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숭고한 기원

신정일의 '길 위에서'

2021-01-01     신정일 객원기자

“나는 아직 살아 있다. 나는 아직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아직 살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오늘날 모든 사람은 자기의 희망과 가장 소중한 생각을 감히 그 자신에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나 역시 내가 오늘날 자신에게 원하는 것, 올해 나의 머리에 스치는 첫 번 째 생각 즉, 어떤 사상이 나의 앞으로의 나의 생활에 토대가 되며 보증이 되며 달콤함이 될 것인가를 말하려고 한다.

나는 사물에 있어 필연적인 것을 아름답게 보는 법을 더욱더 배우고자 한다. 때문에 나는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될 것이다.

운명애(Amor fdti), 이것이 나의 사랑이 될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비난하는 자를, 비난하는 것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눈길을 돌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부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긍정하는 자가 되고자 한다.“

니체의 <즐거운 지식>에 실린 '새해에는'이라는 글이다.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 중 한사람이 되고 싶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한 기원이 어디에 있을까?

우연인가, 필연인가? 그것조차 분명하지 않은 우리들의 삶에서, 필연적인 것을 아름답게 보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다른 도리가 없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조차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가능한 일인지 아닌지를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는 아직 살아 있고,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은 악착같이 살아야 하고, 그리고 감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것만이 진실이고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지나간 한해, 도둑맞은 한해, 그러면서도 분열과 증오와 싸움으로 보낸 한해, 그러면서도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소신껏 살았던 한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다.

그 새해에는 보다 더 사물들과 사람들을 사랑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사진ㆍ글=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