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정의의 정신을 잇다"...‘한승헌 도서관’ 개관

2025-11-11     박경민 기자
 ‘한승헌 도서관’이 11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개관했다.(사진=전북대 제공)

대한민국 법조계와 민주화운동의 거목인 고 한승헌 변호사의 뜻을 기리고 고인이 남긴 민주주의·정의·인권의 정신을 미래 세대와 지역사회가 함께 계승하기 위한 ‘한승헌 도서관’이 11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개관했다.

전북대는 이날 오전 10시 고인 유가족과 산민한승헌선생기념회, 산민포럼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승헌 도서관'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승헌 도서관'은 시대정신을 배우고, 토론하며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열린 인문공간으로 조성됐다. 

이날 개관 기념강연에서는 김선수 전 대법관이 ‘한승헌 변호사와 함께한 사법개혁’을, 유시춘 EBS 이사장이 ‘한승헌 변호사와 함께한 인권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두 연사는 사법제도 개혁과 국제앰네스티 활동을 통해 보여준 한 변호사의 원칙과 실천, 그리고 그가 남긴 인권 변호의 길을 되짚었다.

이어진 개관식에서는 내빈 소개와 경과 보고, 양오봉 총장의 기념사, 축사, 테이프 커팅식 등이 진행됐다. 이번 도서관 개관은 고 한승헌 변호사의 유가족이 전북대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하면서 추진됐다. 여기에 국립대학육성사업 등의 예산을 더해 총 6억 2,000만원 규모로 조성됐다.

‘한승헌 도서관’은 고 한 변호사가 남긴 기록과 정신을 모교에 아로새긴 공간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상징적 장소로 기획됐다. 연면적 378㎡(약 114평) 규모로 100~150명이 함께 학습과 토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열린 복합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유가족은 “한승헌 도서관이 미래 세대에게 정의로운 지성과 따뜻한 양심을 키우는 공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며 “고인의 정신이 젊은 세대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 한승헌 변호사(1933~2022)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전북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통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사건 등 수많은 시국사건을 맡아 약자와 정의를 위한 변론에 평생을 바쳤다. 감사원장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서민과 약자의 변호사’로 불렸으며, 지난해에는 그 뜻을 기리고자 ‘산민포럼’이 발족되기도 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