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만금에 통큰 투자 한다더니 ‘빨간불'...전력시설 미흡, 예견된 일
[뉴스 큐레이션] 2021년 8월 31일(화)
'SK컨소시엄 새만금에 2조 투자'
'SK컨소시엄 새만금 투자 협약 체결'
'SK, 새만금에 2조 ‘통큰 투자’한다'
2020년 11월 24일.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지역언론들은 “국내 대기업인 SK그룹과 컨소시엄 업체들이 새만금에 통큰 2조원을 투자하게 됐다”고 크게 반기며 호들갑을 떨었다.
SK, 새만금에 ‘통큰 투자’한다더니...3개월 만에 파열음 시작, 왜?
이날 언론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군산시는 SK컨소시엄과 데이터센터 유치 및 창업 클러스터 구축을 골자로 하는 2조원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며 “SK E&S와 SK브로드밴드는 2029년까지 2단계에 걸쳐서 새만금에 창업 클러스터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대서특필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 김현미 국토부장관, SK 최태원 회장, 신영대 국회의원 등 외부 인사들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강임준 군산시장,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협약서 서명을 위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번 투자 협약은 2018년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과 정부의 3020 재생에너지 정책의 결과물”이라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을 적극 실현하고, 창업 클러스터를 통해 혁신산업의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이어 “아픈 손가락이 세계적인 미래 투자처로 발전하리라 기대한다"면서 "단순한 신도시가 아닌 생태문명도시로 앞장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강임준 군산시장과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도 “새만금의 대규모 재생에너지사업을 매개로 글로벌 기업의 연쇄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북도·새만금개발청, "침체된 지역경제 큰 활력소 기대" 홍보에만 열 올려
이날 협약으로 SK컨소시엄은 1조 9,70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4개동을 조성하고, 2029년까지 12개 동을 추가 설치해 확장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더불어 창업 클러스터를 2023년까지 1천억원 투입해 구축한다는 내용도 부각시켰다.
이밖에 SK의 창업 클러스터 및 데이터센터 구축은 300여 개의 기업유치와 더불어 2만여 명의 누적 고용 창출, 20년간 8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현대중공업·GM대우 철수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라며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처럼 삼성의 대규모 새만금 투자 유치 실패의 악몽을 딛고 국내 대기업인 SK그룹의 새만금 투자 소식이 전북지역 언론에 의해 화려한 조명을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2월부터 파열음이 발생하기 시작다.
투자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무엇보다 전력 계통망이 부족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투자 여건을 제대로 갖추어 놓지도 않은 채 기업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꼴이 된 셈이다.
향후 20년간 관련 기업체 약 300개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2029년까지 아시아 허브급 데이터센터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데이터센터 시설을 갖추려면 각종 디지털 정보가 저장된 서버컴퓨터를 적게는 수백대, 많게는 수 천대 모아놓은 시설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시설이 매우 중요하다. 새만금개발청은 SK컨소시엄에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중 일부 사업권을 넘겨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200㎿급이 제시됐다.
기반시설 갖추지 않고 기업만 유치하면 끝?...따가운 눈총
그런데 현재 군산지역 전력 계통망으로는 SK컨소시엄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협약식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나왔다. 군산시가 ‘변전소 송전용량 증설’을 요청했지만, 담당기관인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송전용량 신설 및 증설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SK, 3개월 만에 “새만금투자 철회 고려” 왜?
오는 2025년까지 SK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송전계통 보강이 필요하지만, 한전이 새만금 지역 송전계통연계를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
이 같은 문제점이 전북의소리를 비롯한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난 2월부터 제기됐지만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적극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더니 “오는 2025년까지 SK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송전계통 보강이 필요하지만, 한전이 새만금 지역 송전계통연계를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의 보도가 다시 나왔다.
전북일보는 31일 ‘새만금, SK데이터센터 ‘빨간불’… 한전, 새만금 계통연계 2026년 이후 가능‘의 기사에서 “한전은 최근 전북도, 군산시 등에 재생에너지 연계 관련 (전력)계통보강 필요지역 알림 및 협조 요청의 공문을 발송해 '재생에너지의 지속적인 증가로 특정 지역의 (전력)계통 혼잡이 가중돼 송전계통 보강이 필요해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송전계통 보강 지연으로 새만금 내 계통연계 보강이 오는 2026년 10월(예정)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명시해 SK데이터센터 입장에서는 원활한 사업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만금, SK데이터센터 ‘빨간불’...전력계통 문제 제기 불구 '강 건너 불구경'
“SK 측은 오는 2025년까지 2조 1,000억원을 들여 새만금 지역에 25MW 규모의 데이터센터 및 창업클러스터 건립을 준비 중에 있다”는 기사는 “그러나 이러한 방대한 시설에 비해 기존 계통연계로는 전력수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만약 한전의 공문처럼 2026년 이후에나 발전소와 연계가 가능하게 될 경우 200MW 연료전지발전시설의 전력 연계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력 시설 미비로 인해 당초 협약했던 투자 유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기 계통의 출력 제한 등의 기반 시설로는 시설 투자의 차질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SK컨소시엄 측은 “원활한 계통연계(전기수송 설비)가 안 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가 곤란하며, 투자 철회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의사를 군산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존 계통연계로는 전력수급이 턱없이 부족하며, 발전사업 허가를 득한 뒤 전기수송 설비 증설 검토가 이뤄질 경우 수년의 시간이 소요돼 1조원을 들여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의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SK컨소시엄 측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다. SK컨소시엄의 새만금 2조원 투자 약속이 계획대로 이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