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에 그 동생"...최규호 이어 최규성 구속 '파장'
[뉴스 큐레이션] 2021년 5월 18일(화)
최규성(71)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사업을 둘러싸고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지난 14일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최 전 사장을 전격 구속했다.
태양광·LED사업 뒷돈 수수 의혹…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 구속
검찰은 최 전 사장이 군산시 LED 가로등 교체 사업 과정에서 컨설팅업체로부터 사업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또한 검찰은 이 사업과 관련해 브로커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추가로 혐의가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2일 군산시 건설과와 기획예산과 등 3개 부서와 한국광산업진흥회를 압수수색해 조명교체 사업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군산시는 2019년 5월 이 사업에 대해 한국광산업진흥회에 입찰 업무를 위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광산업진흥회가 업체를 선정했고 2019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설치 감독은 군산시가 맡아 진행해 왔다.
전북 3선 국회의원에 농어촌공사 사장까지..."구속, 예견된 일"
최규성. 그는 전북에서 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에 내리 3번 당선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지역위원장을 오랫동안 맡아왔던 인물이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문재인 정부 이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재기를 노리던 그가 공사 사장 취임 9개월 만에 불미스런 일들로 사퇴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8년 11월 27일 그가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어촌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수사선상에 오르내렸다. 당시 수뢰 혐의로 구속된 그의 친형 최규호(74) 전 전북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것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는 사장 취임 4개월 전까지 태양광 업체 대표를 역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7조원 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추진하는 기관장으로 적합한 지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최 전 사장은 지난 2019년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구속은 면했다.
군산시 사업 연관 추가 혐의 더 나올지 주목...증거인멸 우려 구속
2018년 11월 공사 사장에서 사임한 그는 뇌물 혐의로 8년 넘게 도피생활은 해온 친형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을 도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지만, 전북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가 태양광 관련 업체 대표를 지내다가 대규모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한 것이 더 큰 화근을 자초했다.
최 전 사장의 구속이 군산시 사업과 더 연관된 것은 아닌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주지법은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면서 최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의 혐의는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수수 등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업 수주 편의를 봐준 대가로 태양광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광주지검이 군산시 가로등의 LED 교체과정과 관련해 군산시청을 압수수색한 바 있어 최 전 사장의 이번 구속과 군산시 LED 교체 사업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뇌물 혐의 8년 넘게 도피생활 해온 친형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 도운 혐의도
무엇보다 최 전 사장은 2004년부터 김제·완주에서 내리 3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2018년 2월에는 농어촌공사 사장에 임명됐지만 9개월 만에 스스로 그만둔 배경에는 불미스런 일들이 중첩됐다.
공사 사장 취임 전 태양광 업체 대표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해충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다가 뇌물 혐의를 받고 8년간 도피 생활을 한 친형을 도운 사실도 드러나면서 정치 권력을 복합적인 비리의 온상으로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최 전 사장은 부하 직원의 명의를 빌려 형에게 넘기는 등 적극적으로 도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직 이어 20대 총선 이후 보은성 낙하산 전북 정치인 2명 째 구속
친형인 최규호 전 교육감은 징역 10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3선 국회의원에 농어촌공사 사장까지 지낸 전북의 정치적 인물이 형의 도피를 도왔다가 집행유예를 받은 뒤 이번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형제가 함께 영어의 몸이 됐다.
이로써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전북지역 정치인들 중 구속된 사례는 이상직 국회의원(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이어 최규성 전 사장까지 2명에 해당된다.
‘3억 수수’ 혐의 최규호, '호화 도주' 8년 만에 체포...거센 비난
한편 김제지역의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 도교육청 소유 부지의 매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를 받은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74)이 도주한지 약 8년 만에 검찰에 붙잡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전주지검은 2018년 11월 6일 인천광역시에서 은신 중인 최 전 교육감을 체포했다. 그는 현재 10년의 중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최 전 교육감은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조성에 필요한 도교육청 부지를 매각하는 데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명 수배됐었다.
그런데 검찰에 ‘2010년 9월 12일 출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는 검찰에 출두하지 않고 변호인과 연락마저 끊은 채 도주했다. 검찰은 그에 대한 지명수배 조치를 내리고 검거에 나섰지만 당시 ‘봐주기 수사’ 또는 ‘눈감아주기 수사’라는따가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그는 정권이 바뀌고 8년 넘게 도피 생활을 하다 검거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다시 대법원의 상고심에서도 징역 10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추징금도 3억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호화 도피생활'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