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구조물과 자연의 투쟁 현장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1-11-05     이화구 객원기자

고가도로 교각을 휘감아 올라가는 담쟁이넝쿨이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자연과 인간이 만든 콘크리트구조물이 투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인간이 콘크리트 고가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도심을 떠나게 되면 자연은 인간들이 만든 인공구조물을 부식시켜 무너뜨릴 겁니다.

이러한 자연의 공격을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그의 명저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 에서 과거 찬란했던 마야문명의 주인공들이 떠나자 나무들이 문명의 유적을 뿌리와 넝쿨로 파헤쳐가는 현상의 사례를 들며 “숲으로의 회귀(The Return of the Forest)”라는 표현을 합니다.

토인비의 주장은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과정이 사라지면 자연은 항시 원시로 회귀하면서 인간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인간의 자연과의 투쟁이 얼마나 처절한 것이었나를 실감케 해주며 인간의 승리(자연의 개발)에 대한 보복이 얼마나 냉혹한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을 전혀 개발하지 않고 원시인처럼 살 수는 없으나 무분별하게 난개발을 할 게 아니라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적절한 개발을 통하여 자연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대대손손이 후손들까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