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 기다리는 미 공군?...동북아 군사긴장 조성” 우려
[전북지역 주요 신문ㆍ방송 톺아보기] 2020년 5월 22일(금)
전북CBS가 지난 20일부터 연속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의 기사를 보도해 주목을 끈다
기사는 “주한미군 측은 전시상황 등 비상시 유도로를 통해 새만금 국제공항 활주로를 쓰겠다는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를 군사 작전구역으로 삼는 미 공군이 전시상황뿐 아니라 훈련, 비상착륙 등의 상황에서도 유도로를 통해 새만금공항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북CBS는 연속 기획기사 첫 편으로 20일 ‘미 공군 통제, 반쪽자리 공항 전락되나’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주한미군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외교부, 새만금개발청 등이 참여한 새만금 국제공항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을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했다”고 전한 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이나 착륙한 뒤에 이동하는 도로를 '유도로'(taxiway)”라고 전했다.
그동안 새만금 국제민간공항 설립의 부푼 꿈을 간진해 왔던 전북도와 전북도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다.
전북CBS는 기사에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민간공항의 근거리에 군 공항이 들어선 사례는 전무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 공군 군사기지 지척(군산)에 있는 새만금공항의 통합 관제권을 미 공군 측이 쥘 것으로 보여 국내나 국제 여객기 입·출항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우려를 나타났다.
전북CBS는 21일 기획기사 두 번째 편으로 ‘활주로 요구한 미 공군…"동북아 군사 긴장 조성"’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사는 “과거 주한미군이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자리에 미 공군을 위한 추가 활주로 건설의 필요성을 군산시에 여러 차례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한 뒤 “주한미군의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한 개입이 미·중 간의 대립과 동북아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지난 2007년 5월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이 군산시에 보낸 서신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새만금 프로젝트 지역에 두 번째 활주로를 국제공항에 추가했으면 한다’며 ‘이러한 개발은 군산시와 미군에 상호이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또 “주한미군은 2013년 9월 서신을 통해서도 ‘새만금 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군산 서쪽 합당한 위치라면 제2활주로에 대한 계획을 공감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의 이러한 의견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활용해 동북아에서 미 공군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전북CBS는 이에 대해 “전라북도 관계자는 ‘새만금공항과 군산공항 사이의 유도로 개설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면서 ‘새만금 국제공항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주한미군 측이 유도로 개설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측의 의견과 주문이 여러 차례 전달되었는데도 쉬쉬하며 소극적이고 안일하게 대응하는 전라북도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북CBS의 이러한 충격적인 단독보도가 나가기 시작하자 전라북도는 이를 모면하려는 듯이 다른 '새만금 개발' 카드를 빼들었다.
22일 아침 전북의 주요 신문들을 도배한 ‘새만금 관광 명소화’ 가 그것이다. 도하 각 신문의 지면을 장식한 것은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전날 새만금개발청에서 컨소시엄 연합체와 ‘새만금 명소화 사업부지에 관광개발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한 내용을 스트레이트와 해설로 다루었다. 1면과 2면 등의 지면을 차지했다.
기사들은 “새만금 1호 방조제 인근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화됐다”면서 “오는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이전 VR테마파크와 고급 리조트를 조성해 대회에 활용하고 2025까지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게 목표”라는 전라북도 발표 내용을 천편일률적으로 보도했다.
또 최근 공사입찰 담합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던 신문들은 이날 아침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새만금세빛발전소(주) 컨소시엄(대표사 한국중부발전(주))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 공구의 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신문들은 일제히 “민관협의회 중 민간위원들은 행정절차상 공모 자체가 ‘위법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며 담합의혹을 제기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그러더니 어느 신문 기사는 말미에 “새만금개발공사가 민간위원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모 절차를 강행했다는 등 이런저런 논쟁거리를 싸잡아 문제 삼았다”고 비난조로 썼다.
다음은 22일 아침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새만금 관광 명소화 사업 ‘초읽기’ -1면
새만금세빛발전소㈜ 컨소시엄 선정 -2면
전북도민일보
새만금에 테마파크 들어선다 -1면
새만금 내부개발 속도전 ‘발목’ -1면
새만금 육상태양광 우선 협상대상자 ‘새만금세빛발전소’ 선정 -1면
전라일보
새만금 ‘VR테마파크- 리조트’ 들어선다 -2면
새전북신문
세계 잼버리 겨냥 새만금에 테마파크 -1면
새만금 태양광 사업자로 중부발전 컨소시엄 =2면
전북중앙신문
새만금 시작점 관광명소화 시동건다 -4면
전민일보
새만금 관광명소화 부지에 VR테마파크·리조트 조성 -1면
전북CBS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상]미 공군 통제, 반쪽자리 공항 전락되나 -5월 20일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중]활주로 요구한 미공군…"동북아 군사 긴장 조성" -5월 21일
/<전북의소리>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