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왜 늦어지나?

김상수의 '세평'

2020-11-27     김상수 작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온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43)씨가 탈진 증세로 48일간의 단식을 중단, 오늘 오전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을 먼저 구조한 뒤 마지막으로 탈출해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는 김성묵씨다. 만 4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는 현실에 괴로워 하던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 목숨을 걸고 문 대통령에게 직접 답을 구하겠다고 단식 시위에 들어갔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박근혜를 대통령 직에서 끌어내리면 진행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이제 467일 밖에 안 남기고 있는데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4년 전 박근혜 정부에 참사의 진상을 밝히라고 유족과 같이 광화문 천막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당시 문재인 정치인이 있었다. 그 문재인 정치인은 지금 대통령이 된지 3년이 넘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왜? 세월호 참사 진상과 책임자 처벌에 진전이 없을까? 누가 대통령을 가로 막고 있는가? 국회?

20대 국회는 민주당이 의석이 부족해 그랬다치자, 지난 4월 15일 선거가 끝나고 7개월이 지나고 있다. 집권 민주당은 특별법을 만들어 현재 세월호 참사를 조사 중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역할에는 한계가 있으니, 강제 수사 권한을 위원회에 부여해 본격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아니면, 검찰총장 윤석열이 세월호 수사를 기피하는 만큼 4.15 선거 끝나고 바로 윤석열을 탄핵시키고 검찰의 역할과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했다.

단식 21일째인 지난달 30일 청와대 행정관이 찾아와 김성묵씨와 얘기를 나눴다. 김 씨에 따르면, 그 행정관은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성묵씨에게 "대통령이 법적 권한 밖의 일을 어떻게 지시하느냐"고 말했단다.

단식 38일째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 단식 중인 김성묵씨를 찾아 왔단다. 지난 16일이다. 수석 비서는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사참위 활동 기간이 연장될 것이니 사참위를 믿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사참위에 대한 기대를 일찍이 접은 김 씨는 김 수석에게 그냥 돌아가라고 했다. 30여 분간의 첫 만남은 성과 없이 끝났다.

대통령은 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범정부 합동수사단이나 특별수사단을 지시하지 않고 국회에만 책임을 미룰까?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때나 이명박근혜 때도 대통령의 지시로 특별수사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기무사 쿠데타 음모를 밝히라는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성과가 없이 수사가 중지된 후유증인가?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이 검찰총장 윤석열에게 전혀 안 먹히는 현실이기 때문인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막강한 대통령제 권력 체제인 제도인데... 그럼? 국회라도 제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하지 않았나?

민주당 박주민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참사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하고 국회의원이 됐다. 그 약속은 어떻게 됐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너무 절실하고 꼭 이행되어야만 할 문재인 정부와 21대 국회 집권 민주당의 과제가 아닌가? 공소시효가 내년 4월이다.

/김상수(작가·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