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의 '테스형'보다 남진의 '둥지'가 울려 퍼지길...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0-11-26     이화구 객원기자

요즘 유튜브를 보면 세간에 제일 유행하는 노래가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해 부르짓는 ''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 ♪♬''라는 나훈아의 '테스형'이랍니다. 

청와대와 국회에 계시는 위정자 분들은 이런 세상물정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세상이 시끄럽고 먹고 살기 힘드니까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해 이런 노래를 외쳐대는 거 아니겠습니까?

트로트는 그 시대 우리 국민들의 슬픔과 한을 노래하는 대중가요로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약손과 같았습니다. 특히 요즘 같이 정치가 바르지 못하고 세상이 시끄러울 때 트로트는 정치인들을 대신하여 서민들의 아픔을 달래왔습니다.

무릇 정치하는 분이라면 청와대나 국회에 계신 분들이 국민들을 향해 ''♪♪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 내가 다 해 줄께 ~ 내 품에 둥지를 틀어봐 ~ ♪♬''란 남진의 둥지 같은 노래를 불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앞으로는 남진의 둥지가 정치권에서 국민들을 향해 불러주길 기원하며 한반도의 적폐청산은 우리 민족성 때문에 어느 한 정권이 완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역사를 통해 배운대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조선 상고사를 쓰기 위해 사료를 찾다가 너무 자료가 없으니 한탄하시며 우리나라는 역사청산 하나는 제대로 하는 나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어느 재야사학자 분은 백제와 고구려가 망할 때 신라군이 서고에 있는 서책들을 불태우는데 3개월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단재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보면 과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자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사그리 지워버렸고,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들어서자 신라의 역사를 모조리 지워버렸고,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자 고려의 역사를 모두 청산해버렸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조선의 역사를 모조리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 청산의 과정은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정권은 전 정권의 공적을 모두 지워버리려고 안간힘을 쏟습니다. 그러니 현 정권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현 정권도 적폐가 되어 다음 정권의 청산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 나라의 적폐 청산은 ''돌고 도는 물레방아 청산''이니 무슨 나라의 발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제발 정치권에 계시는 위정자 분들은 서로 싸우지 말고 협치를 통한 생생의 정치를 펼쳐 국민들 편하게 살게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역선해라는 책자를 보면 '네가 맞냐! 내가 맞냐! 싸우는 것은 마치 음과 양이 하나의 태극을 이루면서 한 몸의 양 면인 걸 모르고 싸우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검은 하늘과 누런 땅도 색은 분명히 다르지만 하나의 태극일 뿐인데 어느 것이 선이고 어느 것이 악이라고 서로 싸우냐는 겁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나와 다른 분들이 삽니다. 그리고 우리는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나도 인정을 받는 세상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그걸 모르고 인간을 창조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세상만사 크게 보면 전체적으로는 같으나 디테일하게 보면 사소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대동소이(大同小異)'란 한자성어도 생겨난 겁니다.

옛 성현의 말씀에 ''다름이 없는 같음은 있을 수 없고, 같음이란 것도 다름을 전제로 한다''고 말씀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깨달아야 번뇌에서 벗어나 악도 선으로 돌려 해탈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겁니다.

동양의 이런 말씀을 들은 서양의 학자는 영어로 번역하기를 'Opposition Means Misunderstandings''라고 했습니다. 모든 적대관계는 서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겁니다. 우리말의 역지사지나 같은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화구(금융인 37년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