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새만금, 더 이상 '치적용' 속아선 안 돼
[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5월 25일(월)
1980년대 후반부터 무려 3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와 새만금 주변 개발사업.
대통령이 일곱 번째 바뀌고 민선 전북도지사가 네 번째 바뀌면서 추진돼 온 지난한 사업이다.
그러나 ‘낙후’ 지역에 ‘희망’의 마중물처럼 포장돼 ‘민심 달래기’ 또는 선거철 ‘표심 잡기’ 용도로 정치권과 행정기관이 활용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길고 긴 국책사업이다보니 해묵은 갈등과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데 해묵은 어젠다 속에서 새로운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내는 전라북도와 정치권을 지역언론은 신통하게 잘도 포장해 전달하곤 한다.
지난 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의 자료와 사진을 활용한 ‘새만금 1호 방조제 인근 명소화부지 관광개발사업’ 이슈가 지역언론의 영상과 지면을 가득 메우며 환호하는 사이에 전북CBS가 연속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의 기사를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주한미군 측은 전시상황 등 비상시 유도로를 통해 새만금 국제민간공항 활주로를 쓰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또 전달받은 기관이나 당사자는 어떤 협의를 해주었는지 낱낱이 밝혀지는 과제가 남긴 했지만, 언론의 환경감시 기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동안 새만금 국제공항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 왔던 전북도지사를 비롯한 행정인 또는 정치인들은 가슴이 뜨끔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체 침묵하고 있는 다른 지역 언론들은 민망했던지 다른 새만금 갈등을 들고 나타났다. 25일 월요일 아침 지면에 묻어났다.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 사업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군산시와 군산시의회에 이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반대 대열에 가세해 진통이 예상된다는 기사들이 눈에 띈다. 전북일보는 이날 두 건의 새만금 갈등 의제를 다뤘다. 먼저 7면 지역뉴스 톱으로 ‘“새만금 수변도시 반대” 목소리 확산’ 기사를 올렸다.
기사는 “군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해 군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생실현연대 등 14개 시민사회단체는 25일부터 수변도시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범시민 10만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으로 알려져 향후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썼다.
전북도민일보도 “새만금 수변도시 선도사업 추진을 놓고 군산 지역에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이 사업이 군산시와 김제시간 행정 구역 분쟁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 향후 난관이 전망된다”고 갈등의 불씨를 예고했다. 7면 ‘새만금관할권 다툼 재점화 조짐’이란 제목의 톱기사로 다뤘다.
새만금개발청이 ‘오는 2024년까지 1조 1천억여원을 투자해 새만금 사업지역 국제협력용지 내 200만평을 조성한다’며 자랑했던 사업에 벌써 짙은 암운이 드리운 형국이다.
이날 전북일보는 이 외에도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사업자 선정 ‘논란’‘의 기사를 6면 톱으로 배치했다. 역시 새만금 갈등 의제에 속한다.
"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 일동이 육상태양광 3구역 공모사업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새만금개발공사가 사업자 선정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주 많은 지역신문과 방송들이 “새만금공사가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새만금세빛발전소㈜ 컨소시엄(대표사 한국중부발전㈜)을 선정했다”고 보도한 내용과 배치되는 기사다. 그러나 애초에 담합의혹 등 문제가 제기돼 왔던 사업이어서 앞으로 속보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지역 일간지들이 ‘새만금 관광명소화 부지에 VR테마파크·리조트 조성’이라는 큼지막한 제목과 장밋빛 청사진을 띄우던 그 때, 전북CBS는 ‘새만금 민간공항 예정부지에 활주로를 요구한 미 공군’, ‘동북아 군사 긴장 조성’이란 굵직한 기획 기사를 연속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휴일이 지난 월요일 아침 신문들 지면에선 관련 기사가 보이질 않는다.
대신 눈에 띄는 기사 한 꼭지가 있다. 전북일보는 ‘사비로 표지석 세우고 나무 심고… 조용식 전북경찰청장 ‘구설’‘이란 제목과 함께 “전북지방경찰청에 사비를 들여 자신의 이름을 새긴 표지석을 세우고 나무를 심은 조용식 청장이 입줄에 올랐다”는 기사를 1면에 올렸다.
“조 청장은 지난 8일 전북지방경찰청 입구에 표지석을 세웠다”는 기사는“가로 2m, 세로 1m 가량의 표지석 앞면에는 ‘전북지방경찰청’ 명칭이, 뒷면에는 ‘제31대 전북지방경찰청장 조용식 (증)’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며 “여기에는 지방청 예산이 아닌 조 청장의 사비 500만원이 사용됐다”고 썼다.
“표지석 설치가 필요했다면 청사 시설관리 예산을 세워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집행하면 될 일을 두고, 청장의 개인 돈이 투입되면서 논란”이라는 기사 내용을 보면서 ‘치적 쌓기’, ‘치적 내세우기’는 비단 새만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널려 있음을 실감케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면...
다음은 25일 월요일 아침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공공기관 2차 이전 전북정치권 시험대
"전주 스쿨존 유아 사망, 예견된 교통 사고”
방호울타리 설치중에도 ‘불법 유턴’
사비로 표지석 세우고 나무 심고… 조용식 전북경찰청장 ‘구설
전북도민일보
내년도 예산 확보 ‘錢爭’ 시작
전주동물원 재개장 첫 주말 ‘북적’
전북도 코로나 실직청년 돕는다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율 고작 3.7
전라일보
골목상권 '함박웃음' 지역경제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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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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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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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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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