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매수 혐의, 법정구속서 무죄로..."유권무죄" 비난

[전북지역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1년 2월 17일(수)

2021-02-17     박주현 기자
KBS전주총국 2월 16일 보도(화면 캡쳐)

2월 17일. 우수를 하루 앞두고 기상 상황이 심상치 않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전북지역에는 우수 다음날인 19일까지 최대 15㎝의 눈과 함께 매서운 한파와 강풍까지 예고됐다.

그래서 그런지 우울한 뉴스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유권무죄, 유전무죄'를 떠오르게 하는 굵직한 이슈들이 지면과 영상을 가득 메웠다. 무엇보다 가장 공평하고 정의로워야할 법원의 판단이 정치인들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거나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럽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지역 상공인들의 친목 단합체인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이 매번 일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 역시 이권과 돈이 매개변인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이 외에도 묵직한 이슈들이 많다. 이스타 항공 소액 주주들의 동반피해 우려, 복지시설 후원금 사용 부적절, 동료 의원 성추행 혐의 정읍시의원 1심 집행유예, 학교 폭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쌍둥이 배구 선수'보다 심한 곳이 더 많다는 방송사들의 뉴스들이 시선을 끈다. 

그 중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는 대표적 사례 2제를 톺아본다.

#안호영 국회의원 친형, 돈으로 매수 혐의 '법정구속'에서 '무죄'로 

JTV 2월 16일 보도(화면 캡쳐)

지난 20대 총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 즉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됐던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의 친형 안모 씨(60)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지법 제3-1형사부(최종원 부장판사)는 16일 안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돈을 건네받은 자는 경선 캠프에서 직책을 맡거나 보수를 받지 않았고 정치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볼 수 없다”면서 “안 씨 등이 건넨 돈이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KBS전주총국 2월 16일 보도(화면 캡쳐)

또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안 의원의 선거캠프 총괄본부장 류모 씨(53)에게는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씨 등이 지급한 돈은 안호영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해 사용될 자금이었을 뿐 상대당 후보 측을 매수하기 위해 쓰인 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데 이어 “당심에서 조사한 증인들도 1억 3,000만 원이 선거캠프를 위해 사용될 돈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1심에서 유죄로 판시했던 것과 달리 이날 항소심에서는 “돈을 건네받은 사람은 정치자금법이 규정한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볼 수 없어 받은 돈 역시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목이다. 

안 씨 등은 지난 2016년 4월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예비후보 이돈승 당시 완주군 통합체육회 수석부회장 측에 3차례에 걸쳐 1억 3,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그 후 지난해 8월 13일, 전주지법 형사3단독(김연하 부장판사)은 안 의원의 친형인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 법정 구속했다. 이에 가담한 안 의원의 선거캠프 총괄본부장 류모(53)씨 역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전주지법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매우 잘못된 범행"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다음과 같은 판결을 했다.

연합뉴스 2020년 8월 13일 기사(홈페이지 캡쳐)

안호영 의원 친형 안 씨 - 징역 1년 법정구속 

선거총괄본부장 류 씨 - 징역 1년 2개월 법정구속 

완주지역본부장 임 씨 -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안호영 의원 비서관 오 씨 - 벌금 200만 원 

이돈승 후보 관계자 유 씨 - 무죄

그러나 당시 친형과 측근들이 개입됐지만 정작 안호영 의원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방송사들은 “1심 판결로 안 의원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었다. 

특히 JTV는 지난해 8월 1심 판결과 관련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안호영 의원이 이번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비서관의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며 “녹취록에는 비서관 오 씨의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안호영 의원 대신 재판을 받고 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안 의원은 큰 문제없이 재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늦장 재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었다. 기소 후 1년이 넘어서야 1심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무려 1년 5개월 넘게 다섯 차례나 연기돼 논란을 일으킨 재판이라는 따가운 비판과 함께 법원이 현직 정치인에게 유독 관대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더니 결국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혀 ‘유권무죄’ 논란으로 다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끝났지만 ‘회비 대납’ 여전히 뜨거운 감자

전주MBC 2월 16일 보도(화면 캡쳐)

말 많고 탈 많았던 전주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에 윤방섭(69) 삼화건설사 대표(부회장)가 결국 당선됐다. 16일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치러진 회장 선거를 위한 투표장에는 90명의 선거의원 전원이 참석해 투표율 100%를 기록했다.

1차 투표 개표 결과 윤방섭 후보 40표, 김정태 후보 28표, 김홍식 후보 21표, 무효 1표가 나오자 ‘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등과 2등 후보 2명이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가 진행됐다. 

결선투표 개표 결과 윤방섭 후보와 김정태 후보가 똑같이 45표로 동점표가 나오자 정관의 ‘동표가 발생하면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규정에 의해 윤방섭 후보가 최종 당선되는 해프닝을 벌였다. 두 후보는 1952년생으로 동년배지만 윤 후보는 4월 5일 출생, 김 후보는 5월 4일 출생일이어서 한 달 차이로 희비가 갈린 것이다.

전북중앙신문 2월 17일 7면

이번 해프닝은 1935년 전주상공회의소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후보들 간에 막판까지 싸움이 치열했던 만큼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회장 선거는 끝났지만 지난해 선거 시작점부터 유례가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갈등과 파열음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연말 신규 회원 모집과정에서 과열 경쟁과 정관 개정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진행됐다는 점, 따라서 당시 신규 회원을 가장 많이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윤방섭 회장이 당선되면서 ‘25만 원의 회비만 납부하고 신규 가입한 회원들의 선거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특히 회비 대납 논란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지만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했다. 25만원의 회비만 납부하고 신규 가입한 급조된 회원들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전주상공회의소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일부 회원들이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결국 전주지방법원이 이에 효력정지가처분을 인용했지만 본안소송 등이 남아있어 향후 대의원 자격여부 논란을 두고 법적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경제지사’ 자리로 불리는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치열한 3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상공인들 간에 분열과 갈등이 이처럼 심화된 것은 전주상공회의소 설립 이래 처음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지 회원사 늘리기를 위한 회비 대납 논란은 두고두고 뜨거운 감자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다음은 2월 17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헤드라인 기사 제목.

전북일보

신도시 중심 기형적 폭등

전주상의 회장에 윤방섭 생일 한달 빨라 ‘당선 영광’

피말리는 개표

고창 봉덕리 고분군 ‘금동신발’ 보물된다

전북도민일보

새만금 그린산단·전주완주 수소도시 속도낸다

고창 출토 금동신발 보물 지정된다

모든 장관 명의 표창장·상장에 전주한지 사용

전주상의 차기회장 윤방섭 당선

전라일보

일선 시군 "전북도, 지역현안 예산 지원 늑장" 볼멘소리

고창 봉덕리 고분군 '금동신발' 보물지정 예고

전 북‘마한-백제 중심’ 재입증

새전북신문

전주상공회의소 제24대 윤방섭 회장 당선

200일 남았다, 민주당 권리당원 확보 비상

고대 신발, 국내 첫 문화재 등록

전북중앙신문

2월국회 전북현안 고삐당겨야

전주상의 회장에 윤방섭 선출

금융상품 가입고객에 꽃 선물

전민일보

새만금 기본계획, 7년 만에‘새 옷’…그린뉴딜 등 반영

전북교육청, 개학 연기 없이 3월 새학기 등교수업 확대

제24대 전주상의 회장에 윤방섭 당선

KBS전주총국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안호영 의원 친형, 항소심서 ‘무죄’

새 회장 뽑았지만…실추된 위상·명예 회복 어떻게?

전주MBC

이스타 항공 주식 어떻게 되나?

'동원 논란' 전주상의..진통 끝에 회장 선출

JTV

'후보 매수 혐의' 안호영 의원 형, 2심 무죄

복지시설 후원금 부적정 사용

전북CBS

학교 폭력 '쌍둥이 배구 선수'…"이보다 심한 곳 많아"

동료 의원 성추행 혐의 정읍시의원 1심서 집행유예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