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민의힘'으로 간 이용호, "민주당 내상 불가피"

[뉴스 큐레이션] 2021년 12월 8일

2021-12-08     박주현 기자
12월 8일 이용호 의원 관련 기사들(포털 '다음' 캡쳐)

빨간 옷 갈아입은 이용호 "윤석열 믿고 함께 간다"

호남 현역 이용호 품은 윤석열 '천군만마'

'호남' 이용호 입당·공동선대위원장 합류…얼싸안은 尹 "천군만마“

이용호 품은 윤석열…호남 지역구 1석 확보 "수십석 이상 가치"

이용호 무소속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이 7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함으로써 정치권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들도 흥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면과 영상에서 다양한 해석과 추측들을 쏟아냈다.

”이용호 선택, 정치 지각변동 불가피“...언론·정치권 '술렁' 

이날 이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과 동시에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도 맡게 됐다. 누구보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가장 반기며 희색이 만연했다. 반면, 이 의원의 입당을 저울질하던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당황한 기색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최근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다녀간 전북지역 정치권은 물론 지역언론들이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전망하며 일당 독점 구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해졌다. 

무엇보다 전북을 방문한 이재명 후보가 지난 4일 이용호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작은 차이를 넘어 한 길로 가야 한다"며 '큰 틀에서의 복당'을 거론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이 의원의 국민의힘 선택이어서 실망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KBS전주총국 12월 7일 보도(화면 캡쳐)

”남원·임실·순창, 전국에서 가장 정치적 상황 복잡한 지역“

전북일보는 이와 관련해 8일 2꼭지 기사를 내보냈다. 먼저 스트레이트 기사는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의원이 7일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며 “그는 호남의원 최초로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며, 제1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발탁됐다”고 전했다.

이어 “6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복당과 관련) 그러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지난 반 년 동안 편가름의 정치, 갈라치는 정치가 계속되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정치를 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고, 윤 후보, 이 대표, 모든 분과 함께 지역 통합, 세대 통합,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한 이 의원의 기자회견 발언을 부각시켰다. 

전북일보 12월 8일 3면 기사

해설기사에선 이 의원 국민의힘 입당에 술렁이는 남원·임실·순창(남임순) 지역구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향후 총선 등에 미칠 영향을 조망했다. 기사는 “남임순 지역은 전국에서도 가장 정치적 상황이 복잡한 지역으로 꼽힌다”며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이강래 전 의원, 3선의 이환주 남원시장, 판사출신의 박희승 전 남임순 위원장이 팽팽한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구도는 이들에게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었던 이용호 의원이 완전히 보수로 당적을 옮기면서 더욱 뚜렷해졌다”는 기사는 “이 지역 정치판의 가장 큰 변수였던 이 의원이 빠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남임순 삼분지계’가 성립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장 이용호 의원이 대상에서 제외된 남임순 지역위원장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지선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라며 “남임순 정치권은 전통적으로 이강래 전 의원계가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지만, 현재는 이환주계, 박희승계 역시 만만치 않은 조직과 힘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선 대선 이후에 어떤 정치적 스토리가 전개될지도 미지수”라는 기사는 “현재 인구증감 추이가 계속된다면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수 부족으로 남임순 선거구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방선거 지형 변화 예상...민주당 내상 불가피”

전북도민일보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치권 반응을 무게 있게 전하면서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로 당선됐다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례는 이 의원이 처음”이라며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함에 따라 민주당 남원·순창·임실 지역위원회 위원장 선출부터 내년 6·1지방선거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사는 “전북 정치권은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 ‘다소 아쉽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지역위원장 선출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말 중 “제가 선택한 이 길이 비록 좁고 험하지만,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해서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고 또한 옳은 길이라고 믿기에 윤석열 후보와 함께 저는 주저 없이 가려 한다”고 밝힌 내용을 부각시켰다.

전라일보 12월 8일 1면 기사

전라일보는 이날 1면 기사 제목을 ‘국민의힘, 호남 '서진' 교두보 확보···민주당 내상 불가피’라고 뽑아 시선을 끌었다. 기사는 “당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중도 확장 선거 기조도 힘을 받게 됐으며, 전북 나아가 광주·전남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서진'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국민의힘은 잔뜩 고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뒤늦게 이 의원에 손을 내민 더불어민주당은 적지 않은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기사는 또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4월부터 민주당 복당을 시도해 왔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차례 복당이 거부됐다”며 “지난달에는 이 의원과 윤 후보와 조찬 회동을 한 뒤 복당 신청 자체를 취소하면서 국민의힘 합류 관측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4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뒤늦게 이 의원 복당에 긍정 시그널을 보냈으나,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윤 후보의 손을 잡았다”며 “국민의힘 의석수는 총 105석으로 호남에 소중한 지역구 한 곳을 확보하게 된데 큰 의미가 있으며, 전북정치권 역시 민주당 8석, 국민의힘 1석, 무소속 1석으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후보까지 나섰는데...민주당 지도부 안일함 때문” 

새전북신문 12월 8일 3면 기사

“반면, 민주당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강조한 기사는 “최근 이재명 대선 후보까지 나섰는데 불구하고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무슨 이유인지 이 의원에게 7개월 동안 복당 결과를 기다리게 하면서 커다란 상처를 줬고, 일각에서는 ‘이용호 왕따’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는 대목은 민주당에게 뼈아픈 지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전북신문은 “더불어민주당을 노크했던 이용호 의원이 결국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손을 잡았다”며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당이 미온적으로 반응하자 지난달 15일 철회 신청 기자회견을 가진 뒤 20여일 만”이라고 전했다.

전민일보 12월 8일 1면 기사

전민일보도 1면 기사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의 조직강화특위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달 15일, 윤석열 후보와 비공개 만남을 갖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당시 이 의원은 ‘민주당에 들어간다고 해서 저의 정치가 꽃길을 걸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정치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이 무렵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에서 이 의원의 의중을 파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 의원의 지역구 지지자 말을 인용해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고, 우리 지역에선 크게 영향을 받을 일이 없을 것이지만 이 문제가 대선 정국에서 미치는 영향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또 기사는 말미에서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함과 동시에 민주당을 잘 아는 선대위원장으로서 반민주당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제재 없이 받아들인다더니?

전주MBC 12월 6일 보도(화면 캡쳐)

한편 이재명 후보의 전북방문 일정 동안 많은 영상을 할애했던 지역방송사들도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앞서 전주MBC는 6일 ’이재명 “제재 없이 받아들여야” 지역 정가 촉각‘이란 기사에서 “민주당이 복당 문제와 관련해 실무 검토를 진행 중인 가운데 조만간 탈당자 복당이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올 전망”이라며 “이른바 대통합이 실현되면 지방선거와 총선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다만 국민의힘 역시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 인사들을 접촉하며 호남과 중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무게추가 완전히 한쪽으로 쏠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결국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 무게를 실어준 셈이 됐다. 

이와 관련 전북CBS는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에 과연 호남 정신이 남아 있는 지 특히 전북지역 발전에 얼마나 유익했는지 되돌아 볼 때가 됐다. 호남의 민주당이 기득권과 패거리 정치에 안주하고 있다"고 비판한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전북CBS노컷뉴스 12월 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복당 끝내 허용하지 않은 민주당, 쓴맛 보아야“

이어 기사는 "개인적으로 지난 7~8개월 전, 유권자의 약속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사실은 개인적으로 통합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드는 정치를 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는 이 의원의 해명을 덧붙였다. 

한편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으로 분류돼 왔던 이 의원은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1999년부터 노무현 정부 초기까지 국무총리비서실 공보담당비서관으로 일하다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국민의당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당선, 21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재선 국회의원이 됐다.

하지만 지역 유권자들에게 공약했던 대로 민주당에 복당의 문을 두드렸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민의힘으로 향한데 대해 많은 지역 주민들은 아쉬워하는 눈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복당을 끝내 허용하지 않은 민주당이 쓴맛을 한 번 보아야 한다”며 민주당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는가 하면, 일각에선 “이 의원이 차라리 무소속으로 남아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