는 소홀해 왔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저널리즘의 본령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외면하고 ‘미확인 보도와 추측성 보도’를 남발하고 오히려 가십성 선거보도에 치중하는 행태도 보였다. 그 결과, 미디어의 선거보도는 유권자들의 정치냉소주의와 무관심을 야기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선거보도의 문제점과 올바른 선거보도에 관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중 문제점을 지적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장호순(2002)은 우리나라 언론의 선거보도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미디어는 선거의 중요성보다는 부작용을 강조한다. 둘째,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편파보도다. 셋째, 선거보도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선정적이어서 유권자의 선택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넷째, 선거를 지역적으로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국 차원에서 획일적으로 다루고 있다. 

원인과 대안 분석하기보다 표피적인 보도에 그치고 있어 '문제' 

백선기(2003)는 우리나라 언론(특히 방송)의 선거보도 관행으로 ‘경마식 보도 경향’, ‘갈등 및 대결 구도 보도 경향’, ‘추문 밝히기 식 폭로 보도 경향’, ‘미숙한 선거 쟁점 보도 경향’, ‘바람몰이 · 세몰이식의 비정치적 요인 중시 경향’, ‘여당 중시의 편파 보도 경향’, ‘여당 위주의 확대 · 축소 · 은폐 보도 경향’ 등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강태영(2004)은 텔레비전 정치(선거)보도의 문제점으로 ‘일관성이 결여된 모순적 보도 태도’, ‘극적이고 과장된 보도 태도’, ‘갈등과 대결 중심의 보도 태도’, ‘정형화된 형식의 보도 태도’, ‘양시양비적인 보도 태도’, ‘정보원의 다양성 부족’ 등을 제시했다. 가령 텔레비전은 중요한 정치 사건이 발생하면 소나기 식으로 보도했다가 사건이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곧바로 후순위로 밀리거나, 사회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점은 지적하지만 그에 따른 해결책으로 책임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텔레비전은 정치 뉴스에 흥미를 가미함으로써 이성적인 사안을 감정적으로 접근하도록 만드는가 하면, 특정 사안에 대해 원인과 대안을 분석하기보다는 표피적인 보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권혁남(2014)은 우리나라 선거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 선거보도의 특성과 문제점을 ‘언론의 특정 후보와 정파 편들기’, ‘선거 과열 조장’, ‘가십과 스케치 기사의 강조’, ‘전략적 대결 보도’, ‘TV의 편파 보도’, ‘경마식 보도’, ‘이슈 보도에 인색’, ‘흑색선전 유포’, ‘정당 수뇌부 중심의 국회의원 선거보도’, ‘선거에 대한 부정적 보도’, ‘지역감정 조장’, ‘여론조사 보도상의 편파성’, ‘TV토론 보도의 문제’, ‘선거 정보 오락 프로그램의 문제’ 등으로 꼽았다.

뉴스의 객관성이란?

커뮤니케이션북스 제공

뉴스의 객관성에 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선거철이면 더욱 심하다. 이에 대해 웨스터슈탈(Westerstahl, 1983)은 미디어가 생산해 유통시키는 뉴스의 객관성 개념을 사실성(factuality)의 차원과 불편부당성(impartiality)의 차원으로 구분했다. 사실성의 차원은 다시 진실성(truth)과 관련성(relevance)의 개념으로 구분했다. 여기에서 진실성은 사건과 관련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느냐를 뜻하고, 관련성은 보도와 관련되어 선택되는 사실들이 적절하고 일관적인 기준을 통해 선택되었는가에 관한 것이다.

불편부당성의 차원은 사회 현실을 파악하는 데 대립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균형 또는 비당파성과 중립적 제시로 구분하고 있다. 균형 또는 비당파성이란 뉴스 보도가 대립되는 여러 시각의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고 동일한 비중으로 여러 시각을 제시하고 있느냐에 관한 것이다. 또한, 중립적 제시란 기자가 사건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느냐를 뜻한다. 즉, 한 당파가 대립되는 견해나 주장을 비판할 때 기자는 그것이 특정 당파의 의견임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포함한다. 

웨스터슈탈의 객관성 구성 개념은 객관성이 최소한 어떤 하위 범주를 포함해야 하는가를 제시한 데 의의가 있지만, 뉴스 생산 과정 안에서 개입하는 미디어 조직의 내적 요인(기자의 전문직업주의, 언론기업의 이윤 추구 등)과 미디어 조직이 놓여 있는 외적 조건인 국가의 성격, 자본주의 논리, 이익단체 압력 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더 나아가 맥퀘일(McQuail, 1992)은 웨스터슈탈이 간과한 측면을 보완하여 더욱 포괄적인 뉴스 개념의 모델을 구성했다. 그는 뉴스의 실행을 필연적 요인과 비객관성 요인으로 구분했다. 즉, 맥퀘일은 뉴스의 생산 과정의 다양한 내적 요인으로 인해 순수한 객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뉴스의 객관성은 구조적으로 주어지는 제약들에 기자들이 현실적으로 적응해서 나타나는 결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맥퀘일의 객관성 실현 방안은 객관성 영역에서는 객관성을 추구하지만, 비객관성 영역은 외적 다양성을 통한 객관성의 실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파성· 무의식적 편견·이데올로기...편향 보도 원인 

여기서 비객관성이란 편향(bias)를 뜻하는데, 조철래(2006)는 비객관적 뉴스의 차원을 그러한 편향이 공개적이냐 비공개적이냐, 의도적이냐 비의도적이냐의 기준에 따라 다시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째, 정파성(partisanship)은 공개적이고 의도적인 편향으로 언론사가 사시(社是)나 편집 지침의 형식으로 공개적으로 실행하는 가치 지향을 말한다. 이러한 유형에는 정치 후보자에 대한 편집자의 추천, 의견란에 소개된 내용,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의 접근 시간대, 광고와 같은 내용 등이 포함된다.

둘째, 프로파간다(propaganda)는 비공개적이고도 의도적인 편향으로 외형적으로는 객관 보도의 형식을 취하면서 속으로는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선전’으로서 뉴스를 말한다. 이는 역시 의도적인 편견이지만 그 목적은 은폐되어 있다. 그러므로 뉴스의 형태로 제작되고 난 다음에는 그 내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셋째, 무의식적 편견(unwitting bias)은 공개적이고 비의도적인 편향으로 뉴스 생산 과정에 개입하는 요인들에 적응한 결과로 생겨나는 편향을 말한다. 뉴스거리들 가운데서 뉴스 가치를 고려하여 그중의 일부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직업적 관행에서 비롯되는 편향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이데올로기(ideology)는 비공개적이고 비의도적인 편향으로 의도하지 않았으면서도 그 목적이 은폐되어 있는 편견으로서 텍스트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고, 뉴스 생산의 전 과정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언어 자체의 이데올로기적 한계, 뉴스 생산자로서 기자 집단의 사회 경제적 계급성과 문화적 취향, 사회 전체의 지배 이데올로기 등에 의해 뉴스는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웨스터슈탈이 지적한 것처럼 뉴스의 사실성과 불편부당성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킨다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뉴스는 뉴스의 생산 과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제약 요인으로 인해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한 맥퀘일은 뉴스의 객관성 개념이 내포하는 이면적 의미를 드러내면서 뉴스의 객관성이 지닌 한계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뉴스의 사실성 또는 진실성의 개념과 관련하여, 어떤 정보원을 선택하여 사실을 수집하고, 수집한 사실 가운데 어떤 것을 취사선택하여 보도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편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자의 취재 편의성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둘째, 비당파성 또는 불편부당성과 관련하여 특정 사안의 보도 여부는 사회구성원의 논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고위 간부가 결정하므로 권력 엘리트의 개입 의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불편부당성의 하위개념으로 균형성과 관련한 지적으로, 논쟁적인 사안에서 주로 권력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지배적인 목소리가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객관성은 결국 편향성을 벗어나기 힘든 개념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선거보도의 공정성이란?

공정성은 객관성과 더불어 미디어가 표방하고 있는 중요한 보도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성의 개념은 두 가지의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의 공정성은 논쟁적인 사안을 다룰 때 모든 측면을 제시하는 것이며, 넓은 의미에서의 공정성은 논쟁적인 문제의 중립적이고 균형 있는 제시뿐만 아니라 어떤 보도에서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거나, 기만적 또는 오도적이지 않은 보도 자세를 가리킨다. 미디어가 선거보도를 할 때 가장 준수해야 할 가치가 공정성이지만 개념을 규정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공정성을 측정해야 할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철만 되면 미디어의 공정성은 늘 논란거리가 되곤 한다. 엄밀히 말하면 공정성 개념은 현실적 차원에서 도달 가능한 목표라기보다는 이상적인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등 기회의 규칙' 주목 필요

뉴스의 공정성은 진실성, 적절성, 균형성, 다양성, 중립성(불편부당성), 이데올로기로 구성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런가 하면 공정성의 하위개념 가운데 중립성(불편부당성)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질적인 편파 보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대목이 있다. 그건 바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형평의 원칙, 즉 '동등 기회의 규칙(The Equal Opportunities Rule)'이다. 

이것들은 공정성을 객관성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상반된 가치 중에서 공공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정의 또는 진실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의견이 있다면 그것을 강조하여 보도해야 한다는 입장은 공정성을 양면가치의 제시 이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보도의 열 가지 편향'(박주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결국, 언론의 공정성은 사회적 책임으로서 언론에 요구되고 또 언론 스스로 천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특히 선거와 관련해서는 불편부당의 원칙을 지키고 치우치지 않는 언론의 자세가 요구된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선거와 관련한 미디어의 선거보도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벗어나 편향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상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미디어 선거보도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이고 나아가 미디어의 올바른 선거 저널리즘을 실현할 수 있다. 미디어의 선거보도에 있어서 편향성 원인과 문제점, 대안은 계속 이어진다. 

※위 기사는 필자가 저술한 <선거보도의 열 가지 편향(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중 일부를 수정·보완한 내용임.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