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산수국'

오후에 빗줄기가 좀 잦아들기에 인근 야산으로 산책을 다녀오면서 담은 꽃 사진들이 있어 꽃들의 세상사를 올려봅니다.

연초록 수국은 볼 때마다 뭔가 애절한 사연을 갖고 있을 것만 같은데 ‘산에서 자란다’는 의미의 우리 토종 꽃 산수국은 꽃이 다양한 색채를 내며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녹음이 짙게 우거진 여름 숲에서 꽃망울을 터트리며 아름다움을 뽑내는 산수국의 향연은 마치 푸른 하늘 은하수 연상케 합니다.

특히 조밀한 꽃들은 마치 하나의 반짝이는 별 같고 조밀한 꽃들이 모여 만든 한 송이 산수국은 별들이 모여 강을 이룬다는 은하수(銀河水) 같은 느낌입니다.

또한 가장자리에 핀 큰 꽃들은 마치 하늘을 나는 드론의 프로펠라 날개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오밀조밀한 꽃들의 가장자리에 핀 큰 꽃 몇 개는 벌과 나비를 유인하기 위한 수정이 안되는 헛꽃으로 먼저 꽃을 피웁니다.

큰 꽃이 먼저 꽃을 피워 벌과 나비나 곤충을 유인하고 나면 큰 꽃 안에 작은 꽃들이 무수하게 많이 피는데 이 조밀한 꽃들이 수정이 되는 참꽃이랍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작은 산수국 예쁜 꽃들이 올망졸망 피워 큰 송이 꽃을 이루면 마치 신부가 던지는 부케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런가 하면 도로변 화분에서 화려한 꽃을 피운 분꽃은 산수국 부케를 든 신부가 찾아와 자신의 분꽃으로 화장해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꽃들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름다운 밤입니다. 

/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