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수시' 대부분 미달 위기...수도권 '쏠림' 여전
진단
호원대 8.5대 1(최고 : 보컬전공 93.2대 1)
전북대 7.7대 1(최고 : 치의예과 83.5대 1)
우석대 4.6대 1(전주캠퍼스 기준, 최고 : 약학과 33.1대 1)
원광대 4.5대 1(최고 : 체육교육과 33.5대 1)
전주대 4.1대 1( 최고 : 방사선학과 16.3대 1)
군산대 3.1대 1(최고 : 새만금인재 전형 간호학과 16.6대 1)
한일장신대 : 미공개
15일 전북지역 주요 대학들이 마감한 수시모집 경쟁률 현황이다. 그런데 경쟁률이 6대 1에 미치지 못한 대학들이 수두룩하다. 미달 가능성을 예고해 주는 수치다. 더욱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군산대는 지난해 4대 1에서 올해는 3대1로 주저 앉고 말았다.
호원대 실용음악부 보컬전공 93.2대 1, 도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
수시모집은 학생 1인당 최대 6회까지 지원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복 합격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6대 1 이하로 떨어지면 사실상 '미달'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호원대와 전북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수시에서 정원을 다 채울지 걱정이다. 정시로 이월 될 인원이 상당수에 달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내년에도 전체 모집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속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학과들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의·치·수의예·간호학과 외에도 실용학문들이 눈에 띈다. 특히 호원대의 경우 실용음악부 보컬전공학과가 무려 93.2로 전북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각 방송사들의 경쟁이 해당 학과 지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대, 의·치·수의예·간호학과 강세...교과전형 치의예과 83.5대 1 가장 높아
전북지역 주요 대학들 중 전북대는 2,771명 모집에 2만 1,278명이 지원해 7.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학생부교과전형은 일반전형의 경우 치의예과가 83.5대 1로 가장 높고, 의예과 30.86대 1, 약학과 26.25대 1, 수의예과 14.08대 1, 간호학과 10대 1의 경쟁률로,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의·치·수의예·간호학과가 이번에도 가장 높은 경쟁률을 차지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큰사람전형의 경우 483명 모집에 5,627명이 지원해 11.65대 1을 기록한 가운데 공과대의 컴퓨터공학부가 26.3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문사회계열 중에서는 사회대 심리학과가 26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약학계열의 경우 간호학과 25.6대 1, 치의예과 25.5대 1, 약학과 25대 1, 수의예과 22.5대 1, 의예과 14대 1의 경쟁률로 역시 의·치·수의예·간호학과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3,015명을 수시로 모집하는 원광대는 평균 4.46대 1로 지난해 4.25대 1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6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체육교육과 실기전형이 33.5대 1로 가장 높았고, 약학과 27.5대 1, 한의예과 17.3대 1 등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의예과, 간호학과 여전히 강세...경찰학과, 사회복지학과도 높은 경쟁률
우석대는 1,204명 모집에 5,543명이 지원해 4.6대 1의 경쟁률(전주캠퍼스 기준)을 보였다. 그러나 우석대는 올해 전체적으로 1,773명 모집에 7,023명이 지원, 3.96대 1로 낮게 나타났다.
우석대는 학생부교과 일반학생 교과중심 전형에서 약학과가 33.13대 1로 가장 높았으며, 한의예과(자연)는 32.25대 1, 물리치료학과는 15.14대 1을 기록했다. 학생부교과 지역인재 전형에서는 약학과 21.17대 1, 한의예과(자연)가 17.00대 1, 간호학과가 8.08대 1로 집계됐다.
전주대는 2,602명 모집에 1만 576명이 지원해 4.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평균 5.10대 1로 나타난 가운데 방사선학과가 16.30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균 4.3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보건계열 중에서는 간호학과가 16.75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경찰학과 6.41대 1, 사회복지학과 5.17대 1, 공학계열에서는 소방안전공학과가 6.22대 1, 예체능계열에서는 영화방송학과가 6.70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호원대학교는 850명 모집에 7,205명이 지원해 8.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전형 전체 학과 중 실용음악학부 보컬전공은 17명 모집에 1,585명이 지원해 93.24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간호학과 17.15대 1, 물리치료학과 15.78대 1, 호텔외식조리학과 14.44대 1, 응급구조학과 7.11대 1, 치위생학과 7.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군산대 수시모집 저조
군산대는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영향을 받아 수시경쟁률이 하락했다. 군산대는 1,488명 모집에 4,632명이 지원해 3.11대 1의 가장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새만금인재 전형 간호학과는 16.60대 1, 일반전형 사회복지학과는 15.4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미 선정된 군산대는 전년 4.0대 1에서 감소율을 보였다. 군산대 외에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탈락한 지방대 12개교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음은 물론 올해 수시에서 사실상 미달로 평가되는 6대 1 이하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탈락한 일부 수도권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23개교 중 19개교의 경쟁률이 하락한 가운데 수원대, 용인대, 한세대, KC대 등 수도권 4개대는 오히려 경쟁률이 상승했다. 인하대와 성신여대 역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률 하락폭이 크진 않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쏠림 여전...'부익부 빈익빈' 더욱 심화
올해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상위 15개 대의 정원내 평균 경쟁률은 대부분 상승했다. 대학별로 보면 서강대의 경쟁률이 28.84대 1로 가장 높았다. 전년 26.13대 1보다 상승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의 경쟁률은 하락했으나 나머지 12개 대는 모두 상승했다.
서강대에 이어 건국대는 27.65대 1(1,632명 모집에 4만 5,131명 지원), 한양대 27.08대 1(1,669명 지원에 4만 5,196명 지원), 성균관대 25.89대 1(1,968명 모집에 5만 955명 지원), 동국대 24.66대 1(1,671명 모집에 4만 1,203명 지원), 경희대 24.59대 1(2,795명 모집에 6만 8,724명 지원), 중앙대 23.9대 1(2,895명 모집에 6만 9,180명 지원), 시립대 17.38대 1(938명 모집에 1만 6,306명 지원), 숙명여대17.08대 1(1,215명 모집에 2만 748명 지원), 인하대 15.6대 1(2,346명 모집에 3만 6,588명 지원), 외국어대 15.09대 1(2,031명 모집에 3만 643명 지원), 연세대 14.97대 1(1,954명 모집에 2만 9,260명 지원), 고려대 14.62대 1(2,483명 모집에 3만 6,295명 지원), 이화여대 11.01대 1(2,090명 모집에 2만 3,019명 지원), 서울대 6.23대 1(2,273명 모집에 1만4,154명 지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방대들은 여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도권 지역 대부분 대학들이 두 자리 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지방대들 대부분은 한 자리 수에 머물렀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히 심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지방대들 장학금(돈)으로 학생 유인...생존 위한 '고육지책'
지방대들의 수시모집 정원 채우기가 비상인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부 지방대에서는 수시 최초 합격자에게 1학기 등록금을 면제해 주거나 특별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전남에 있는 동신대는 한의학과·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를 제외하고 수시 최초합격자가 입학할 경우 1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 간호학과와 물리치료학과 최초합격자는 입학 시 100만원 이상에 달하는 입학 장학금을 지급한다.
전북지역에서도 원광대가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내년도 신입생 중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5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주고 1년간 통학버스도 무료로 이용하는 혜택을 내놨다.
이밖에 전북대는 2009년 이후 13년째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2012년에는 5.6%를 인하한 바 있다. 부족한 예산은 정부 재정지원 사업과 연구비 수주, 발전기금 모금 등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전주대도 올해 입학금을 전년보다 50% 인하하고 수업료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10년 연속으로 이뤄진 등록금 인하와 동결이다.
부산 신라대는 정원 내 최초 합격자에게 부산은행과 공동 개발한 휴대폰 결제 시스템인 '신라머니'를 100만원 지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른 지방대에서도 수시지원 안내 홈페이지 전면에 최초 합격자 대상 특별장학금 혜택 등을 공지하면서 모집에 나서고 있다.
"존폐 문제 달린 지방대학들, 지금 재정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지방대에서 각종 혜택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수시에서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고 등록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지방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불거지면서 지방 대학가에서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볼멘 소리가 높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일반대와 전문대의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미충원 인원이 총 4만 856명에 달했다. 미충원 분포를 보면 비수도권 비율이 75.0%(3만 458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정시모집 확대 영향으로 수시 인원이 줄어든 서울 소재 대학과 달리 지방대는 수시 모집인원(총 17만 5,565명)이 전년보다 249명 늘었다.
이 때문에 수시에서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을 못 하고 반드시 대학에 등록해야 하니까 지방에서는 오히려 수시를 늘린 대학들이 많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시에서 6곳의 지원을 한 학생들이 최종 합격한 수도권 대학으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경쟁률이 6대 1에 미치지 못하는 지방대들은 비상”이라며 “신입생 유치가 어려워지면 학교의 존폐가 달린 만큼 대학들은 지금 재정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