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해수유통 주장에 '송하진' 그림자가"

[전북지역 주요 신문 톺아보기] 2020년 9월 23일(수)

2020-09-23     박주현 기자
이원택(좌 )·신영대(우) 국회의원의 가자회견 모습

“송하진 도지사에 길을 열어주는 기자회견 같다는 느낌이다. 이 의원(이원택 의원)과 송지사의 관계를 고려할 때 사전에 의견을 나눴을 것이고 오늘 기자회견에 대한 교감이 있었을 것이다.”

이원택(김제부안)·신영대(군산) 국회의원이 지난 21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담수호 수질 개선을 위해 해수유통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데 대해 환경단체와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기대보다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해수유통의 시간이 눈앞에 왔지만 기쁘지만은 않다”면서 “20년 넘게 이어온 찬반 논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만금 사업으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며 “기본계획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올 정쟁화가 될 우려가 크다”고 향후 전개될 또 다른 정쟁과 갈등을 걱정했다.

민주당 소속 두 국회의원 중 이원택 의원에 대한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송하진 도지사 측근 인물인 그가 해수유통에 전향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그는 “송 지사에게 길을 열어주는 회견 같다”고 기자회견 소감을 밝혔다.

이정현 사무처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료

그는 결론적으로 “전북도민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전북도민과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본계획의 큰틀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일각에선 “거대한 정쟁이 몰고 올 파고를 미리 대비케 해주려는 꼼수 정치”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지역의 한 방송인은 이와 관련해 “수조 원을 퍼붓고도 답이 없는 새만금의 현실을 인정하거나 제동을 건 정치인이 있던가?”라며 “지역 정치에는 새 길이 보이지 않고 남의 물꼬나 터주는 질기고도 지겨운 세습의 고리만 보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더욱이 (사)생명평화마중물과 도내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18일부터 3일간 ‘새만금을 다시 생명의 바다로’ 라는 주제로 새만금문화예술제를 개최한데 이어 새만금 해수유통 추진 공동행동이 최근 새만금 잼버리 부지 조성사업 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와 새만금위원회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무분별한 개발행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정치적 주장이라는 점, 이 때문에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때마침 전북수산인발전연합회 회원들도 22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전면 해수유통과 대규모 수산양식단지 조성, 수산발전 공익기금 조성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북지역 일부 일간지들의 보도 태도가 매우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설과 해설기사에서 해수유통 발언을 한 지역 국회의원과 전북도에 힘을 잔뜩 실어주는 쪽으로 의제를 설정한 신문들의 보도 태도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모습을 전하느라 힘을 쏟는 양태다.

새전북신문 9월 23일 3면

새전북신문은 23일 3면 ‘전북정치, 성역 없는 소신행보 눈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두 현역 국회의원을 칭찬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신영대, 이원택 의원의 적극적인 발언(새만금 해수유통 기자회견 발언)은 정치적 감각이 녹아든 정책적 이슈의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당장 정기국회 속 국정감사에서 전북 국회의원들이 추구해야할 좌표를 설정했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재선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내 활약상에도 이목이 집중된다”고 띄웠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전북도의 입장에 무게를 실어줌으로써 어리둥절하게 했다.

‘새만금 해수유통, 내부개발 끝나고 진지한 논의를’이란 제목의 사설은 “환경부가 곧 새만금수질대책 종합평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해수유통 불가피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전북도 주장대로 내부개발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질을 문제 삼아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건 성급해 보인다. 내부개발이 마무리되는 가까운 시기에 논의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민일보 9월 23일 사설

전북도민일보도 마찬가지다. 3면 '전북 정치권 ‘소신정치’ 방향타 되나'란 제목의 일반 기사에선 "신영대 의원과 이원택 의원이 쏘아올린 새만금 해수유통의 이슈화가 전북 정치 변화의 ‘나비 효과’가 될 전망"이라고 띄웠다.

하지만 사설에서는 전북도의 입장을 대변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전북도민일보는 ‘새만금호 해수유통 신중히 접근해야’란 사설에서 “새만금호 해수유통 문제는 전북 정치권에서 그동안 금기어로 인식되어왔다”며 “새만금 사업이 지난 2001년과 2003년 환경단체의 해수유통 등 환경 논란으로 두 차례나 방조제 공사가 중단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런 뒤 사설은 “전북도는 정부차원의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해수유통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새만금 환경논란이 재점화되면 새만금 개발사업이 또다시 중대 기로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중앙신문 9월 23일 3면

전라일보도 사설 ‘새만금 해수유통 논의 신중해야 한다’에서 “오는 11월에 나올 최종 연구보고서인 ‘수질대책 후속조치 마련 연구 용역’ 이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지금은 내부개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최적의 수질 관리 방안이 무엇인지만을 놓고 지역의 여력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개선대책 종합평가용역 최종 결과를 이르면 10월 중에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도지사 측근으로 분류된 국회의원의 ‘해수유통’ 주장을 놓고 이처럼 지역언론들이 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힘 있는 권력 또는 행정의 편에서 어르고 달래는 형태의 구태한 의제설정을 보는 듯하다. 새만금 해수유통의 정쟁화를 우려하는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의 의견과 주장에 귀 기울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

다음은 9월 23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및 관련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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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해수유통으로 수산업 복원을” -4면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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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호 해수유통 신중히 접근해야 -13면 사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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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새만금 해수유통 논의 시기상조”

1000만원 이상 배임·횡령 사학 임원 취소

새만금 해수유통 논의 신중해야 한다 -15면 사설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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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진] 폭풍속 자주빛 향연, 고창 핑크뮬리

독감백신 무료접종 일시중단

일제강점기 금산사 동영상 처음으로 공개

새만금 해수유통, 내부개발 끝나고 진지한 논의를 -10면 사설

전북중앙신문

"추석방역 어쩌나" 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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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