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사람'의 잘못된 표현
이화구의 '생각 줍기'
자전거 탄 풍경을 보며 몇 자 적어 봅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머리는 앞으로 바짝 굽히고 밑으로는 두 발로 페달을 열심히 밟는 분들의 모습을 보자니 엊그제 외국에 대학 교수님으로 계신 페친께서 올려주신 글이 생각납니다.
글의 내용은 일본인들의 특성 중 하나는 일본은 정부의 여러 실책과 무능에 대하여 국민들이 저항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문(文)이 중심이었던 반면 일본은 기본적으로 무(武)를 숭상하는 나라였기 때문에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무라이 윤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모두 칼을 차고 있는 사무라이 사회에서는 '노(NO)'라고 말했다가는 언제 칼을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거 일본은 봉건 사회로 영주들끼리 계속 전쟁을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자연히 무술이 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사무라이가 지켜야할 덕목으로 충성, 용기, 명예, 공손, 정의감 등을 들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주에 대한 절대적 충성이었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아직도 상급자에 대한 충성을 맹서하는 무사도 윤리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이야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재벌기업 같은 곳은 아직도 조직이 봉건 영주의 성처럼 운영되는 모양입니다. 이때 충성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현상은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태도입니다.
어느 나라나 보편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독일이나 일본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는데, 독일에서는 이런 사람을 '라트파러(Radfahrer)', 즉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 부른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전거 타는 사람’은 몸은 상사에게 굽신거리며, 아래로는 손이 닳도록 비벼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빗대어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습이 마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여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잘못된 표현들이 사용되지 않는 걸 보니 다행입니다.
/사진·글=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