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태양광, 꼬리에 꼬리 문 '담합의혹', 신묘한 ‘의제파급’, 왜?

[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5월 15일(금)

2020-05-15     전북의소리
새전북신문 15일 1면 만평

5월 15일(금).

제39회 스승의 날을 맞는 날이자 지역신문사들은 한 주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발행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스승의 날 의미가 퇴색했다는 내용을 지면에 반영한 모습들이 눈에 띈다.

새전북신문 정윤성 화백은 비대면 수업과 온라인 강의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맞는 스승의 날 분위기를 한 폭의 만평에 담았다.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 있는 교사는 스승의 날에도 “모두들 건강한 얼굴로 만나자”며 혼자 되뇌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쓸쓸하고 외로운 스승의 날을 잘 묘사했다.

전민일보는 사회면에서 ‘스승의 날 선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란 큰 제목과 그 아래 ‘코로나19로 상당수 아이들 등원 못하는 상황에 부모들 ‘눈치게임’‘이라는 소제목으로 씁쓸한 세태를 전했다.

전북일보는 사회면에서 ‘최근 5년간 전북지역의 교권침해가 500여 건’에 달한다는 국회자료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교권존중과 스승공경 그리고 스승의 역할에 대해 깊게 성찰해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새만금개발공사가 추진하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담합 의혹이 지난 13일 파생되기 시작하더니 이날 많은 지역신문사 지면에 활활 옮겨 붙은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지역신문들 간 의제파급(Agenda-rippling) 현상이 눈에 띈다.

 

전민일보 5월 15일 1면

이날 전민일보는 1면에, 새전북신문은 2면에, 전라일보는 3면에서 각각 엇비슷한 제목과 기사를 썼다. 제목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전민일보는 ‘산으로 가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이란 제목을 1면 톱기사로 배치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사업초기부터 삐꺽거리고 있다”는 기사는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첫 도입된 민·관협의회 내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으며 사업중지 가처분 신청과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점입가경의 사태악화로 사업이 표류할 우려마저 제기된다”고 썼다.

새전북신문 5월 15일 2면

새전북신문은 ‘담합 의혹' 새만금 태양광 사업자 공모 강행’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새만금개발공사가 담합 의혹이 제기된 ‘새만금 육상 태양광 3구역’ 사업자 공모 절차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담합 의혹을 제기한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측은 사업중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공정거래위 제소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는 내용과 함께 속보기사임을 부각시켰다.

전라일보 5월 15일 홈페이지 갈무리

전라일보는 3면 ‘새만금 태양광 잡음 일파만파’의 제목으로 다루었다. 

기사는 “새만금 민관협의회 측은 상생협약을 무시했다며 법원에 사업중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이번에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발전사끼리의 경쟁이 사라져 수익의 지역환원 등은 불가능할뿐더러 명백한 담합이라는 게 민관협의회 측의 주장”이라고 썼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전했다.

문제의 사업은 새만금에 약 4조6,000억 원을 투자해 총 2,100㎿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하도록 계획된 국책사업이지만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이다. 지역언론들에 의해 장밋빛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이제는 ‘의혹’과 ‘부실’ 로 얼룩져가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이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공모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공기업발전사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역언론의 지면과 영상에 옮겨 붙어 꺼질 줄 모르고 있다.

‘담합 의혹’을 제기한 지역언론들의 엇비슷한 주장과 논조가 오히려 또 다른 ‘담합’으로 비쳐지지는 않을까 우려를 낳게 할 정도다.

이러한 언론의 집중적인 담합 의혹과 문제 제기를 의식한 듯 전날 전북도에선 ‘새만금 산업단지 입주계약 기업 간담회’가 열렸다. 이 역시 지면에 반영됐다.

전북도민일보는 1면에 기사를 실었다. "새만금산단 입주기업 실질적 지원 필요"란 제목과 함께 “14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새만금 산업단지 입주계약 기업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각종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당부했다”고 썼다.

기사는 이어서  “우범기 정무부지사는 새만금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큰 불편 없이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적·정책적 지원 방안을 살피겠다”며 “기업들도 계획대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과 전라북도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는 내용을 길게 담았다.

새만금개발공사의 담합 의혹이 제기되자 전북도가 새만금 산단 입주계약 간담회를 실시하는 모습이 각기 다른 지면에 다른 의제처럼 보도됐지만 연계성이 묻어난다. 담합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침이다.

다음은 15일 아침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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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다녀온 도민 급증…589명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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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조선업체들 신재생에너지로 도약

"새만금산단 입주기업 실질적 지원 필요"

이태원 방문 전북도민 589명… 561명 ‘음성’

전라일보

전북도-군산시, 조선기자재기업 업종 전환 지원 협약

"신재생에너지 기자재로 경제 재도약"

대통령 경호처장에 고창출신 유연상 발탁

새전북신문

침몰하는 조선업, 신재생에너지 회사로 탈바꿈

전주 한옥마을 유동인구 줄고 매출도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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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중진이끈 20대국회 막내려

전민일보

산으로 가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

코로나19 사태에 교권 추락까지… 씁쓸한‘스승의 날’

/<전북의소리>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