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세상을 잘 살게 한다

신정일의 '길 위에서'

2021-03-12     신정일 객원기자

이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물으면 저마다 의견이 분분하리라. 돈, 사랑, 평화, 명예, 건강, 자유,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다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진실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물음에 해답을 내린 사람이 있다.

“이 세상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얻게 해주고,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더 보태거나 더 낫게 할 수 없는 세 가지 습관이 있다. 그것은 일하는 습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 공부하는 습관이다. 

당신이 만약 남자이고, 이러한 습관을 가진 데다 같은 습관을 가진 여자의 사랑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ㄷ 지금 여기에서 천국에 있는 것이며, 여자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허바드가 1908년에 쓴 <건강과 부>의 일부분인데, 나에게 한 가지 덧붙이라고 한다면 잘 놀고 잘 사는 것을 들겠다.

그 세 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로 행운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흔치 않다는 것이다. 남자도 여자도 마찬가지. 

그런 사람과 사랑한다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런 사람과 한 평생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화성에서 오고 금성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습관을 다 가진 사람과의 만남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말다툼이 시작되고... 지인에게 내가 이 글을 읽어주자 그 말도 맞지만 더 좋은 것이 가까운 곳에 있다며 그것을 금세 알려주었다.

두 손 가락으로 코를 움켜쥐고 1분 동안 숨을 참아보라고 해서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30초, 두 번째는 45초를 못 넘기고 손가락을 풀고 숨을 쉬고 말았다.

이 지상에 대기를 들이마시고 살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것, 더더구나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 얼마나 축복이며 행운인가?

그런데 그것을 가끔씩 망각하고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처럼 느껴져 의기소침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이 글을 쓰는 나도 나이가 제법 들어서야 터득한 것이 그런 습관들이다. 좋은 습관을 길들인다는 것, 좋은 사람을 만나고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고 아껴가며 살고자 하는 것이 지금의 나의 바람이다.

문득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상에 어둠이 내려서 그런가? 아니면 시대가 어두워서 그런가?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피는데.

/사진·글=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