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가능성 70% 정도로 올라가...팩트시트 국회 비준은 전략적으로 안 맞아”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

2025-11-26     이영광 기자

지난 14일 한국과 미국에서 한미 관세와 안보 협상에 대한 팩트시트가 공개되었다. 10월 말 한미 정상회담 후 타결된 지 16일 만이다. 그동안 기업에서는 미국 관세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팩트시트 발표로 불안감이 해소됐다.

한미 관세와 안보 팪트시트에 대해 외교 전문가의 평가와 앞으로 한미 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9일 8일 서울 경복궁역 근처에서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터프한 협상 상대여야"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

- 14일 한미 관세와 무역 협상 결과물인 팩트시트가 공개됐는데 총평해 주세요.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 진행된 특이한 협상이었는데 한미 양국 정상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의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평가합니다.”

- 생각보다 늦게 나왔는데 왜일까요?

“우리 정부 발표에 따르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나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해 핵무기 비확산 옹호론자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분들이 문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견 제시하면서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고 평가했잖아요. 그거 어떻게 보세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터프한 협상 상대여야 합니다. 그런 터프한 협상가를 제압하고 자기가 돈을 뜯어냈다고 했을 때 더 극적인 효과가 있는 거죠. 상대방이 약한 협상가였으면 자기가 거둔 실적이 미미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터프한데도 이만큼 얻어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옛날에 미국 서부 카우보이들이 총싸움하던 시절, 총잡이들은 결투하기 전 상대방에 대한 조사를 합니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총 솜씨가 뛰어나면 결투는 회피하면서 상대방이 약골이라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기보다 총 솜씨가 부족하면, 상대방을 추켜 올립니다.. 그런 방법으로 자기의 몸값을 올리는 겁니다. 이게 트럼프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관 장관이 실제로 잘한 부분도 있겠지만, 전통적인 서부 시대 총잡이 전술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협상 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미국에서 언제 입장 바꿀지 모른다고 하던데.

“저도 100% 동감합니다. 트럼프가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 협상이 타결됐다고 하지만 또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는 자신이 부과한 관세를 지금 부분적으로 취소하고 있습니다. 국내 물가 때문에요. 앞으로 그런 것들이 어떻게 적용될지 지켜봐야 됩니다. 다만 그런 것들은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불안이나 두려움의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도전 과제 중의 하나일 뿐이고요. 오히려 트럼프 외교 스타일의 장단점이 명확하게 교차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본다면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어요. 외교 협상 차원에서 본다면 트럼프 스타일은 기회 요인이 더 많습니다.”

-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장단점은 뭔가요?

“단점을 먼저 말하면 그 이전에 합의된 약속 어기고 동맹의 정신 배신하고 동맹을 상대로 부당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죠. 우리는 취약한 조건입니다. 동맹이기 때문에 취약한 거예요. 동맹국이 아니면 그런 강탈에 해당하는 무리한 요구에 우리가 굴복할 이유 없어요. 상대 안 하면 되는 거잖아요. 중국이 그렇게 하잖아요. 브라질도 그렇게 하고 인도도 그렇게 합니다.

장점은 전통적인 미국 엘리트와 달리 미국이 전통적으로 반대하는 사안에서 정책 전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라늄 농축이라든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같은 건 미국의 엘리트들이 절대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사안이에요. 근데 트럼프 계산법에서는 그것이 가능합니다.”

- 팩트시트에서 관심 있게 본 부분은 뭘까요?

“내용적으로는 우라늄 농축이 가장 크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제일 처음에 나온 내용이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2024년 대선 승리 한국 민주주의의 강인함과 회복력 입증한 이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최근에 한미 관계 재설정 이 모든 것의 결정판이 바로 이 문구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현재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는 세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부정 선거론자, 일부 종교계 인사들, 일부 보수 진영 정치권 인사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비방, 중상, 모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로비해서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고, 실각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가지고 노력해 왔습니다. 실제로 그런 노력이 부분적으로 성공한 적도 있습니다. 지난 8월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팩트시트에 이런 내용이 들어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사람들의 로비를 간헐적으로 동의했다가 더 이상 동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증거입니다. 두 정상의 신뢰가 견고하기 때문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문제나 우라늄 농축 문제, 전시작전권 통제 전환 문제, 그리고 관세 협상 타결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미국에 단순히 돈 뺏겼다는 등식 성립하지 않아"

10월 29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습.(사진=대통령실 제공)

- 그러면 관세 협상은 어떻게 보세요? 물론 경제 평론가는 아니지만요.

“관세가 원래 한국하고 미국은 0%입니다. 국가 간에 맺은 협정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협상입니다. 매우 불법적이고 부당하고 잘못된 협상이었다는 점을 먼저 이해 해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25%라고 하는 관세 기준을 달아놓고 15%로 내려줄 테니까 투자하라고 하는 이런 식의 접근법은 강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상황 속에서 단지 뺏기는 돈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조업 부활이라고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이익 나면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투자를 해보자는 개념으로 바꾼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조선업이라고 하는 분야에도 우리가 지분을 갖고 일단 투자해서 거기서 만약에 미국 조선업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또 다른 상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미 공동의 제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뿐만 아닙니다. 반도체라든가 배터리라든가, 4차 산업혁명 관련 부분에 있어서 한국의 최고 기업들이 미국의 최고 기업들과 동맹 수준의 협력을 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놓은 것입니다. 특히 AI 같은 건 젠슨 황이 대놓고 한국과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이번 관세 협상 상황이 한국이 일방적으로 돈을 뺏기는 상황이 아니라 한국이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국가적인 투자 프로젝트 개념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기대하는 대로 될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단순하게 돈을 뺏겼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 핵 추진 잠수함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핵추진 잠수함은 장단점이 있죠. 또 우리나라 해군 입장에서 본다면 장점 부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이후 20여 년 동안 국가적으로 추진해 오던 숙원 사업입니다. 이번에 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하면서 숙원 사업을 이뤘고요.

해군이 그걸 원했던 것은 우리나라의 지형과 관련이 있어요. 우리나라 동해가 굉장히 깊어서 태평양 못지않은 심해예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 주변 국가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잠수함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어요. 우리 앞바다인데 외국 대형 잠수함들이 그렇게 지나가니까 우리 해군들이 동향을 파악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 차원에서 핵 잠수함이 있으면 좋겠죠.”

- 그러나 진보 진영에서는 우리나라 상황과 안 맞아서 필요 없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부정적인 요소가 있어요. 대한민국 규모를 고려할 때 핵 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냐는 논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비용입니다. 핵잠수함 세 척 살 돈으로 구축함이나 디젤 잠수함이라면 10척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합리적인 토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하는 해군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 관심이었던 것 중 하나가 핵잠수함을 어디서 건조하냐인데 위성락 실장은 한국에서 건조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팩트시트엔 안 나오던데.

“이거는 협상에 의해서 달라지는 부분이 아니고 이미 기정사실로 정해진 겁니다. 미국에서는 핵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이 없어요. 한국에서만 건조할 수 있어요.”

"전시작전권 전환, 지금 상황에서 양국 대통령 결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

- 이번 팩트시트에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던데.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성과 중의 하나입니다. 전시작전권 전환의 경우 지금 상황에서는 양국 대통령 결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런데 두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서 합의를 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전망이 훨씬 더 강해졌다고 보고요. 특히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될 가능성이 제가 볼 때 60%에서 70% 정도로 올라갔다고 평가합니다.”

- 전작권 가져왔을 때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상관없나요?

“상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외형적으로 반발하겠지만 북한도 전작권 전환이 갖는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달라지는 상황에 적응해야 됩니다. 북한이 한국을 비난하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한국에 군사 주권이 없다는 겁니다. 군사 주권이 없기 때문에 한국하고 얘기해도 나중에 미국이 틀어버리면 한국은 꼼짝 못 하고 끌려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주권을 가지라고 북한이 얘기한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뭐라고 하겠어요?”

- 팩트시트에 대해 국회 비준을 두고 여야 입장이 갈려요. 미국은 의회 비준 안 받는 것 같던데 국회 미준 필요할까요?

“팩트 시트는 설명 자료고, 관세와 투자 관련 양해 각서가 있으니까, 그것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 논란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관세와 투자 관련 한미 협상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실무적인 부분에서 모호한 것이 있기 때문에 법적, 행정적 절차를 놓고 분야별로 완결된 합의문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가 비준 동의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 협상 대표들에게 어려움만 안겨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미국에서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미국 상황도 살펴야 합니다. 미국 의회는 비준 동의를 할 생각이 없어요. 미국에서는 관세 관련한 이런 모든 부분이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는 의견이 많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어떻게 날지도 몰라요. 지금 불확실성이 있는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심지어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지금의 관세 문제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요. 왜냐하면 불법적인 요소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 국회만 일방적으로 비준 동의를 거론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전략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 G7급 국가 되고, 10년 뒤에는 글로벌 5강 될 수 있다고 확신"

- 그러나 나중에 미국이 바꾸려고 할 때 우리는 국회 비준 받아서 못 바꾼다고 할 수 있지 않나요?

“이번에 관세 무역 관련 협상 자체가 불법입니다. 한미 간에는 명백히 자유무역협정이 있어요. 한미 양국은 관세가 없습니다. 0%입니다. 일본은 아닙니다. 일본이 자동차 팔면 3%인가 4% 관세를 냅니다. 우리는 미국과 무관세 협정을 맺으면서 다른 부분에서 양보했어요. 그런데도 그거를 무시하고 지금 이렇게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국회 비준 동의를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 그러면 앞으로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때 두 가지 기준이 있죠. 객관적인 상황을 살펴서 전망 하는 방법이 있고 나의 의지가 뭔가를 따져서 내가 어떻게 만들겠다고 전망하는 방법이 있어요. 저는 언제나 후자를 택해요. 사람에게 있어서 미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주어지는 게 아니에요. 특히 자기와 관련된 어떤 미래의 상황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예요.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형 동맹으로 발전시키겠고 이번에 관세 투자 협상이나 안보 현대화 협상에서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더 발전시켜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고 하면 우리 미래는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게 우리의 미래예요.

우리의 의지를 빼고 단지 미국이나 다른 나라 정세만 토론하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죠. 우리가 상대하는 나라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입니다. 외교는 70% 이상 주변국하고 하는 거예요. 우리의 주변국은 세계적인 강대국입니다. 어떻게 하겠어요? 생각해 보면 나라가 너무 작아서 암울하죠. 그러나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한미 동맹을 통해 안전 보장에 대한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동시에 중국하고도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머리가 좋으니까, 투자 통상 잘해서 나라 규모를 계속 키워가면 대한민국이 주변국 못지않은 강대국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도 어느 정도 초기 단계 강대국 반열에 올라가 있어요. 핵무기가 없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턱없이 작기 때문에 강대국이라는 말이 창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상 결과를 잘 활용하고 우리가 국가 발전을 계속하면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은 G7급 국가가 되고, 그다음 10년 뒤에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5강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