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래에 관한 단상
백승종의 '역사칼럼'
코로나 19번의 장래·장례에 관한 단상
1. 출발점: 이것은 그야말로 단상, 짧은 제 생각입니다. 저의 얕은 소견을 나무라실 분도 많으실 것입니다마는 일일이 대응하지는 못할 지도 모릅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2. 역사적 경험: 저는 이 병이 좀 오래 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전 창궐한 스페인 독감도 두 해를 끌었어요(1918-1919). 예방주사 없었던 시절, 까마득한 중세 때 맹위를 떨친 흑사병도 처음 2-3년간 맹위를 떨치다가 수그러들었지요. 그러고는 10년쯤 지나자 여기 저기서 다시 고개를 들었지요.
3. 코로나 19번의 전망: 좋은 예방주사가 나온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접종에 걸리는 기간이 수개월입니다. 그렇다면 2021년 6월 이후에야 코로나가 좀 시들해질 모양입니다.
사실 예방주사가 없다고 해도 그때쯤이면 저절로 한 풀 꺾일 텐데요. 세상 민심이 크게 불안해하는 형편이라, 어느 정부든지 서둘러 예방주사약을 사오지 않고 버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병의 변이 또는 변종이 심해지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최악의 경우는 예방주사가 완전히 무력화 되는 일도 일어날 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지요.
4. 근본적 해결책: 인구를 줄여야 합니다. 현재의 세계 인구가 77억이고, 한국이 5천 1백만 수준이지요.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우리가 식육으로 기르는 가축의 분비물이며, 농작물 재배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 등, 각종 문제가 심각하겠지요.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 인구가 20-30억 수준으로 줄어들어야 모두가 숨을 좀 쉬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많은 분이 반론을 펼치겠지요. 눈앞에 닥친 노령화를 걱정하며 다들 '인구 절벽'을 이야기하는 상황이니까요.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지요. 인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가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어요. 지금처럼 지구가 과밀하고 가축도 지나치게 많은데, 여기에 각종 공해까지 더욱 심해진다면요. 여러 가지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겠지요.
우리 삶의 질서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용케 코로나 19번의 위기를 잘 넘긴다 해도, 5-10년 안에 그 보다 훨씬 강력한 또 다른 전염병이 올 것입니다. 사스, 메르스를 거쳐서 코로나 19번이 왔던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지상의 인구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온 세상의 약자란 약자는 모두 거꾸러지고 마는 거지요. 지난 역사는 이처럼 어두운 전망을 하게 만듭니다.
5. 생태적 전환: 당장에는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 한국사회도 이제는 '생태적 전환'을 본격적으로 실천해야 하겠어요. '유무상자'의 사회, 즉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반목하지 않고 서로 평화롭게 의지하는 세상.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제가 선 자리에서 방법을 찾아나설까 합니다. '승자독식'의 틀을 깨지 못하면 약자는 곧 소멸하고 말 거라는 우려가 깊습니다.
약자가 한꺼번에 무너지고 말면, 이른바 강자들도 오래 버틸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그물망입니다. 모두가 크고 작은 그물코 하나라는 사실을 우선 제 가슴에 새겨봅니다.
/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