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전주시장 '불출마' 후폭풍 어디로?

[뉴스 큐레이션] 2021년 7월 2일(금)

2021-07-02     박주현 기자

7년 전 최연소 시장에 당선된 이후 재선에 이른 김승수 전주시장이 임기 7년 차를 맞아 다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주시장 3선 및 전북도지사 불출마 선언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대선과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민선 7기 전주시정 3주년 평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불출마 선언이 전격적으로 나온 배경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지역 언론들이 분주해졌다.

차기 전주시장 후보군을 놓고 밑그림을 다시 그려내는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전주시 현안사업들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영상과 지면에 가득 묻어났다. 그러나 해석과 분석의 초점이 제각각 다르다. 

전북일보, '전북도-전주시 갈등' 종결 여부에 촉각 

전북일보 7월 2일 3면 기사.

먼저 신문별로 살펴보면 전북일보는 당장 "김승수 전주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간 갈등과 반목으로 대립해왔던 전북도와 전주시의 해묵은 관계가 종결될지 관심사"라고 시선을 양 자치단체 간 갈등 해소 여부에 집중했다. 

신문은 2일 ''내려놓은' 김승수...해묵은 도-전주시 갈등 종식될까'란 제목의 3면 기사에서 “도지사와 시장이 각각 정치노선을 달리하면서 새만금, 경전철, 종합경기장 개발, 탄소산업 등의 굵은 이슈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전북 발전의 퇴보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계보를 잇듯 전북도-전주시 단체장 측근들이 다시 그 뒤를 잇는 대리인 정치가 지속되면서 정치적 갈등이 커져 결국 전북 발전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해석했다.

기사는 김완주 전 도지사를 거론하며 김승수 시장으로 이어지는 계보정치 국면에서 나온 불출마 선언이 갈등 해소와 송 지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 하는 눈치가 역력히 묻어났다. 

송하진 지사 3선 출마 부추기는 신문들, '불출마' 의제에 묻힌 전주시 현안들 

전북도민일보 7월 2일 3면 기사.

전북도민일보는 내년 지방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을 예측했다. 신문은 ‘내년 지방선거 김승수발 세대교체 바람부나’란 제목의 3면 기사에서 “김 시장은 내년 전북 지선의 ‘태풍의 눈’으로 비유될 정도로 차기 도지사와 3선 전주시장 후보로서 유력 주자였던 만큼 전북 정치권은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향후 닥쳐올 전북 지선구도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정치권 반응을 분석했다.

기사는 또 민주당 또 다른 관계자 말을 인용해 “김 시장의 불출마가 광주·전남 등 호남은 물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여론 흐름은 결코 여당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으로 민주당을 향한 압박 강도는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전라일보 7월 2일 3면 기사.

전라일보도 역시 지방선거 판세를 다시 짜느라 바빴다. ‘송 지사 , 3선 출마 무게··· 현 전주시장 불출마 '무주공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른바 ‘빅2’ 선거인 전북지사. 전주시장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기사는 이어 “무주공산이 된 전주시장선거 대진표는 더욱 더 선명해지고 있다”며 “권리당원 모집기간 마감(다음달 3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거론됐던 이중선vs조지훈vs우범기 간 3자 대결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썼다.

새전북신문 7월 2일 3면 기사.

새전북신문도 ‘무주공산된 전주, 지방선거 후보군 분주’ 기사에서 김 시장의 불출마가 내년 전북 지방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신문은 특히 기사에서 정치권의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김승수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개인의 정치적 신상 보다는 지방선거 판을 바꿔놓을 정치적 행위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주시장 선거 뿐 아니라 도내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 전국적인 지방선거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북지역 대부분 일간지들은 김승수 전주시장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 중 불출마 선언에 대해 온통 관심을 모으며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주시 중요 현안 사업들에 대한 문제점과 앞으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KBS전주총국, “전주시, 대형사업 책임 있게 추진하기에는 부족해 보여” 

KBS전주총국 7월 1일 보도(화면 캡쳐)

방송 역시 전날 김 시장 발언 중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의제를 설정했다. KBS전주총국은 1일 ‘김승수 전주시장 3선 불출마 선언…거취 관심’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북의 자치단체장 가운데 첫 불출마 선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전주시 역점 사업들을 걱정했다. 

기사는 “김 시장은 일단 남은 1년 동안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터 활용, 한옥마을 트램 등 대형사업을 책임 있게 추진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사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3선 도전을 고심 중인 다른 자치단체장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3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송 지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자못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전주MBC는 ‘김승수 전주시장,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기사에서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 전주시장 선거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각축전이 될 전망”이라며 “현재 지역정가에서 출마설이 나도는 후보만 10명에 가까운데 대선주자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까지 감안하면 더 많은 후보들이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한 기사는 “김 시장의 의중도 민주당의 차기 전주시장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JTV 7월 1일 보도(화면 캡쳐)

JTV는 ‘김승수 "시장도 도지사도 안 나간다"’란 제목과 함께 “김 시장의 불출마로 내년 전주시장 선거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군으로는 서윤근 전주시의원,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이중선 청와대 전 행정관, 임정엽 전 완주군수,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방송들도 전날 김승수 전주시장 기자회견 중 불출마 선언 배경과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 어떻게 되나?...시민단체 “앞으로 더욱 관심 필요” 주장 

전주시 효자동 일원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는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 배경에 관심을 모으면서도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1년 여 동안 여론을 수렴하는 등 그동안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한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에 대한 개발 방안과 오랫동안 해묵은 과제로 남겨진 종합경기장 개발 역시 시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될지 여부에 관심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최근 한옥마을 트램 등 관광개발사업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역세권 개발문제를 비롯해 에코시티와 연계한 천마지구 개발과 제기된 잡음·논란이 산적한 형국에서 남은 임기 1년 계획은 없고 오로지 정치적 입지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불만과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민회 이문옥 대표는 “김승수 시장이 다음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옛 대한방직공장 부지와 종합경기장 개발 등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에 더 깊이 시민들이 참여하고 문제점은 없는지 철저히 감시와 견제를 해나가지 않으면 또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김 시장의 다음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배경에 대해서 전주시 갑과 을 지역구 총선 또는 재선에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일각에선 불출마 선언에 앞서 당 지도부와 논의가 있었겠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강력한 처벌과 규제가 잇따르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앞으로 선거공천 과정에서 이 문제가 보다 엄격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 시장 부인의 농지법 위반 논란이 확산되면서 경찰이 수사까지 벌여 비록 ‘무혐의’로 종결되긴 했지만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불출마 선언'은 뭔가 석연치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처럼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출마 선언 배경과 앞으로 전개될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큰 관심사로 대두됐다. 그러나 당면한 전주시정 현안들이 특정 세력의 입김이나 정치적인 이해 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터덕거린다면 그 피해는 전주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