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지수·언론자유지수 '세계 1위' 노르웨이...천혜의 자연환경도 잘 보존, 시민들 자긍심 '대단'
[북유럽 여행기④]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높은 노르웨이
[전편 여행 기사들]
③'노벨 평화상' 수여 오슬로 시청사 거쳐 노르웨이의 보석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도착...만년 빙하에서 흐르는 폭포들, 수려한 경관 '선사'
②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들, 비서 1명이 2명 의원실에 근무하는 국회...'민주주의지수' 높은 이유, 여기에 있었네
①안데르센 사후 160년...'관광 상품화' 높은 수입 여전, 동화 속 그대로인 덴마크 '코펜하겐' 어딜 가나 상상력 발동 '원동력'
거대한 폭포들, 깊은 계곡,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송네 피요르드'...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품'
여행 사흘 째를 맞는 이른 아침. 우리 일행은 차에 몸을 싣고 송달(Songdal)을 거쳐 송네 피요르드(Songne fjord)를 향했다. 오늘은 산악열차를 타고 피요르드의 주변을 가까이 체험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롬(Flam)에서 열차를 타야만 한다. 플롬은 송네 피요르드를 가는 관문이다. 이 곳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길이 204m, 수심 1,408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지류를 따라 펼쳐지는 폭포들과 깊은 계곡,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이 만들어 내는 예술품과 같은 피요르드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플롬에 도착하자마자 산악열차를 타고 오가는 관광객들은 연신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우리 일행도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높은 피요르드를 가까이서 관람했다. 높은 산에 쌓인 만년 빙하에서 흘러내린 폭포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는 곳마다 자연 환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며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느낌을 주었다. 관광지라고 하지만 주변에 어떤 상가나 건물이 보이지 않고 주변에 쓰레기 하나 눈의 띄지 않은 점이 우리나라와 달랐다.
훌륭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오랜 기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는 점이 너무 부러웠다. 마치 천국과 같은 피요르드를 체험 후 다시 오슬로를 향했다. 첫날 비가 와서 다 관람하지 못한 시청사 주변 왕궁과 국립미술관 등을 탐구하기 위해서였다.
오슬로의 시내 풍경은 고요하고 깨끗했다. 항구 도시 오슬로는 무역·금융·산업·상업의 중심지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크고 가장 분주한 곳으로 주요 산업은 소비재 생산, 조선, 전자공업, 그래픽 산업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지수·언론자유지수 '세계 1위' 국가...수도 '오슬로' 시민들 자긍심 '넘쳐'
노르웨이는 2024년 민주주의지수 1위, 언론자유지수 1위, 행복지수 8위를 기록한 나라로 민주주의와 복지, 언론 등에서 모범을 실천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특히 수도 오슬로에서는 매년 노벨 평화상이 주어지는 행사가 열리며 각국의 주요 분쟁 시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이 매우 대단했다.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는 오슬로 시청사 인근에 위치한 노르웨이 최대의 오슬로 국립미술관을 찾은 우리 일행은 노르웨이 출신 화가의 뭉크(Edvard Munch) 작품을 눈여겨 감상할 수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국민화가'로 불리는 그는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로 잘 알려졌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그는 주로 심볼리즘과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예술적 기법을 개발, 독특하고 특별한 작품으로 국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예술적 영향은 현대 미술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노르웨이 뿐만 아니라 국제 미술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사춘기>와 <절규> 등 그의 60여점 작품들이 전시된 미술관에서 노르웨이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 외에 파카소, 르누아르, 세잔, 마네, 모딜리아니, 드가 등의 작품들도 이 곳에 전시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찾은 곳은 '비켈란 조각공원'이었다. 이 곳은 세계적인 조각가 구스타브 비켈란(Gustav Vigeland)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으로 뭉크와 더불어 노르웨이에서 높이 추앙 받는 양대 예술가로 손꼽힌다고 한다.
그의 작품 193점이 조각공원의 32만 3,700m²에 조성돼 노르웨이 국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과 관광객들이 연중 관람을 위해 찾는 유명한 공원이다. 실제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노르웨이 거대 예술가들 '뭉크', '비켈란' 작품들...많은 관광객 발길 사로잡는 이유
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환호와 탄성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입구에서부터 중앙까지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주제로 한 조각품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중에는 동양적인 윤회사상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또한 어린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조각한 작품과 중앙 분수대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한 작품들이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한동한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공원의 끝 부분에 자리한 높이 17m의 '모노리텐'이라 불리는 조각품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한 사람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고 웅장했다.
조각공원에서 비켈란의 작품들로부터 얻은 많은 영감과 감동들을 머리와 가슴에 안고 우리 일행은 다시 오슬로 왕궁과 카를 요한스 거리, 오슬로 국립극장을 관람했다. 왕궁은 정원이 넓고 깨끗하게 잘 가꾸어져 많은 시민들이 산책로로도 이용하고 있었다.
1825년부터 1848년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이 왕궁 정면에는 스웨덴 왕으로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카를 요한'의 청동 기마상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다른 나라 왕, 더구나 자신들을 지배했던 나라 왕인데도 오랫동안 기억하며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지배만 했던 게 아니라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현지인들은 말한다.
더구나 약 1.3km에 달하는 '카를 요한스 거리'는 오슬로 중심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최대의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다. 거리의 중앙에는 국회의사당과 관공서들이 둘러싸여 있고 오슬로 국립극장도 위치해 있어서 이 나라에 온 이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장면을 모처럼 볼 수 있었다.
국립극장은 1899년에 완공된 건물로 노르웨이 최대 규모의 극장이라고 한다. 극장 앞에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극작가 입센(Henrik Johan Ibsen)과 비에른손(Bjørnstjerne Martinius Bjørnson)의 동상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도 오슬로에서 노르웨이 여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스웨덴을 향했다. 기대를 잔뜩 안고 다시 차에 몸을 실은 채 긴 시간을 달렸다. 다음 여정은 또 어떤 감동을 안겨줄지 자못 궁금해진다.(계속)
/김미선 기자