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 특권 의식 버려야...'사회의 법' 따르는 건 당연”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방인성 목사
지난 8일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을 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되자 여의도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었던 손현보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서는 종교 탄압이라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잘 알려졌듯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는 개신교인이다. 때문에 종교탄압은 성립할 수 없다. 손 목사 구속에 대해 의견 들어보고자 지난 18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으로 '함께여는교회' 은퇴 목사인 방인성 목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방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성직자의 특권 의식, 상당히 문제”
- 손현보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보수 측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손현보 목사나 한국교회 목사들이 불법을 저지르고서도 법 앞에서의 평등하다는 생각을 종교인들 특별히 성직자들이 안 갖는 것 같거든요. 성직자의 특권 의식이 상당히 문제인 것 같아요.”
- 왜 그게 있을까요? 목사도 잘못하면 법의 처벌 받는 게 맞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러나 성직자는 특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오랜 종교인들이 가지고 있어요. 마치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가서 체류하는 동안 그 나라의 규칙을 따르지 않지는 않아도 된다는 치외법권 의식이 성직자 안에 있는 것 같아요. 법 앞에는 평등하고 또 교회나 성직자도 사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사회의 법을 따르는 건 당연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더 높은 도덕성 가져야지만 종교인이죠. 때문에 손현보 목사의 구속된 걸 보면서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잘못된 특권의식의 표출이죠. 이번 기회에 교회도 법 앞에는 평등하고 특권 의식은 버려야겠다고 생각해야죠.”
- 그게 개신교만 있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종교도 그런 게 있을까요?
“개신교가 너무 정치권과 권력에 야합 되는 모습이 부각 되지만 이웃 종교들에도 종교 단체나 종교인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특별하다는 건 높은 도덕성을 가질 때 그런 사명감과 소명감 가질 수는 있어도 내가 특별하고 다른 사람보다 내가 특권이 있고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데 마치 종교는 그런 것을 심어줄 수 있는 거죠. 왜냐하면 굉장히 도덕과 윤리와 높은 수준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신앙인들의 목표니까 이웃 종교인이나 그런 성직자들을 보면 마치 일반인들과는 다른 특권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근데 그건 조심해야 되는 것 같아요.”
- 하지만 개신교는 만인 제사장 설에 의거하지 않나요? 그럼, 목사도 특별할 게게 없는 거잖아요
“만인 제사장도 목사와 성도 간에 평등하다는 얘기인데 아직도 우리 한국 교회는 목사와 성도가 평등하다는 가르침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교회 안에서나 들여다보면 성직자가 특별 대우 받고 특별하게 문화가 형성이 돼 있어요. 개신교인들도 우리 사회의 한 이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이고 똑같아야 되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은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보다 특별하다거나 우월하다는 의식을 갖는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만인 제사장이라는 얘기는 교회 안에뿐만 아니고 교회 밖에서도 내가 어떤 직업을 갖든 하나님 앞에서 성직 행하는 것처럼 성실하게 정직하게 법 지켜가면서 열심으로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죠. 근데 개신교인들은 다른 일반 사람들과 내가 특별하다 또는 우월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어요. 그건 아마도 교회의 가르침이 잘못됐고 또 그 가르침대로 실천하는 삶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연결 안 돼요. 그래서 만인 제사장이라고 하는 성경의 가르침이 있는데 목사와 교인들 간에도 잘 이게 실천이 되지 않고 또 일반 교인들과 세상에 다른 일반 사람들 교인들과 일반 사람 간에도 이게 실천이 되지 않는 한계가 교회 앞에 있죠.”
"교회 예배 시간 이용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판...아주 잘못된 행위"
- 문제가 된 발언은 올 3월 정승윤 부산교육감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예배를 하며 "우파 후보를 찍어 하나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발언하고, 대선 기간 교회에서 "김문수를 당선시키고 이재명을 낙선시키자"고 했던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목사도 정치에 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지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선거법이라는 게 있잖아요. 선거법에 의하면 선거가 이루어지기 전에 사전 선거 운동에 대해서 엄격히 금하고 있어요. 그런 것을 손현보 목사가 위반했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교회나 목사는 예언자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 예언자적인 역할도 사회법 준수해 가면서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되는데 이번 손현보 목사는 부산의 교육감 보궐 선거에서 사전 선거법에 대한 위반 했고 뿐만 아니라 비판의 수위가 너무 지나쳤어요.
또 하나 손현보 목사의 아주 잘못된 행위는 교회 예배 시간 이용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판했다는 거예요. 예배 시간 선거 운동은 선거 전은 물론 선거 기간에도 엄격히 금지된 게 교회법이기도 하고 또 사회의 선거법이에요. 이건 권력에 아부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교회가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아주 탐욕적인 생각이 들어 있는 거예요. 만약에 자기네들이 지지한 후보자가 권한 갖게 되면 그 사람과 함께 목소리를 더 내려고 하거나 그걸 통해서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정교 야합의 모습이죠.”
- 구속 요건이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죠. 손 목사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건데.
“제가 볼 때 종교 단체는 증거 인멸 하기 쉬운 단체라고 봐요. 교인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에게 입막음 쉽게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손현보 목사가 그동안 불법적인 일 벌여왔던 걸 교회 안에서는 쉽게 말도 바꾸고 쉽게 침묵시키고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증거 인멸은 굉장히 농후하다고 보고요.
그리고 목사가 대단한 공직자 또는 알려진 사람이라서 도주 우려 없나요? 오히려 저는 손현보 목사는 도주 우려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은 교회에서 교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언제든지 떠났다 다시 올 수도 있어요.”
- 목사님이 종교 단체는 증거 인멸을 하기 쉬운 그런 단체라고 하셨는데 해당 발언은 예배 시간에 한 거라서 영상이 있는 거 아닌가요?
“있었던 증거는 있겠지만 사실 수사를 하다 보면 손현보 목사가 설교 시간에 한 발언보다 더 심각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행태가 더 많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 건 예배 시간뿐만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교인들과의 관계 또 주변의 사람들과의 선거 운동을 통해서 지지하고 비판하고 했었던 이러한 증거들은 굉장히 많을 건데 것을 싹 지워버릴 수가 있죠. 저는 판사가 그런 판단 하는 건 잘했고. 마땅하다고 봅니다.”
"종교 야합 행태, 부산 세계로교회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손 목사가 담임하는 부산 세계로교회 방문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이게 사실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도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는 건 상관이 없는데, 보니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 시간에 교인들 앞에 나서서 발언했더라고요. 근데 그 발언 자체가 너무 심각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이게 종교 탄압이라고 하고 그것을 국민의힘 대표의 자격으로 이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고 이것을 위해서 싸우겠다면서 신앙의 결단 곁들여서 성경에 있는 이야기도 왜곡시키는 쪽으로 교인들을 몰고 가는 발언을 했어요. 저는 이게 이것이야말로 종교 야합의 행태를 부산 세계로교회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태죠. 이것은 교단이 치리를 해야 됩니다. 이렇게 해서는 교회의 역할할 수가 없습니다.”
- 정치인이 예배 참석했을 때 잠시 소개하고 일어나서 인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이크는 안 주지 않나요?
“이번 장동혁 대표의 마이크를 들고 한 것은 목사가 설교한 것과 같은 거예요. 신앙의 결단과 성경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했어요. 그래서 그 교인을 잘못된 일방적인 시각으로 몰고 갔고요. 교인의 자율적 선택권을 빼앗고요. 그리고 물론 손현보 목사도 아마 그랬을 것 같은데 늘 교인들에게 스스로 정치적 판단하고 또 선거에 임할 때 스스로 후보자를 정해서 개인의 양심에 따라서 선거할 수 있도록 해주기보다 일방적으로 교인들 몰고 갈 수 있는 교회이긴 하지만 한 당의 대표가 이런 식으로 마이크 들고 설교 못지않은 설교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건 종교 탄압이라고 하고 우리가 싸워야 되겠다고 하고 교인들은 장동혁 대표의 발언 듣고 ‘아멘’이라고 했어요. 이건 교인을 환각 상태로 잘못된 확신 심어주는 걸 장동혁 대표가 교회에서 교인들 상대로 했다는 겁니다. 이것은 교단이 그 교회를 징계해야 되고요. 다시는 여야를 막론하고 어떤 정치인들도 이런 식으로 예배 시간에 해서는 안 되죠. 교단뿐만 아니고 모든 한국 교회가 이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야 됩니다.”
- 예배 시간이라는 게 문제일까요?
“예배 시간뿐만이 아니고요. 일반적으로 교인들을 모아놓고 정치적 선동 하는 건 교회에서 할 일은 아니죠. 교회에 모이는 것은 그 교인들을 상대로 해서 불러들인 거 아닙니까? 그건 조심해야 되고요. 물론 광장에서라든가 다른 방법으로는 할 수 있어도 예배 시간에 이렇게 하는 것 또 교회에서 불러놓고 특정 그런 정당이 그런 하는 것은 조심해야죠. 물론 선거 기간이나 예민한 기간이 아닐 경우 정치적 세미나도 할 수 있고 또 우리 사회의 현안을 갖고 정치인들 부를 수도 있고 법조인들 부를 수도 있고 전문가들 불러서 우리가 세미나도 듣고 또 간증도 들을 수 있는데 이번 장동혁 대표를 불러서 하는 게 자신의 그 목사가 지금 구속되어 있는 것을 정치적 힘을 빌려서 목소리를 내는 행태거든요. 그리고 지금 국힘은 모든 과정을 정치 탄압으로 몰고 가고 있잖아요. 이런 것은 교회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국가조찬기도회, 군사독재 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잘못된 권력 옹호하고 칭송하고 합리화해 주는 데 앞장...폐지돼야"
-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압수수색 때도 종교 탄압을 보수 측에서 주장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했는데.
“저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극동방송 이사장이신 김상환 목사의 압수수색한 건 한국교회가 얼마나 추락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봐요. 이 압수수색의 이유는 채 상병 사건이죠. 군인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하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그 사건이잖아요. 그러면 안타까운 죽음을 오히려 성직자가 더 보호해야 되고 더 가열차게 사회 앞에서 분명히 밝혀서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야 된다고 하는 목소리를 내야 되는 거예요. 근데 목사가 오히려 그 책임자를 두둔하고 보호하려고 하는 건 문제 있지 않았을까라고 특검이 보고 심각하다고 해서 압수수색이 들어간 거예요. 그만큼 교회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보다 권력자 보호하는 거 아닌가란 의심이 가게 된 거예요.
특검으로서는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죠. 거기에 목사들이 연루됐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 한국 교회가 정신 차려야 되는 문제예요. 이것을 종교 탄압이라고 보수 측에서 한국 교회에서 얘기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죠. 사실 교회와 이런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예전에 없었어요. 이거는 한국 교회가 이만큼 추락했고, 이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죠. 이런 게 미국의 대통령에게까지 흘러 들어가서 이게 한국 교회가 탄압받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건 너무 창피한 일이고 국가 망신이에요. 여기에 목사들이 연루됐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다가 한국교회가 미국의 힘까지 빌려서 교회 지키려고 하는 나라의 망신 시키는 일까지 하고 있는지 저는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 최근 문제 되는 게 국가조찬기도회잖아요. 국가조찬기도회 임원진과 김건희 여사의 커넥션이 드러나며 기독교계 내에서는 국가조찬기도회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요,
“국가조찬기도회는 역사적으로 심각했습니다. 군사독재 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잘못된 권력을 옹호하고 칭송하고 합리화해 주는 데 앞장섰던 것이 국가조찬기도의 역할이에요. 저는 한국교회에서 국가조찬기도회를 더 이상 하면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되고 더 나아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이 조찬 기도회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원래 조찬기도회라는 것은 함께 예배드리는 정치인들에게 예언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거든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구약에 나왔던 아모스 선지자나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목소리 내기 위해서인데 퇴색됐고 변질됐고 부패했어요. 더 이상 이것을 존속할 이유가 없고요. 저는 폐지돼야 된다고 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