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장미(長美)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1-12-15     이화구 객원기자

#1

하루 휴가를 내어 오전에 볼 일을 보고 오후에 수목원에 산책을 나왔습니다. 한겨울인데 장미가 비록 꽃은 시들었지만, 오월 한창 때처럼 도도한 모습으로 아직도 버티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꽃을 포함하여 세상에 모든 예쁜 것들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하여 엄청나게 몸부림을 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는 모양입니다.

장미는 한자로 薔薇(장미)라고 씁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을 유지하려고 저렇게 노력하는 장미라면 ♡長美(장미)♡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Eternal Beauty' ‘영원히 빛날 아름다운 장미’라고 말입니다.

#2 

겨울이라 그런지 지난 가을 울긋불긋 고운 자태의 단풍을 떨군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마치 자연이라는 신의 손금처럼 보입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지난 가을 나무들은 월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나뭇잎을 떨구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비움의 철학을 시작한 겁니다.

앞으로 저 나뭇가지에 눈이 내리면 하얀 눈꽃을 피울 것이며, 하얀 눈이 녹고 새봄이 오면 나뭇가지들은 화려한 꽃을 피워 봄을 알리겠지요.

이정도 신비로운 모습이라면 나무들을 자연의 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