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에 눈먼 최규호·최규성 형제 '몰락', 잊을만하면...
[뉴스 큐레이션] 2021년 6월 11일
인간의 탐욕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사건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까지 지냈지만 탐욕 때문에 영어의 몸이 된 최규성 전 사장에 대한 세간의 따가운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8년 동안 잠적했던 친형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붙잡힌 뒤 물러난 최 전 농어촌공사 사장이 이번엔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잊을만하면 이목을 끄는 이들 형제 사연들, 그러나 충격과 실망만을 안겨 준다.
잊을만하면 참담함 안겨주는 최규호·최규성 두 형제
광주지검은 지난해 말부터 벌여 온 수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3일 최 전 사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사장은 사장 퇴직 이후에도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 수사를 피해 8년간 잠적한 친형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난 2018년 법정에 선 최 전 사장은 당시 쏟아지는 의혹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에서야 도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형인 최 전 교육감은 골프장 인허가 대가로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다 지난 2010년 도주한 뒤 8년 만에 구속됐다. 이를 지켜본 많은 도민들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던 잊지 못할 사건이다.
“형제간인데 어떡합니까, 그래서 죄송하단 얘기 여러 번 했잖아요"
KBS전주방송총국은 10일 ‘‘6억 원 수수 혐의’…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 또 법정에‘의 기사에서 3년 전 최규성 당시 사장의 발언을 들려주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었던 2019년 2월이다.
"제 형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형제간인데 어떡합니까. 그래서 제가 죄송하단 얘기 여러 번 했잖아요."
하지만 이런 사과가 무색하게도 최 전 사장은 다시금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최 전 사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수수와 변호사법 위반이다.
방송은 이날 기사에서 “공사 사장 재임 중이던 2018년 5월, 전기설비업체 운영자 등 4명으로부터 공사의 저수지 태양광 시설과 관련한 사업 수주를 청탁받는 자리에서 2,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라며 “또 친형인 최규호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인 2019년 2월부터 6개월 동안 군산시의 LED 가로등 개선사업 수주 조건으로, 광산업 관련 업체로부터 6억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또한 “김제를 기반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한때 지역 정치권의 중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 전 사장은 친형 최규호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데 이어 수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되면서 비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3선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이 뇌물 브로커?
이날 전주MBC도 ‘'3선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님이 뇌물 브로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기사는 “군산시가 추진한 수십억대 가로등 교체공사에 브로커가 끼어 있었다는 검찰 수사결과의 중심엔 다름 아닌 최규성 전 농어처촌공사 사장이 있었다”며 “관련 공사에 20억원을 넘게 투입한 군산시는 수사망을 피했지만 사업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군산시는 시내에 설치된 가로등 4,500여 개를 전면 교체했다”는 기사는 “25억원을 들여 친환경 LED가로등으로 모두 바꿔 온실 가스를 줄이겠다는 계획이었다”며 “그런데 군산시가 예산을 쓰면서도 스스로 발을 뺀 업체 선정은 결국 뒤탈이 나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입찰 과정에 브로커가 끼어 검은 돈이 오갔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됐다”며 “뇌물 비리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핵심 당사자로 지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최규성”이라고 강조했다.
군산시 LED가로등 사업과 농어촌공사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9명이며 최 전 사장의 첫 재판은 오는 1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첫 부부 국회의원' 기록 집안...어쩌다 이 지경까지
그러나 김제·완주지역 3선(17대~19대) 국회의원 출신에 현 정부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때 형은 전북도 교육의 최고 책임자인 도교육감에, 부인은 17대 총선에서 비례 의원으로서 국회에 입성하면서 첫 부부 국회의원 탄생이라는 헌정 사상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형은 이미 뇌물수수죄로 복역 중이고 동생 역시 뇌물수수 추가 혐의로 구속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담당 공무원한테 청탁하는 대가로 업체한테 6억여 원을 받은 혐의까지 받고 있다.
남부러울 게 없었던 전북교육감과 국회의원 형제가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신세로 전락한 것은 결국 돈, 뇌물 때문이다. "탐욕이 지나쳐 몰락했다"는 따가운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