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말씀대로 따를 걸

궁핍하고 혼곤한 시대, 지친 시민들을 위한 앤솔로지(2)

2021-07-11     이강록 기자

어려서 어머니 곧잘 말씀하셨다/ 얘야, 작은 일이 큰일이다/ 작은 일을 잘하지 못하면 큰일도 잘하지 못한단다/ 작은 일을 잘하도록 하려무나//

어려서 어머니 또 말씀하셨다/ 얘야, 네 둘레에 있는 것들을 아끼고 사랑해라/ 작은 것들 버려진 것들 오래된 것들을 부디 함부로 여기지 말아라//

어려서 그 말씀의 뜻을 알지 못했다/ 자라면서도 끝내 그 말씀을 기억하지 않았다/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얼른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하루 한 날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고 행복한 날이 없었다/ 날마다 날마다가 다툼의 날이었고/ 날마다 날마다가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었다//

이제 겨우 나이 들어 알게 되었다/ 어머니 말씀 속에 행복이 있고/ 더 할 수 없이 고요한 평안이 있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그것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 젊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작은 일이 큰일이니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네 주변에 있는 것들이며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라/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타일러 말하곤 한다//

지금껏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목을 매고 살았다/ 기를 쓰고 무엇인가를 이루려고만 애썼다/ 명사형 대명사형으로만 살려고 했다//

보다 많이 형용사와 동사형으로 살았어야 했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것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살았어야 했다/ 내가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를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애당초 그것은 당신 안에 있었고/ 당신의 집에 있었고 당신의 가족, 당신의 직장 속에 있었다/ 이제부터 당신은 그것을 찾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나태주,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전문)

답은 여기 가까이 있는데 어디 먼 곳에서만 찾으려 했다. 아뿔싸! 이제 지나고 보니 어머니 말씀대로 따를 걸 하는 후회가 몰려온다.

허나 어쩌랴. 모두 지나가버린 세월인걸. 

/이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